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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은 작은 배려에서부터 시작한다

 서울의 어느 치과 앞. 유치원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엄마들로 가득하다. 겨울이라 추위에 떨며 기다리는 모습이 안쓰럽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날은 더하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라 더 걱정이 된다. 이 모습을 보고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사람이 있다. 바로 정류장 앞 치과의 원장이다. 치과원장은 병원 출입구 안쪽에 작은 공간을 할애해서 기다릴 수 있도록 했다. 병원의 환자도 아니고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아이들을 위해 아무런 사심 없이 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이러한 마음이 전달이 된 것일까? 쉼터를 이용하면서 환자가 되기도 하고 아이의 부모들은 간식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아이들의 부모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개원한지 1년 만에 지역 내 치과로 단단히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차별화된 고객감동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


 C병원의 원장은 아이교육을 위해 샀던 책들을 폐기처분하려다가 병원내부에 도서관을 만들어 지역주민들에게 오픈했다. 병원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은 아이의 연령별로 분류해서 비치해 아이들이 자신의 연령대에 맞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책을 비치해서 읽게 하는 병원은 많이 있지만 이 병원은 독서교육까지 시행했다. 마침 병원에서 오랫동안 일하던 직원 한명이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독서논술지도사 자격증을 따서 자신의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할 수 있게 도서관 관장을 맡겼다. 책은 무한정 무료로 볼 수 있게 배려하고 원하면 대여도 가능하다. 한 달에 1만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독서지도를 하고 병원진료를 받으면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관장이 직접 독서교육을 하면서 진료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또 자체 도서관 문화센터를 열어 부모를 대상으로 한 아이의 잇솔질법, 임산부를 위한 치아관리법 등 다양한 주제로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한 강연을 열고 있다.


 종합병원이나 네트워크 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은 지역에 기반 한다.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얻으면 그 지역의 거점 병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성마케팅으로 주민들의 마음에 스며들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뻔 한 서비스로는 더 이상 환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진심으로 다가갈 때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여는 법이다. 그 진심은 아주 작은 배려에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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