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게 좋은 거야

한숨을 돌리게 했던 그 말

by 제니스

평범하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싱겁고 재미없고 매력 없다 들립니다.

'평범한 직장에 다녀'. '평범하게 생겼어'. '평범한 게 좋은 거야.' 참 여러 가지로 평범이란 말을 사용하며 중간 정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평범한 것을 말하지만 평범을 추구하지 않는 걸까요? 평범 속에는 욕심이 없어 보여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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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욕심 없어 보이는 평범의 가면을 벗겨보려 합니다.

첫아이를 자연 분만으로 순산하며 분만실에서 가장 집중했던 것은 아이의 첫 울음소리였습니다. 응애하고 우는 아이를 받아주던 의사 선생님께 물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선생님. 아기 건강하지요?"

"그럼요. 엄마. 손가락, 발가락 온몸이 모두 정상이에요. 축하해요" 의사 선생님의 그 말이 얼마나 기쁘던지요. 14일이나 예정일 보다 늦게 태어난 첫 딸은 임신 초기부터 불안했던 아이였습니다. 과로로 심한 두통에 시달려 MRI 검사 후신경 안정제를 처방받고 복용을 시작했는데 임신으로 인한 신경의 변화였던 것을 몰랐던 것이죠. 처방전을 들고 동네 산부인과에서 검진을 받으니 6주가 되었으나 먹은 약으로 인해 기형아 출산이 높게 예상되니 아이를 중절하란 얘기를 듣게 되었지요. 너무 놀란 나머지 며칠 울며 불며 서울대학병원에 고위험 산모로 다시 재검진을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 엄마, 내가 아이 낳으라면 낳을 건가요?" "네 선생님." " 그럼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잘 먹고 아기 잘 키워서 낳아요." 아무 걱정 하지 말라는 선생님 말에 기쁨의 탄성을 지르며 얼마나 신나 했었는지.. 그날의 기억은 아주 생생합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퇴원하고 일주일 후 병원에 방문했을 때 아이가 출산 후 엉덩이 위가 파여 있어서 뼈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러 엑스레이를 찍었던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실 남편이 제가 너무 놀랄까 봐 말을 안 했다더군요. 어쩌면 걸을 수 없는 아이일 수도 있다고 했다면서...

아무 생각 없이 엑스레이 결과를 들으며 " 아이에게 이상은 없을 거 같으니 염려 마세요. 아주 조금 옆에 파였더라면 정말 위험했을 텐데 다행입니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몰라서 미안해서 그리고 걱정 말라고 평범하게 잘 자랄 수 있다는 그 말에 말입니다.

평범이 이렇게 기쁜 말이었구나! 아무 걱정 없이 먹고 자고 싸고 모든 인간의 기본적 생리 행위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니.. 게다가 걷고 앉고 뛰고 모두 평범하게 할 수 있다니 정말 기뻤던 그날이 제게 남긴 평범이 남긴 기쁨의 기억입니다.


그 아이는 벌써 23살이 된 아주 예쁜 여자가 되었답니다. 키도 170이 넘고 귀여운 젊은 여자로 성장한 제 딸이랍니다. 물론 인물은 평범합니다. 그러나 성격과 마음 씀씀이는 평범을 능가합니다. 배려심 많고 귀 끝없고 잘 참고 인내하며 먼저 줄 줄 아는 아주 괜찮은 여자 사람이 되었지요.

평범은 이렇게 살아가면서 소소하지만 결코 소소하거나 소박하지 않습니다.

평범은 진정한 삶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그것을 지키게 하며 살아 숨 쉬는 동안 끊임없는 감사를 연발하게 하는 최고의 에너지입니다.

평범이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삶의 행복임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이렇게만 평범한 행복이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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