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냥 죽을걸 그랬지
말이나 문장은 꾹꾹 눌러 담을수록 밀도가 높아진다더라. 간밤엔 그렇게 눌러만 놓았던 말들을 네 앞에서 하나씩 포개어가는 꿈을 꾸었는데, 너무 밀도가 높은 탓에 몇 개의 자음과 모음이 유연하게 발음되지가 않았다. 눌어붙어버린 거지 심장 깊숙한 곳에. 결국엔 사랑해나 그리워로 치환될 진부한 문장인 거 나도 알고 너도 알았겠지 아마. 근데 그게 나도 모르는 사이, 그리워 죽을 거 같아요 따위에 말로 변질되어 버렸더라. 그거 아니,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대. 그 자체로 영속성을 가진다는 사실이 가끔은 두려웠다. 웃기지, 그리움 때문에 죽을 수 있다니. 조소를 띠며 웃음을 참다가도 불현듯 그때 그냥 죽을걸 그랬나 싶었다. 내가 처음에 적어놓았던 문장은 분명 사랑해였는데, 밀도가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결국 다 이렇게 된 거라고 생각하면… 이젠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사랑해 그리워 정도로만 적어놓았던 문장이 나를 생애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