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범준쌤 Jan 06. 2024

그냥 하는 사람들

진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2017년 가을부터 계속해서 청소년들을 '진로교육'으로 만나고 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강의는 '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다. 자신의 흥미와, 적성,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꿈에 대해 고민해 보고 대화 나누는 시간은 참 즐겁다. 


간혹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 중에 눈에 띄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은 '그냥 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진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그냥 하는 사람들이었다. 어떠한 비전과 사명, 목적, 목표, 의미를 고려해서, 꿈을 정해서 자신의 진로를 걸어가는 게 아니라 하다 보니까 우연히 그 길에 들어서게 된 경우가 많았다. 


1년에 그런 친구들은 본다. 저번달에 만난 친구는 새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는 친구였다. 2년 동안 '탐조'라는 취미생활을 즐겼다. 탐조란 새를 관찰하는 활동인데 처음에는 단순히 기록용으로 사진을 찍었다. 계속하다 보니 신경을 써서 공유하는 취미로도 발전하게 되었다. 그가 인스타에 올린 사진은 50개를 넘게 되었다. 직접 인스타에 들어가서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멋지게도 사진을 찍었더라. 새를 애정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 공을 들였을까. 아무튼 멋졌다. 


그리고 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 그 잡지의 7월호 국내판 이달의 사진작가부문에 사진이 실리게 된 것이다. 


자신의 흥미를, 취미를 계속하다 보면 무언가가 쌓이게 되고, 그것이 그 사람의 이야기가 된다. 사진가의 길을 걷든 혹은 취미로 계속 사진을 찍든 중요한 건 이 활동을 통해서 '활기'와 '생기'가 내적인 부문에서 만들어졌고 부가적인 수입도 생겼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야기가 나중에 어떻게 연결될지 모른다. 그 이야기는 곧 서사가 될 것이다. 


최근에 읽은 책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에서 이런 문장이 있다.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은 '서사'입니다. 
성장과 좌절이 진실하게 누적된 나의 기록은 유일무이한 나만의 서사입니다.  

자신이 몰입할 수 있고,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자연스럽게 따라 그냥 하다 보면 우연히도 어떠한 길로 들어서게 된다. 물론 하나의 취미로 끝나거나 도중에 그만둘 수도 있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우연히 시작한, 반짝이는 무언가를 지속하다 보면 정말로 반짝이는 보물이 될 수도 있게 된다는 걸. 


당신의 눈을 반짝거리게 하는 건 무엇인가? 

그리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그것이 나에게 어떠한 힌트를 줄지도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 진로할인마트 : 당신은 이 진로를 얼마에 사실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