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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준쌤 Jan 25. 2024

두려움과 불안을 마주하기

  진로 고민을 할 때 누구에게나 두려움과 불안이 있다.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 맞을지, 다른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등 여러 생각들이 나를 불안하게, 두렵게 만든다. 어떨 때는 자신감이 넘쳤다가 어떨 때는 무력감과 무기력함이 나를 감쌀 때도 있다. 이 감정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1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스스로에게 느껴지는 결핍과 충분치 못함은 우리를 못살게 군다. 


  그럴 때일수록 이 두려움과 불안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마주해야 할 시기다.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이 고민들은 내가 앞으로 걸어 나가야 할 방향과 가치를 알려주는 중요한 시그널이다. 이 시그널에 귀를 기울이고, 마주하다 보면 어떤 해답이 나오기보다는 질문들이 나온다. 나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업무환경에서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하고 싶은지 등 나를 알게 하는 질문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쉽지 않은 질문이지만 이 질문에 하나씩 일상 속에서 해답을 찾다 보면 두려움과 불안이라는 안개를 걷히게 할 수 있다. 


  친구 K는 A 증권사에서 대리까지 일을 하다가 관뒀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던 친구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증권사를 들어왔지만 하던 일들 속에서 가치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개인이 중요시하게 여기던 가치에 어긋나는 일들을 계속해야 했기에 괴로워했다. 그리고 이내 두려움과 불안에 휩싸였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일을 하고 있을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다른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해볼 수 있을까 등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여러 질문들이 이 친구에게 쏟아져 나왔고 방황의 시기를 보냈다. 퇴근 후의 시간들, 주말 시간에 여러 취미들을 했지만 그의 두려움과 불안을 완전히 해소시켜주진 못했다. 일시적으로 느끼지 못하게 할 뿐이었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절박함에 그는 두려움과 불안을 마주했다.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 자신만의 해답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찾아보기도 하고, 직업을 전환한 지인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들었다. 이 노력들은 자기가 지닌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그 발걸음 자체에는 두려움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리고 나를 알게 하는 힘도 동시에 존재한다. 결국 그 친구는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았다. 20대 후반에 장교로 임관하여 직업 군인의 삶을 시작했다. 지금은 그때 다녔던 직장에 보다 훨씬 만족해하며 일을 하고 있다. 


  이렇듯 두려움과 불안을 마주하는 것은 나에게 중요한 질문을 찾게 해 준다. 그리고 이 질문은 해답을 찾기 위한 좋은 시작점이 된다. 물론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을 때는 이 질문을 회피하기 쉽다. 특히나 마음이 힘들 때는 모든 게 다 어렵고, 귀찮다. 그래서 앞서 말한 것처럼 정서적 건강을 챙기는 게 중요한 것이다. 또 두려움과 불안을 들여다보는 건 에너지 소진이 크다. 체력적 소모가 어마어마하니 몸을 돌보며 해나가야 한다. 몸과 마음을 돌보는 건 그래서 아주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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