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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창한 날들 Jan 10. 2024

구독자 100 돌파, 감사의 말씀

무안의 여명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창창한 날들 구독해 주시는 든 분,

이 글 읽기 전에 미리 감사하단 말씀 전합니다.^^




지난 1월 5일, 창창한 날들의 구독자 수가 드디어 100이 되었답니다.

감사 글을 올리려다가 혹시 두 자리 수로 떨어질까 봐 진득하게 며칠 기다렸어요. 

오늘에서야 늦은 인사드려요.

실은 두 자리 수로 내려앉을까 걱정서 10년 만에 만난 친구에게 부탁까지 했지 뭐예요.

"101번째 구독 좀 네가 눌러주라. 그럼 조금 안심될 것 같아."

글을 계속 쓸 의지를 지키기 위해 그 수가 간절했거든요.


구독자 수 80이 됐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그런데 며칠 만에 79로 수가 줄자 타격감이 엄청 크더라고요. 누굴까. 누가 구독 취소를 누른 걸까. 최근 발행한 글의 내용에 문제가 있었나.  글을 다시 읽어 봅니다. 모르겠어요.

나의 구독자 수는 언제 100이 될까. 얼마나 애타게 바랐는지 몰라요.

구독자 수 50, 80, 90이 깔딱 고개았어요. 오만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헛된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글쓰기가 자신 없어졌어요. 

브런치를 그만둬야 할까.

내 얘기만 하느라 실질적인 도움이 못 돼서 그런.

아마도 기대와 바람이 커서 더 느리게 시간이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 걸 거예요.

그럴 때는 다른 작가님들 글 읽으러 가지 못했어요. 내 글 읽어달라고 계산적으로 라이킷 누르는 것 같아서 움츠러들고요. 내면의 소리가 심장을 후벼 파요.

'네 글이나 열심히 써라.'

글은 물론 안 써지요.


11월에도 90에서 몇 주 동안 멈춰 있는 수를 보며 '그래, 신춘문예 응모만 일단 끝내자.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성실히 글을 발행하고, 다른 작가님들 글을 진심으로 읽고 내 마음도 남겨야지.' 다짐했어요.

12월 20일쯤, 소설이 당선되지 않은 걸 알아챘지요. 의기소침해졌냐고요?

아니오. 당연한 결과라 받아들였고, 곧 무안살이를 떠날 테고 연말 분위기가 얹어져 흥분 상태라 두 편의 글을 신나게 올렸죠.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영원히 멈춰 있을 것만 같던 90 100으로 올라서더라고요. 2021년 9월 16일에 첫 글을 올린 2년 4개월 만이에요.  


새삼스레 브런치 시스템을 좀 살펴보자 싶었죠.

글을 다시 읽어 보고, 다른 작가님들 글집을 벤치마킹 하려탐방도 해 보았어요.

구독자 수가 많은 작가님들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발행한 글 수가 많아야 할까? 성실한 작가를 믿고 읽을 테니까요. 그렇지만도 않더라고요. 열 편의 글로 구독자 천 명을 넘는 경우도 있는 걸 보면요.

'구독자' 수가 많은 작가님은 '관심작가'수도 많을까? 윈윈 하는 관계처럼 1:1인 작가님도 계시고, 구독자 수 1000에 비해 관심작가가 십 명인 경우도 있는 걸 보면 딱 이거다 설명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렇다면 글의 난이도가 관건일까?

아니면, 글의 분량?


제 결론은 '상관관계를 특정할 수 없다'입니다.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나 할까요.

다만 분명한 공통점은 발견했습니다.

대화를 나눌 때 휴대폰 보고 딴생각하는 사람은 재미없잖아요. 이 공간에 몸만 있되 마음이 저기, 딴 데 가 있는 사람들 말이에요.

브런치도 그렇더라고요. 을 밖에 걸쳐 두고 언제고 문밖으로 나갈 것 같은 사람은 티가 나니까요. 


'향향(向)'이란 말이 있지요.

나의 글과 마음이 브런치를 향하는 것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브런치를 읽는 여러분께 양질의 글을 공유하겠다는 진심을 담아 나를 연마하는 자세가 반드시 따라야겠고요.

그러기 위해 매일 다양한 매체를 읽고 사물을 관찰하는 습관, 좋은 정보를 아낌없이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겠지요.


나의 글쓰기도 소중하지만, 소통이 대통을 만들 거라는 믿음으로 영감 받을 수 있는 다른 작가들의 글을 매일 한 시간 이상 읽고 댓글을 남김으로써 그분이 계속 쓰기를 응원하자고 다짐했어요.

작가들이 쓴 글은 각자 잠을 줄이고 마음을 졸여가며 뼈를 깎아 썼으니 절대 허투루 읽거나 라이킷 함부로 누르지 말자는 나름의 원칙을 정했어요.

제대로 읽고 진심 어린 댓글을 달자. 구독자가 많아지는 작가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하자. 좋은 에너지는 좋은 에너지로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브런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작가들에게 동행하자는 손을 먼저 내밀자. 내게 먼저 손 내밀어 준 작가님들처럼.


'보난자'라는 콩 심고 금화 모으는 보드게임이 있어요.


https://brunch.co.kr/@changada/178


난자는 다른 게이머와 교역을 하지 않으면 이기기 힘든 게임이에요. 기꺼이 내 것을 나눠 주는 게이머에게 다른 게이머들도 무언가를 잘 내어주게 되고 나중엔 가장 많은 금화를 모으는 사람이 되지요.

저는 보난자를 할 때 콩 씨앗을 움켜쥐고, 나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으면 나눠주지 않는 식으로 게임했어요. 위에 말한 호의의 법칙을 늦게 깨달았거든요.


돌아보니 브런치에서도 그랬네요.

그냥 쓰면 되지, 구독자 수가 대수냐? 하겠지만 대수입니다. 일기를 쓰는 게 아닌 이상 찾아올 손님이 없으면 문 닫는 건 시간문제잖아요. 

게다가 발을 문 밖에 하나 내놓고 언제고 떠날 생각을 했어요.

돈을 벌려면 돈을 따라가 말라는 말이 있지요.

구독자를 늘리려면 구독자 수만 볼 게 아니라 내가 구독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 글을 쓸까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 그러한 본을 다시금 되새기는 요즘입니다.

일희일비 금물.

진심은 담되 기대 금물.


백(百)은 숫자 '백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백(白)과 일(一)이 더하여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백(白)에 '말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하나(一)에서 말하여 백(百)이 되면 하나의 매듭이 되었다 하여 숫자 '백'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 위키백과


제게 의미가 100이라는 수에 동참해 주신 여러분,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구독자 한 명에서 시작해 어제까지 글 126편을 올렸고, 드디어 '하나의 매듭이 되었'네요. 덕분입니다.

매주 두 편씩 쓰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재능 부족'이라는 핑계를 대며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던 비겁한 태도를 고치고, 올해는 좀 더 성실하고 한결같이 쓰는 발행 속도를 유지토록 해 보겠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께서도 힘내셔서 위로가 되는 글, 감동을 주는 글, 따스한 글, 참신한 글, 좋은 정보 가득한 글들로 글복 터지는 한 해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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