관리자의 자세, 나는 잘 모른다

by 이창수

블로그 이웃인 '스마일한문샘'께서 현재 내가 놓인 상태에 가장 어울리는 사자성어를 알려주셨다. '임중도원'


『논어』 태백 편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맡겨진 일은 무거운 데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중요하고 어려운 사명을 맡았을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딱 내 상황이다.


좋은교사 2024년 12월 호 낭만티처(필명)의 '잘 모르겠다'라는 알아차림이라는 글이 마음속에 쑥 다가온다. 내 상황에 맞게 해석해 본다.


섬처럼 분리되어 근무할 수 있는 자리가 학교 관리자의 위치다. 교직원들의 말을 너무 쉽게 이해하고 넘어가기 쉬운 위치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근무한 경력과 비슷한 경험을 자주 했기에 교직원들이 들려주는 얘기를 끝까지 듣지 않아도 대충 무슨 말인지 파악할 수 있다는 성급함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과 말 이면에는 숨겨진 동기와 감정, 생각과 행동 프로세스가 있다. 그렇기에 학교 관리자는 '잘 모른다는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른다는 자세'로 경청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할 때 질문이 빛을 발할 것이다. 함께 근무하는 교직원들은 엄연히 나와 다른 존재다.


교실 안의 많은 갈등이 교사들이 전문성으로 도움을 줄 수 없는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개선되지 않거나 악화되는 원인을 교사들의 탓으로 쉽게 돌린다. 학부모들의 많은 민원이 여기서 발생한다.


선생님들은 교사답게 사느라 누구에게도 마음 편히 자신의 힘듦에 대해 얘기할 사람이 없다. 학교 관리자가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온전히 듣는 태도를 보인다면 어떨까? 내 기준을 버리고 잘 모르고 있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말이다. 듣기보다 말하는 것에 이미 익숙해진 뇌 구조를 과감히 바꿀 필요가 있다.


감정은 싸울 대상이 아니라 내가 잘 몰랐던 타인의 상태를 알려주는 동행자다. 학교 관리자가 교직원을 존중한 만큼 교직원들도 학교 관리자를 존중한다. 싸움의 대상이 아니다.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호칭을 부르는 것에서 시작해야 될 것 같다. 교장 입네 하며 거드름을 피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친숙하게 지내려 나름 다양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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