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갑자기 교장선생님이 강사로 오시면 어떨까 생각

교장일기

by 이창수

어제는 나 홀로 1인 학교 홍보 세 번째 시간을 삼척 시내에 있는 큰 학교에서 가졌다. 3월 3일에도 비를 맞으며 나 홀로 1인 학교 홍보를 했던 학교다. 근데 어제는 달랐다. 공식적으로 초청을 받고 나 홀로 1인 학교 홍보를 했다. 어떻게?



내막은 이렇다. 큰 틀의 범위 안에서 그 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통 크게 허락해 주시고 밀어주셨기에 가능하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허락해 주신 교장 선생님도 교사 시절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통폐합 위기에 놓인 우리 학교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시고 그래서 힘을 내라고 나를 공식적인 행사에 초청 강사로 불러 주셨다. 와~ 정말 훌륭하신 선배님이시다. 배포가 크신 교장 선생님이시다. 나도 이런 점을 배워야겠다. 우리 신동 초등학교가 어마어마하게 학생 수가 늘어나면 작은 학교 교장 선생님께 이런 기회를 마련해 드려야겠다. 물론 꿈만 같은 얘기 같지만 말이다.



실무를 담당하고 계시는 그 학교 교무부장님과 업무적으로 소통을 했다. 강의를 위한 서류, 행정적인 절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젯밤에 갑자기 교장선생님이 강사로 오시면 어떨까 생각이 나서...^^. 연수 강사 수락해 주셔서 감사해요"



아니 무슨 말인가. 내가 부탁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날 강사로 초청한다고. 우리 학교에 비해 어마어마한 큰 학교에서 학부모 교육을 위해 작은 학교 교장을 부른다고?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다. 아무튼 난 무조건 오케이다. 그 시간을 통해 우리 학교를 떳떳하게 당당하게 공개적으로 노골적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신나게 홍보할 수 있으니까^^





"교무부장님, 제가 주제를 잡아 보았어요. 이 중에 한 가지를 픽 하세요~"



주제

1. 자녀를 위해 학부모가 꼭 알아야 할 우리 아이를 위한 교육과정, 모르면 손해~

2. 내 자녀를 위한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는 꿀팁~

3. AI 시대 우리 아이 리더로 키우기


"네. 지금 제가 수업하러 와 있어서. 점심시간 전에 쪽지 드릴게요. ^^."



"연수 주제가 모두 맘에 들어요. ㅎㅎ 어떡하죠? 우리 학교 교감 선생님은 1, 2, 3 모두 섞어서 50분 강의해 주면 안 되냐고 하시는데... 너무 복잡하면 전 2에 1을 약간 양념으로 얹어서?"



"그러면 주제는 이렇게 하죠. 우리 아이를 위한 학교 교육과정과 상담, 꿀팁을 알려드려요~"



"역시 책 쓴 작가는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연수 주제 너무 좋아요. 우리 교육과정 설명회는 3월 25일(수) 14:00~이고요. 앞에 학부모회 구성하고 안내하면 20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신동에도 봄 같은 아이들이 많이 가서 정말 봄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어요"



내 마음을 들켜 버렸다. 맞다. 우리 신동 초등학교에도 봄 같은 아이들이 많이 와서 정말 봄바람이 세게 불었으면 좋겠다.



교육 설명회 강의하기 전에 미리 체육관에 들어가서 들어오시는 학부모 한 분 한 분께 우리 학교 홍보 전단지를 나눠 드렸다. "신동 초등학교입니다", "신동 초등학교입니다" 한 분 한 분 눈을 맞추며 우리 학교 이름을 외치며 준비해 간 학교 홍보지를 나눠 드렸다.



다시 한번 작은 학교를 홍보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시간을 허락해 주신 큰 학교 교장선생님과 교직원분들 그리고 강의를 경청해 주신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린다. 더불어 늘 홍보할 수 있도록 학교 홍보 전단지를 접고 봉투에 넣어 예쁜 가방에 넣어주시는 우리 학교 교무행정사님, 늘봄 전담사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통폐합 위기에 놓인 작은 학교를 살리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닥치는 대로 해야 한다. 생각나는 대로 해야 되고 얼굴 철판 깔고 해야 한다. 선생님은 수업을 해야 되니까 유일하게 시간적 여유가 있는 교장인 내가 하는 게 맞다. 교장이 하면 상대방도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다. '웬 청승맞게 교장이 직접 학교 홍보하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교장이라고? 저 사람이? 와~ 열정이 대단하다'라는 긍정적인 느낌을 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나 홀로 1인 학교 홍보 세 번째! 자꾸 하니까 담력도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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