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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변수 국경**

**생각지도 못한 변수 국경**

<정신이 나갔구나 아주>

한국에서 외국에 가려면 방법은 두가지 뿐이다. 한 반도는 삼면이 바다이고 육로로는 오로지 북한과 맞대어 있으니 배 아니면 비행기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에는 정말 많은 나라들이 붙어 있다 보니까 우리가 흔히 겪지 못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EU 라는 시스템 안에서 국경통과 없이 통과하는 경우도 있고(쉥겐조약에 가입한 일부 국가들)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국경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시간들이 있지만 이번 경우는 나의 정말 어이 없는 실수로 인해서 벌금을 물게 된 사건이었는데..


국-1.jpg




<보스니아를 대표 하는 관광지 모스타르의 스타리 모스트 야경>




오래된 다리라고 하는 스타리 모스트가 있는 모스타르를 지나 발칸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두브로브닉으로 가는 길이었다. 항상 쫄깃쫄깃 하게 다니는 스케줄 이었는데(일정이 빡빡한 경우에 흔히들 이렇게 표현을 하곤 한다.) 이번 투어는 그래도 여유도 있고 호텔에서의 자유시간이 충분히 나올 것 같은 좀 오버 하자면 너무나도 여유 있는 스케줄 진행을 하고 있었다.



경험이 많지는 않으나 착한 보스니아 기사와 함께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좀 느긋한 것 만 빼고는 친절하고 좋은 기사화 함께 할 때면 항상 기분이 좋다. 물론 좋은 손님들도 함께 하면 더더욱 좋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게 여유 있게 일정을 진행하고 가는 길에 보스니아 국경에 거의 다다를 때 였다. 자주 다니기는 했지만 국경을 새롭게 옮기느라 주유소도 새로 생기고 깨끗해 지려고 노력중인 국도에 있는 국경이었다.



기사가 보스니아 사람이지만 국경에서 멈칫 멈칫 하길래 그냥 통과하라고 알려주고는 앞으로 계속 가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전에 사용한 국경 검문소라서 통과하라고 지시를 한 것이었다.(현재는 옮겼다고 내가 자체 판단 후) 그렇게 다른 국경앞에 다다르고 있을 때 나는 순간적으로 뭔가가 잘못 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보스니아 땅에서 크로아티아로 이동하고 있다 보니 처음에는 보스니아 출국을 하고 크로아티아 입국 절차를 밟아야 했다. 우리의 개념으로는 이해 하기기 쉽지 않지만 이런 절차가 같이 진행되는 국경이 있고 조금 이동을 해서 따로 따로 해야 하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이전에는 각각의 국경을 마주보고 진행이 되는 시스템에서 이제는 따로 따로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서 이전에 서던 국경은 통과를 하고 앞으로 1분여를 지나왔는데..




보스니아 국경이 먼저 나와야 하는데 눈앞에는 크로아티아 국경이 보이고 갑자기 오른쪽 사무실에 있던 보스니아 옷을 입은 국경 법무부 직원이 나온다. 아마도 우리가 전에 있는 보스니아 국경을 서지 않고 온 것을 보안 카메라를 통해서 본 것 같았다. 그러더니 문을 열으란다. 그러고는 한 마디 한다.




“여기서 뭐하십니까? 보스니아 국경으로 돌아 가세요.


‘아 맞다. 국경이 마주보고 있던 그 곳에서 크로아티아 국경만 이쪽으로 옮겨 온 것이고 보스니아 국경은 그대로 남아 있었지 ㅠ.ㅠ’


그리고는 그 사람이 한 마디를 더했다.


“big problem. fine fine."-큰 문제다 벌금 벌금.-


‘아이고 젠장. 왜 저길 서지않고 그냥 왔지? 왜?왜?왜?’



그렇게 우린 다시 뒤 돌아가게 되었고 돌아 간 곳에 있는 직원은 더 우리에게 강압적이고 무섭게 말을 하고 있었다.


“why ? you crazy? Big money. Big money”- 왜? 미쳤어? 큰돈 큰돈



이런 식으로 영어를 정식으로 쓰지 않는 나라는 영어를 짧게 필요한 말만 하는 경향이 있는데 알아 듣기에는 완전히 적당했다. 물론 영어를 제대로 잘 쓰는 사람도 있지만 보스니아는 그랬다.


머리 속이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계속 똑 같은 생각만 하고 있었다.



‘아니 도대체 왜 여길 안 서고 저길 간거야? 내가 왜 그런거지? 왜? 여기가 아니었나?’


이걸 두고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하는 가 부다. 그렇게 자주 많이는 한 달에 두 번씩 다니는 길을 헤깔리다니 무언가에 홀 린게 분명했다. 머리가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빅 머니라고 했으니 의미없이 쓸데없는 돈이 나가게 생겼으니…



기사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으나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켰다. 기사가 우리가 다시 돌아온 곳에 서려고 하는 것을 내가 그냥 가라고 했으니 말이다.


“아이고 아이고 참”


그렇게 우리의 보스니아 출국 절차는 시작이 되었고 보통 하던 대로 여권 검사는 무난히 끝났으나 이제 벌금 절차가 남아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였다.



오로지 보스니아 돈만 된 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칸 투어 중에 물론 보스니아를 꼭 방문하지만 보스니아 돈을 써 본적이 언제 였던가 웬만한 관광지에서는 유로를 선호를 하지만 여기는 엄연히 보스니아 이다. 그러니 보스니아 돈을 쓰는게 맞다. 하지만 우리는 유로 밖에 없고 심지어 모스타르는 환전소에 가도 보스니아 마르크가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여기에선 보스니아 마르크 밖에 안 된다니…이거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국경엔 항상 있는 환전소도 여기 시골 국경에는 보일리 만무하고 어디로 가야 할 지도 모르고 있는데 그때 다행히도 국경 직원이 저기 보이는 주유소로 가란다.


은근히 멀긴 했지만 가야 했다. 얼른 가야 했다. 여유는 있는 상태 이지만 이렇게 된 이상 시간이 얼마나 지체될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중요 한건 손님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버스가 돌아 갈 때 거짓말로 둘러 대긴 했는데 시간이 길어지면 눈치를 채는 손님들이 있을 것이다. 얼른 해결을 해야 한다. 그러더니 기사가 먼저 주유소로 가기 시작했다. 나는 하염없이 가는 시계만을 쳐다 보고 있었고 뛸 수도 안 뛸 수도 없는 상황. 머리가 복잡해 지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나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기사가 도착을 했고 다행이다 생각하고 있는 그때 얼굴 표정이 좋지 않다.



그러더니 한 마디를 하는 것이다.


“no money”


저 곳에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ㅠ.ㅠ.


정말 다시 한 번 짜증나는 상황을 정리하고 조심히 소심하게 말을 붙였다. 돈이면 다 받는 놈들이 자기 나라돈인 마르크 보다 유로를 더 좋아하던 놈들이 이런 상황에서는 유로를 받지 않느다니…



‘니네 나한테 이러기야?’


“정말 급해서 그러는데 정말 미안해, 물론 내가 잘 살펴봐야 하지만 나도 사람이다 보니 헤깔려서 그런거니까 이번 한 번만 유로로 넘어가자. 제발 한 번만 부탁할께 그리고는 다신 그러지 않을께”


"No." 단호해?했다. 정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것 처럼 단호했다. 그 국경 직원은.



젠장 20분 안에 통과 할 수 있었던 이곳 에서 하염없이 시간은 가고 있었다. 국경에 도착한 순간 버스가 보이지 않아 30분 이면 충분 하단 얘기를 마이크로 떠들고 난 이후였다.제대로 고지식한 놈을 만난듯 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다시 한 번 조르듯이 불쌍한 표정으로 사정을 했다.


'제발 제발 저기 저 사람들 보라고 제발. 여기서 지금 해결 해주지 않으면 난 죽을 지도 몰라. 나좀 살려주면 안 되겠어? '아주 간절한 눈빛으로 사정을 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은 고개를 절레절레 젖고 있었다.



'아 미치겠네 제대로 고지식한 놈 만났구나'


하지만 누구한테 탓 할수도 없었다. 기사가 잘못을 했다면 기사를 닥달하면 될 텐데 기사의 잘못도 아니고 내가 직접 가라고 했으니 누구를 탓하랴. 이미 손님들은 예정된 시간이 30분이 지났 다는 것을 느낄때가 되었다. 그때 한 분이 질문을 던지셨다. 어떻게 그렇게 바로 시간이 지났는지를 아셨는지..


"혹시 30분이 지나지 않았나요?"


"네 지났죠. 지났죠"



당황한 나머지 같은 대답을 두번 하고 말았는데


"하지만 처음에도 얘기를 드렸듯이 국경은 아무도 알수 없습니다. 지금 아마도 국경이 이전에 있던 것과 시스템이 바뀌어서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때 다른 분의 질문이 또 들어왔다.


'아 오늘따라 왜이리 질문이 많으 신거야?"


"그런데 우리 기사님은 저렇게 돌아다녀도 되는 건가요? 국경에선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 된다면서요?"


"그렇죠 . 그렇죠"


아직까지도 대답을 두번씩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분 똥개도 동네에선 반 먹도 들어 간다는 말 아시죠? 가끔 기사님이 아는 분이 있을 수도 있고 말이 통하니 이것 저것 물어보기도 합니다. 걱정 안하셔도 되요 기사님은요."


그렇게 나의 속만 까많게 타 들어가고 있었다.



그때 그 전에 국경에서 나에게 대놓고 커피값을 달라고 했던 직원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래 그거야.'


뇌물을 쓰기로 했다. 지금에선 달리 방법이 없었고 시간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선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5유로 짜리를 내 여권을 다시 받아 뒷면에 밀착 시키고 한 마디 사정을 다시 했다.


"plesae.~~~~~"



“음…..”


내 마음을 읽었는지도 궁금했지만 표정을 보니 이해하는 듯 한 표정이 보였다.


그러면서 정확한 단어 한 마디가 내 귀를 스쳐갔다.


“ok”



휴~~~~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그렇게 나는 뇌물과 함께 내부주의로 인한 나의 불찰로 인해서 한국돈 20만원 가까이를 벌금으로 지불하게 되었고 이후엔 손님들께 자초지종을 정확히 설명하고 난 후에 1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서비스로 저녁에 생각지도 않는 맥주 파티를 만들어 드렸다.



물론 상황을 알 수 없도록 내가 말을 안 할 수도 있었지만 정직이 최고의 무기라고 생각하여 나의 잘못으로 시간이 지체가 되었으니 손님들께 돌아가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후련한 마음으로 투어를 계속 이끌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배운다는 생각으로 조심 조심 더 조심하여 투어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여행쟁이의 팁 : 국경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곳이다. 이렇게 단체 여행으로 오면 인솔자와 기사가 알아서 해결을 해 드리지만 자칫 개인여행으로 승용차를 이용시에도 국경 통과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개인 여행은 인원이 많지 않아 단체 보단 시간이 덜 걸리지만 항상 주의 해야 하는 곳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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