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만족하시나요?

교감 만족도

by 이창수

'이번에 합격만 하면 뭐든지 다 하겠다'

'제대만 하면 사회에 나가 못할 일 없겠다'

'교감만 되면 불평 불만하지 않고 선생님들 도우며 섬기는 자세로 지내겠다'



바라던 바를 이루기 전에는 대부분 되기만을 바라며 간절하게 소원을 빈다. 어려운 관문만 통과하게 되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든 뭐든 다 할 것 같은 마음이다. 이런 마음을 우리는 '초심'이라고 말한다. 처음에 먹는 마음만 평생 간직하며 산다면 누구에게도 욕은 먹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게 일이 년 지나고 삼 년째 되니까 초심은 온데간데없이 슬슬 편안함만 바란다. 남 얘기 하는 게 아니다. 나만 보더라도 어김없는 사실이다. 3년째가 고비다.



"학교 현장에서 가장 고생하시는 분이 교감 선생님인 것 같아요"

"교감 선생님에게 민원수당을 주어야 할 것 같아요"



교육지원청 행정과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얘기다.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새로운 것이 없나 주변을 기웃거리게 되고 현재 위치에 만족하기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헛된 망상을 품게 된다.

'다른 채움, 새로운 자극, 또 다른 측면에서의 충족'이 채워지지 않으면 불평하게 된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그저 당연한 것이 되어' 감사한 마음 대신 교만함으로 변질된다. 그 힘들었던 시기를 지날 때에는 작은 것에도 만족할 수 있었는데 등 따시고 배 부른 시기가 다가오자 올챙이 시절 모르고 고개만 치켜들고 위만 쳐다보는 볼썽 싸나운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내가 변질되고 있는 것을 아는데 나만 모른 체 생활하고 있다. 처음 먹었던 마음을 다시 상기할 때다.



"내가 그토록 꿈꾸던 직장에 들어섰을 때도 최초의 감격은 무뎌지고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그저 당연한 것이 되어 다른 채움, 새로운 자극, 또 다른 측면에서의 충족을 바라게 된다" (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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