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 김연우의 <이별택시> 중에서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갈림길에서 고민을 한다. 길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두운 터널의 막다른 끝에 몰려있는 느낌이 들거나 내가 선택한 안전한 동굴에서 세상에 나가기 두려워하는 중일 수도 있다. 나의 길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을 모색할 때 중요한 것이 바로 '나를 아는 것'이다. 자기이해, 자기관찰, 자기발견, 자기탐색, 자기분석, 자기성찰 등의 단어는 괜히 존재하는 게 아닐 것이다.
나를 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관심과 호기심을 통해서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을 들여다볼 수도 있고, 잘하는 일, 잘하고 싶은 일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또 내게 의미 있는 일도 자기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의 역사와 꿈을 통해서도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나와 세상과의 연결점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이 중요하다. 취미의 영역이 아니라 일의 영역이 되려면 그 지점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고되고 어려운 일이다. 막막하고, 답답한 시기가 펼쳐진다. 세상이 필요한 일을 찾아내는 것, 돈이 되는 일을 찾는 것은 생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주도적으로 실행을 하면서 만들어진다. 아주 작은 시도를 통해서 작은 성취와 성공을 만들고, 그 자신감으로 조금씩 더 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기의 길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이는 모험과도 같다. 세계적인 신화학자 조셉 캠벨이 말한 ‘영웅의 여정’처럼 내가 가진 무기를 발견하게 되고, 이를 가지고 보물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탐험을 떠난다. 이 여정에서 들어가기 두려워하는 동굴 속으로 발을 딛게 된다. 마주하기 싫은 괴물을 마주친다. 괴물은 우리에게 두려움과 불안을 선사한다. 어려움과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난과 시련을 통해서 우리는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자기를 아는 것, 모험을 떠나는 것은 나와 세상과의 연결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자기를 아는 것이 모험일 될 때도 있고, 모험 중에서 나를 알 수 있다. 둘은 단절되어 있지 않다. 이어져있으며 상호보완적이다. 자기를 안다고만 해서 진로를 잘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험을 떠난다고만 해서 자기 길을 잘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016년 전직지원전문가 과정을 듣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진로교육자의 길을 걸어 나갔다. 400시간 이상의 교육도 듣고, 직업상담사도 취득했지만 진로에 대한 정답은 책 속에 있지 않았다. 진로에 대한 정답은 책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속에 있었다. 각자가 걷고 있는 삶 속에 있었다. 전 세계 인구가 70억 명이니, 70억 개의 길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2017년부터 청소년 진로교육을 시작으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코칭까지 10대에서 30대의 분들을 다양하게 만났다.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진로 고민이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는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나다운, 자기다운 진로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등 각자에게 주어진 질문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그들 모두 ‘성장’하고 싶어 했다. '변화'하고 싶어 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타인에게 물어볼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여러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어떠한 것인지,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중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일은 무엇인지 등 질문은 다양하다. 사람마다 필요한 질문도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자기모험을 스스로 용기를 내어해나가야만 한다. 이것이 내가 아는 진로를 찾는 방법이자, 진로를 만들어나가는 길이다.
이 책은 '진로교육자', '변화성장전문가'라는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나만의 해답을 찾고 내적으로 더 단단히 다지기 위한 과정이다. '진로'에 대해 더 알기 위해서, 배우기 위해서 글을 쓰기로 했다. 나를 위한 글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자기 모험을 떠나고 있지 못하고 자신만의 안전지대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을 위한 글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기모험을 떠난 이들도 이 글을 읽고, 자신이 잘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과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글을 다 읽었을 때는 각자의 모험을 자기답게 실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 자 그러면 모험 준비를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