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째 아침이 밝았다. 10일 나의 제주도 계획중에 가장 짧은 코스 오늘이 그날이다.
항상 6시간 이상을 걸었는데 18.5키로이니 여유있게 5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늑장좀 부리려 했는데 몸이 반응을 한다. 전과 마찬가지로 5시면 눈이 떠진다. 아마도 살을 빼고 5시부터 걷던 습관이 남아서 인지 그런것 같다. 어제 사온 간단한 요깃 거리로 아침을 먹은뒤 다시 7시전에 출발을 했다.
차를 타고 다녔으면 스쳐 지나갔을 어느 골목의 빵집날씨가 많이 흐리다. 예보를 보니 2시가 넘어서 부터는 꽤 비가 올 모양이다. 첫날 식당에서, 둘째날 숙소 도착하기전과 걷는 도중, 3일차는 전날 내린 많은 비로 인해서 고생을 했고 4일차를 보니 4일차만이 비 문제 없이 걸은듯 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비 예보 양이 상당히 많다. 드디어 제대로 된 비를 만나는 것인가?
역시 제주도 하면 야자나무지..숙소를 나서는데 날이 흐리더니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 벌써부터 이러면 지치는데..아무리 오늘이 가장 짧은 거리라고 해도 비가 오는날이면 1키로도 걷기 싫다. '
5분남짓 걸었을까? 어느새 비는 그쳤다. 행운이 오는 것인가?그럼 오후에도 비를 피할수 있는걸까?
제주도를 걷는다고 하니 지인들이 묻는 것중에 가장 많은 질문은 이것이었다.
"걸으면서 뭐해? 지루하지 않아?"
내가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지인과 통화를 하는 것이다. 오랫만에 하는 통화도 있고 매일 같이 통화를 하는 후배도 있었다. 물론 그 후배는 내가 여길 걷고 있다는 것을 아는 친구다. 그래서 자주한다.
이날은 다른 지인과 전화를 하면서 걸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지나있고
두번째로 많이 쓰는 방법은 유트브를 다운 받아 내가 필요한 역사 지식이나 라디오 방송을 듣는 것이다. 이번에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은 박명수의 성달찾 이었다. 성대 모사하는 라디오 인데 박장 대소를 한 적도 있고 피식하고 웃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두 방법이 시간을 떼우기는 참 좋은 방법들이었다.
비오는 커피숖에 앉아 바라본 바깥풍경...언제나 그칠까 계속 그생각만 하고 있었다.하지만 올것은 오고 말았다. 점심을 먹고 지인과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사려고 과일가게에 들러 과일을 구입한후 ,
한 시간쯤 남았을까? 열심히 계속 걷던중 중 비가 오기 시작했다.
오늘 낮 부터 내린 비는 ...전에 만난 그런 비와는 차원이 다르다. 금새 바닥이 젖기 시작하더니 차가 달리는데 물이 튀기 시작한다. 주저할 수가 없었다. 얼른 주변에 카페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곤 얼른 카페로 들어섰다.
평소엔 잘 먹지 않는 커피..하지만 한 두시간을 떼우기 위해서는 커피를 마실수 밖에 없었다. 계속 온다. 비가 계속 온다. 아직 1시간은 걸어야 하는데 그칠 생각이 없이 비는 계속 오고 있다. 문제는 신발이다. 신발이 젖으면 남은 4일은 어쩌나 우비를 입어야 하나? 우비를 입어도 신발은 젖는다. 그래도 젖는다.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생각없이 지나온 4일에 대해서 감사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도 비는 계속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