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때 이렇게 말하지 말걸!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가타다 다마미

by 범준쌤



나는 "아, 그때 이렇게 말하지 말걸!"이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과 생각의 뿌리는 같지만 미묘가 하게 다르다. 순서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이렇게 말할걸'이라는 생각은 '이렇게 말하지 말걸'이라는 생각 후에 찾아온다.


나는 그때, 그 순간에 왜 내 감정과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애써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해왔을까 하는 후회가 들 때가 있다. 특히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 앞에서까지도 그럴 땐 스스로가 미워지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별게 아닌데, 가까운 이들에게 언성을 높이거나 짜증을 내거나 욱할 때가 있다. 사랑받고 싶은데, 인정받고 싶은데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 나를 그렇게 대하지 않다고 여겨질 때 그런 감정들이 올라온다. 그리고 그 감정은 뾰족한 언어로 표현이 되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은 스스로가 듣는 사람이든, 말하는 사람이든 그 상황에서의 청자와 화자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선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공격하는 사람일수록 약한 사람이며, 우리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사실을.


공격하는 사람의 8가지 타입, 태도 7가지, 7가지 대화 작전, 29가지의 케이스와 마지막 6가지 질문들이 다 유용하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말하기에 고민이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구체적인 내용과 예시들이 많았다.


상대방의 감정은 그 사람의 것이지 내 것이 아니다. 그가 흥분한다고 해서 나까지 거기에 휘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즉, 상대에 따라 그때그때 자신의 태도를 바꿔보라는 것이다. 항상 진실된 나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내 몸과 마음은 솔직하게 반응하게 되어 있다. 그것을 제대로 관찰하기만 하면 된다.


반응하지 말고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거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이런 사람을 가능한 한 '타자의 욕망'을 만족시켜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이들은 자신의 욕망보다도 타자의 욕망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사람은 어린 시절 '착한 아이'였던 사람이다. '사랑받고 싶은' 나머지, 부모의 욕망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부모에게 맞춰서 사는 방식이 습관이 되다 보니 수동적 사람이 돼버린 것이다.


'자신의 약점을 숨기지 않는 사람일수록 강하다'는 것을 정신과 의사로서 매일 실감하고 있다.


내가 화술의 달인이 되어 공격당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는 있지만 누군가의 사고방식이나 성격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뤄지는 '소통'이라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 한 것이다.


말로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 문장들에서 잠깐 멈추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내 삶에서 말로, 행동으로 발휘하기까지는 여러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생각이 말로 표현되고, 말이 삶으로 이어지기 까지는 용기도 필요하지만, 시행착오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자기답게 말할 수 있는 표현법과 스타일을 자연스레 갖게 될 것이다.


어찌 됐든 간에 나는 계속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을 믿는다.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공유되고 함께 그 이야기를 깊이 나눌 때 더 값지다는 걸 믿는다. 그러니 나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마음이 맞지 않거나, 심지어 이야기를 더 이상 나누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히 살다 보면 만날 것이다. 그럴 땐 이야기를 잠깐 멈추어도 된다. 그들과 굳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된다. 모두와 잘 지낼 필요가 없으니까. 모두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지 않아도, 받지 않아도 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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