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음)
카카오톡 메시지를 연다. 해를 거듭할수록 구석으로 밀려나 버린 대화들이 많았다. 어렴풋이 남아있는 양방향적 데이터들을 바라보며, 시간에 밀려난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음을 실감했다. 이젠 내게도 수많은 (알 수 없음)들이 생겼다. 나를 스쳐간 수많은 당신들이라니, 역시 생경하게만 느껴졌다. 그들이 누구였는지 알아내기 위한 마음은 진작에 사라진 지 오래다. 당신이 누구였든 잘 지내겠지 뭐, 그런 마음이었다. 나도 한때는, 과거를 투영시키는 누군가의 추억이었을 텐데. 시절을 역행할수록 낯선 얼굴만이 휴대폰 화면에 비쳐 보였다. 조금 초라해 보였던 것 같다. 지금보다 덜 초라했던 시절엔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시간에 밀려난 나는 못내 그런 게 궁금했다.
(알 수 없음) 채팅방을 누른다. 아.. 당신이었구나. 하필 한때 너무도 잘 알던 사람이었다. 스크롤을 올리니 끝무렵의 대화만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그래도 우리 한때 사랑을 말했었는데. 한 철을 꽉 채워놓았던 대화내역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시절처럼 휘발된 채 자취를 감췄다. 사랑이라니. 그때 우리 주고받던 말들은 다 무엇이었지. 이제는 영영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