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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이사의 하루공부 Sep 18. 2019

태도가 전부인 11가지 이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한 강연에서 참석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인생을 100점 짜리로 만들기 위한
조건이 무엇일까요?


그러면서 파워포인트로 그림 하나를 보여주었다. 알파벳 순서대로 점수가 메겨져 있었는데, 이 점수를 합산해서 100점이 되는 단어를 찾는 것이 정답이었다.


(예: A에 1을 붙이고 B에 2, C에 3, D에 4..이런식으로 Z(26)까지 붙이게 된다.)



잠시 후, 진장관의 문답은 계속됐다.


열심히 일하면 될까요?
hard work, 98점입니다.

일만 열심히 한다고
100점짜리 인생이 되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지식이 많으면?
knowledge는 96점입니다.

사랑을 하면?
love 54점입니다.

운으로 될까요?
luck 47점입니다.

돈이 많으면?
money는 72점입니다.

리더십은요?
leadership 89점입니다.

그럼 정답은 뭘까요?

답은 attitude입니다.
인생은 `마음먹기`에 따라
100점짜리가 될 수 있습니다.


위 에피소드를 다소 길게 소개한 것은 지금부터 한 세계적 안무가의 스토리를 소개하는데 딱 맞는 일화이기 때문이다.


본명 김혜랑,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대표 안무가 '리아킴'으로 훨씬 더 유명한 인물이다.


그녀의 성장과 성공 이야기의 중심에는 바로 이 '태도'가 있다.


리아킴,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원밀리언'이라는 회사의 이름은 함께 춤추는 사람이 '백만 명'쯤 됐으면 소원이 없겠다, 라는 바램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 1,600만 명의 사람들이 유튜브 채널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구독하고 있다. (1MILLION Dance Studio)


애초 목표의 16배가 넘는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표 안무가 리아킴. 그녀는 세계 댄스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또한 국내 유수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수들을 양성하고 있는데 그 리스트를 보면 혀를 내두를만 하다.


이효리, 소녀시대, 원더걸스, 2PM, 보아, 2NE1, F(X), 미쓰에이, 선미, EXID 등이 그녀가 짜준 안무를 통해 탄생했다.



이토록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지만, 그녀의 과거는 그리 녹록치 않았다. 전혀 믿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녀의 자전적 에세이, <나의 까만 단발머리>에서는 이를 잘 묘사하고 있는데 그녀가 직접 경험하며 얻은 삶의 지혜를 11가지로 정리해 보겠다.


그녀의 책은 11월에 영어 버전으로도 출간된다.


1> 자신만의 '독한 분야'가 있어야 한다.


리아킴의 독한 분야는 춤이었다. 리아킴의 지도를 원했던 엔터테인먼트들은 그녀의 트레이닝 방식을 모두 좋아했다. 집요하고 고집스러웠기 때문이다.


한 동작을 모든 멤버가 완벽하게 해낼 때까지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아무리 해도 안 되면 한 동작만 100번을 반복시키고, 그래도 안 되면 1,000번을 시킨다. 가끔 너무 힘들어서 우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녀는 눈 하나 깜빡 안하고 말한다.


"힘들면 가수 안 해도 돼!"



2> 성격장애 & 대인기피증이 있어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다.


믿지 못하겠지만 리아킴은 초·중 시절 왕따에 전따(= 전교 학생들로부터 따돌림 당함)였다. 인기폭발이었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스스로 말한다.


"지역 일대의 최대 찌질이였던 나는
세상에서 친구 사귀는 일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

커서도 수강생들 앞에 서면 숨을 못 쉬겠고,
토할 것 같고, 머리가 어지러웠어요."


그녀의 운명을 바꾼 건, 중학교 3학년 때 집에서 우연히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다. 한 남자가 열광적인 환호성 속에 현란한 춤을 추고 있었다. 바로 마이클 잭슨의 내한 공연.


찌질이와 왕따, 사춘기와 반항아의 시기, 모든 것을 온몸으로 겪고 있던 리아킴은 오랜시간 고민을 하다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저 춤 배우고 싶어요."


"아무것도 몰랐던 초등학교 시절까지는
내가 잘난 아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사춘기 시절을 지역 일대의 찌질이로 보내며
자존감은 바닥까지 내려갔어요.

마음을 웅크리고 억누르며
눈에 띄지 않기만 바랬습니다.

그랬던 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자다가도 춤을 췄고 언제나 춤 색각,
춤 연습 뿐이었습니다.


마이클 잭슨


3> 대학은 안 가도 된다.
하지만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리아킴은 대학 대신 댄스 연습실을 택했다. 원하는 춤을 가르쳐주는 대학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설득의 과정은 막무가내, 무조건 우기기가 결코 아니었다.


대학을 가지 않는 대신 춤을 제대로, 더 깊이 파겠다는 '연습 계획서'를 빼곡히 적어 부모님께 보여 드렸다. 대학 등록금에 비하면 훨씬 적게 투자하고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선택하는 건
각자의 몫입니다.

거기에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강한 자기 확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좀 오래 걸리더라도, 좀 헌한 길이라도,
거기 목적지까지 가봐야 합니다."



4> 최고의 스승을 찾아가라.


대학을 저버리고 그녀가 향한 곳은 당시 최고로 유명한 댄스 크루팀이었다. 단장님께 자신을 받아달라고, 춤을 가르쳐달라고 말했다.


훈련 강도가 매우 쎘다. 하루 푸시업만 1,000개. 거기에 물구나무서기, 플랭크 같은 하드 트레이닝이 매일 13시간씩 이어졌다.


안무도 하루에 하나씩 짜야 했다. 짜온 안무를 검사받고 그 춤을 논스톱으로 100번을 춰야 집에 갈 수 있었다. 매일 칠판에 바를 정자를 20개씩 그렸다.


"이 수업에 처음에는 20명이 들어왔어요.
다들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사라졌습니다.

남은 건 결국 3명뿐.
그 세 명 중 하나가 저(= 리아킴)였습니다."


5> 무조건이다. 돈을 벌어야 한다.


리아킴은 21살부터 스튜디오 운영을 시작했다. 세계 배틀에 나가 몇 차례 1위도 차지하고 팝핀으로는 국내 모든 대회에서 수상을 해 상당히 주목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은 여전했다. 팀의 리더로서 댄스 스튜디오를 운영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100만원 남짓한 수입에 연습실 월세만 70만원, 수강생은 열 명이 채 되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었다. 이것도 비성수기나 장마철에는 급감했다. 잠잘 곳이 마땅치 않아 차가운 지하 연습실의 간이침대에서 눈 붙이던 날들이 잦았다.


"세계 배틀에 나가 1위를 했지만
딱 3일 행복하더라고요.

1등을 차지한 순간만큼은
온 세상이 내것이 되었지만,
이 대회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뭐가 있었을까요?

현실.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지하 연습실,
호텔방 대신 고시원 작은 침대에 몸을 뉘이고
수도세, 전기세, 연습실 관리비,
생활비 등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어느 대회든 우승을 하고 돌아오면
늘 반복됐던 일상이었어요.

명성은 최고였지만
현실은 이 사실을 뒷받침해주지 못했지요."


믿었던 동료들도 하나 둘 떠나갔다.


기획사의 연습생 트레이닝은 계속해서 맡았지만 시간당 수당은 매우 적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수준에 불과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연습생들을 가르칠 때인데, 한턱 쏘겠다고 편의점에 데리고 갔다. 각자 먹을 것을 집어 계산대 앞에 서고 체크카드로 결제를 했는데..


"잔액이 부족합니다."


결국 연습생 중 한 명이 결제를 했다.


버스를 탈 때 '잔액이 부족합니다'는 수십 번 들었다. 연습이 늦게 끝나 택시를 탔다가 돈이 없다는 걸 알게 되고 친구에게 전화해 돈을 빌리고. 이런 일이 일상다반사였다.


리아킴은 속으로 울었다.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왜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 걸까?"


6> 영원한 1등은 없다.

1등에서 내려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버텨야 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산에 올랐으면 언젠간 내려와야 한다. 이건 숙명이자 필연이다.


모 대회에 출전했던 리아킴은 한참 늦게 춤을 시작한 후배에게 지고 만다. 처음에는 패배를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떨어지는 횟수는 점점 더 늘어났다.


현실을 직시하고 패배를 인정해야만 했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포기만 하지 말자, 그녀는 말한다.


"안감힘을 쓰고
꾸역구역 버텨내야 하는 시간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죠."


7> 보이는 결과(돈과 명예)로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날 한림예고에 다니는 학생이 찾아와 그녀에게 조언을 구했다.


"저는 댄서가 되고 싶은데, 부모님이
돈 못 버는 일이니까 하지 말라고 하세요.

저는 춤이 너무 추고 싶은데,
부모님을 설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아킴은 선뜻 "네가 하고 싶은 것을 그냥 해", 라고 말하지 못했다. 자신이 그렇지 않았으니까. 스스로가 돈이 없고 맨날 고민해도 나아지는 게 없으니까.


그렇다고 세계 대회 1등을 해봐야 아무 소용 없다는 얘기를 해야 할까? 춤추는 건 배고픈 직업이란 말이 너무 싫었다. 그런데 춤추는 건 정말 배고픈 일이었다.


결국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의미 없는 말을 하고 만다.


"글쎄.. 부모님이 반대하시는구나.

...

많이 힘들지? 힘내고..."


리아킴은 울분을 억누르며 속으로 되뇌었다.


'나 봐. 너희도 나처럼 열심히 하면
춤춰서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유명해질 수 있고, 잘될 수도 있어.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을 정도까지는
분명히 갈 수 있어.'

이런 말을 조언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8>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믿음을 잃지 말자. 믿음을 절대 잃지 말자.


스트리트 댄스로 출발한 댄서가 남들이 알아줄 만한 부와 명성을 누리며 성공한 사례는 대한민국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심, 또 결심!


"죽도록 힘든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사례를
내가 만들어 보자!

그래 돈 벌자. 돈 벌고 유명해져서
후배들, 사람들한테 춤춰서
성공할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하자.

그러자. 그러면 되잖아!"


9> 잘하는 것에 집중하라.
타인의 강점을 활용하고 적극 위임하라.


그녀는 댄스 스튜디오 운영과 팀리더 역할을 다른 크루에게 모두 넘겼다.


처음에는 '얘가 내 자리를 되게 탐내는구나', 생각도 했다. 하지만 현실이 어쩔 수 없었다. 본인에겐 능력이 없었다. 깨끗하게 인정해야 했다.


춤을 잘 추고 가르치기만 잘 할 뿐, 사교성은 떨어지고 남을 이끌 능력은 부족했다.


10>  자존감이 밥 먹여 주지 않는다.
때론 철저히 자존감을 버려라.


치열하게 믿음을 지키려고 했지만 그만큼 유혹도 강했다.


"너는 제2의 이정현, 이효리가 될 거야." 라며 한 매니지먼트 대표가 접근을 했다. 실제로 늦은 나이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결국 데뷔는 하지 못했다.


TV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출연했다. 위대하게 탈락했다. 심사위원들이 말했다.


"그냥 춤이나 추세요.
그 노래 실력으로 뭘 하려고 그래요."


이를 안 댄서 동료들이 숙덕거렸다.


"너한테 춤 배우는 아이돌들이 그럴 거 아냐.

아 우리 선생님,
결국은 가수가 되고 싶었던 거야?"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야, 김혜랑(= 리아킴) 다음대회에
같이 참석할 수 있냐?"

"네 형님, 말씀만 하세요."

"아니, 춤 말고 노래로."


같은 춤꾼들끼리 서로 낄낄대며 놀리기 바빴다. 리아킴은 온 댄스 커뮤니티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춤꾼들의 대결, <댄싱9>이라는 프로그램에도 나갔다. 팝핀, 락킹, 그 밖의 장르를 넘나들며 춤을 추니까 "괴물이다, 우승 후보다." 말들이 오갔다.


하지만 결국엔 탈락했다. 심사위원 중에 리아킴이 가르쳤던 소녀시대 효연과 유리가 있었다. 민망했다.


"소녀시대 춤 선생님이라는 분이
안무를 왜 이렇게 못 외우세요?"


리아킴은 이 시기를 자신의 '어둠의 시기'라고 부른다. 우울증 치료를 받고 약을 먹으며 버텨내던 시기. 몇 년 째 그러고 있었다.


"남들이 뭐라면 어떤가. 난 그냥 할 거야.

뭐라도 해야지.

이 현실을 극복하고 말거야."



11> 최선을 다하고 운을 기대하자.

졸꾸해야 하는 이유: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가장 좋은 보험 수단!


자존감과 자신감이 바닥을 쳤을 때, 곧 최악의 순간에전혀 뜻밖의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방송이 나가고 더 많은 연예기획사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연습생 안무 트레이닝을 맡기고 싶다는 것. 밤낮없이 뛰었다. 몸은 고달팠지만 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


이 돈은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을 만드는 데 쓰였다.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남대문 시장에서 중고로 구입한 60만원짜리 캠코더로 춤추는 영상을 찍어 올렸다. 그렇게 역사의 한 장면이 완성되었다.


리아킴을 보고 좋은 대학을 나온 친구가 말한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그래서 계속 시도해야 겠다.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정말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미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니."



'원밀리언'이라는 이름으로 소속 댄서들과 함께 짠 안무 영상을 유튜브에 찍어 올린 게 지금까지 1,200여 개다.


이제 지구 반대편에서도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찾아온다. (= 논현동 위치)


유튜브 채널 누적 조회 수는 29억 뷰를 넘어섰고, 그 가운데 4,200만 뷰를 넘긴 영상도 있다. 에드 시런의 <쉐입 오브 유: Shape of You>에 맞춰 안무를 짠 것이다.


영어는 기본이고, 태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으로 무수한 댓글이 달린다.


그 중 리아킴에게 용기를 준 댓글이 하나 있다.


"애드 시런이 부른다면
모든 노래는 걸작이 될 것이다.

리아킴이 안무를 한다면
모든 춤은 걸작이 될 것이다."


그녀의 책이 국내에서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호응을 얻었으면 한다. 아무리 힘든 상황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믿음을 갖고 버텨나가는 그 '태도'를 함께 느껴보았으면 한다.


"찌질했던 쭈구리가 당당하게 바뀌었다.
결코 잘나고 1등이어서가 아니었다.

내가 나를 다르게 대하고,
삶의 태도를 바꾸니 일어난 일이었다.

..

마침 그시기,
유튜브를 만나 것도 행운이었다.
내가 있는 곳보다 더 큰 세계를 만났고
세상 사람들도 그곳에서 나를 만났다."



↓ 유튜브 영상: 웅이사의 하루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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