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고 동화 같은 나비효과

교장일기

by 이창수

나비 효과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처럼 미세한 변화, 작은 차이, 사소한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나 파장으로 이어지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신기하고 동화 같은 신동 초등학교의 나비 효과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제 그러니까 3월 19일 목요일 오후 2시 삼척 독립서점 연 책방에서 전학 설명회 겸 중국 하얼빈 역사탐방 설명회를 열었다. 연 책방 김보연 대표께서도 글에서 언급해 주셨듯이 단위 학교에서 불특정 다수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 홍보 설명회를 갖는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고 특히나 학교가 아닌 지역의 작은 책방을 활용한다는 발상 자체가 유연한 태도의 몸짓임에 분명하다.


그렇다. 나는 3월 신동 초등학교의 학교장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우리 학교의 현실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근 한 달가량 고민하고 방법을 모색했다. 혼자만의 생각에서 함께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많은 지인들의 연결로 이어졌다. 이것 자체가 나비 효과가 아닌가.


우리는(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 신동 초등학교 교직원 모두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오늘을 기대하며 3월 초부터 홍보를 하고 매일매일 구글폼 신청서 현황을 들여다보며 신청자가 생길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일단 한 번 설명회에 와 보겠다는 의견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치 전학생이 올 것 같다는 희망찬 꿈을 말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맞다. 생각의 변화는 언어로 나타나고 말로 표현되고 행동으로 이어진다. 우리 교직원 10명 모두 한마음으로 간절하게 전학생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가 시켜서 심어진 것이 아니다. 눈빛, 호흡, 마음의 소리들을 서로 공감하며 힘을 합쳐 나간 것이다.


오늘 모두 4 가정이 설명회에 오셨다. 작은 학교 살리기에 관심이 있어하시는 삼척시 귀농귀촌종합지원센터 팀장도 오셨고 신기하게도 설명회가 있는 바로 전날 삼척 시내 큰 학교에서 나 홀로 1인 학교 홍보를 하며 홍보지를 나눠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 홍보지를 받아 보고 찾아오신 학부모님도 있었다. 정말 신기하고 동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궁금한 점에 대해 바로 답변해 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대부분 학교 폐교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 학생 수에 비례하여 교육적 활동이 빈약한 것은 아니냐, 앞으로 학생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느냐라는 걱정 어린 질문부터 시작하여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좋은 점 등도 이야기해 주셨다. 그렇다. 숨김없이 다 오픈했다. 학생이 전학 온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완벽하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학급 증설도 불투명하고 가르칠 선생님을 채용할 수 있을지 전학 온 학생들이 작은 규모의 생활 스타일에 과연 적용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하게 가능성과 발전 방향에 대한 학교장의 소신과 철학을 여과 없이 말씀드렸다.


설명회에 참석하신 학부모님들이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모른다. 다만 우리는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했다는 점이다. 열심히 설명해 드렸고 의지를 분명히 표현했다. 학교장인 내가 직접 말이다.


참고로 이 자리에 우리 학교 학생의 학부모님이 참석하여 우리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의 입장과 현실을 라이브로 말씀해 주셨다. 더구나 총동문회장님(권복섭)도 오셔서 힘을 실어 주셨다. 신기하고 놀라운 일은 우리 교직원들이 애쓰는 모습을 보시고 자신이 모든 결제를 할 테니 연 책방 바로 옆에 있는 요거영 카페에서 음료를 마음껏 시켜 드시라고 후원해 주신 분도 계셨다. 삼척시청소년상담센터 정해수 팀장님이시다. 이 또한 나는 '나비 효과'라고 본다. 미세한 작은 변화가 곧 태풍과 같은 강력한 변화를 일으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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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에 설명회에 참석하신 외부 사람보다 우리 신동 초등학교 교육가족들이 더 많았지만 한 가정, 한 가정이 책방 안으로 들어올 때마다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며 설렜는지 다른 사람들은 몰랐을 것이다. 한 가정도 아니고 무려 네 가정이 방문한 것 자체가 나에게는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었다. 결과가 어떻든 우리는 이 모든 변화의 시작 속에서 우리 스스로가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김보연 대표께서도 우리 교직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고 슬쩍 말씀해 주셨다.


"교장 선생님, 아까 교장 선생님이 학부모님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을 때 제가 카페에서 교직원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교장 선생님이 오시기 전까지는 신동 초등학교가 내년에 폐교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50%까지 살릴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어요. 교직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맞다. 외부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생동감이 있는 움직임이 우리 신동 초등학교를 다시 일으키게 할 원동력이 될 것이다. 교육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닌가. 커다란 규모, 외형적인 화려함이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을 내 자식처럼 돌보고 사랑하겠다는 교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학교를 살리는 것이고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것이다. 나는 확신한다. 우리 교직원들로부터 시작된 '나비 효과'가 곧 커다란 태풍의 진동으로 나타나리라는 것을.


전학 설명회를 마치고 나를 포함한 우리 교직원 열 명 모두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설레는 작은 변화에 대해 기쁜 마음으로 나눔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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