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대신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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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올해로 18년차 인솔자가 되어 간다. 하지만 아직도 가끔은 가기 싫은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이제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16년전 일어난 이 사건 때문이다.


2004년 11월 월드컵이 끝나고 운이 좋은 것인지 이상하게도 터키 투어가 붐이 일어 나면서 함께 늘어난 저가 스케줄.(이때부터 저가 투어가 시작되었 다고 봐도 무방하다.)



앞에서 언급을 했지만 터키 항공으로 직항으로 가면 되는 것을 러시아 항공이나 우즈벡 항공을 경유해서 가면 가격이 거의 100만원대에 투어가 가능할 정도로 투어 붐이 일어나면서 확실히 팀이 많아졌다. 인솔자 들끼리도 한국에선 만나지 못하는 사람을 터키에서 만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기서도 자주 애기 되겠지만 터키는 정말 나에게는 선물과 같은 곳이고 고향이라 할 수도 있고 역사적인 부분이나 음식 문화 등등 내가 좋아하는 것만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만큼 좋아 하는 곳이면서 그 그만큼 운 종게 자주 올 수 있었고 그 만큼 사건 사고도 많을 수 밖에 없는 터키 인데(이제 다른 터키 에피소드가 또 나온다면 터키 찬양은 그만해야 할 것 같다. 좋은 것도 한 두분이지 너무 말하면 독자들도 질릴 수도 있으니…)



하지만 그런 터키도 가기 싫은 적이 있었는데.. 그날 따라 기분이 이상했다. 매번 배웅을 해주 시는 어머니께 평소엔 거의 하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말았는데..


“엄마 나 오늘은 이상하리 만큼 가기가 싫으네..”


“왜 네가 좋아하는 터키 간다면서 그래?”


“그러니까 기분이 이상해..


왜 그리 가기가 싫은지 집에서부터 가기가 싫다는 말이입에 붙어서 투덜 투덜 집을 나섰는데




아뿔사,,,




터키에 30년만에 엄청난 폭설이 내려서 이스탄불 공항이 거의 페쇄..관광객이 묶는 호텔 및 식당에 전기 공급 부족으로 심각한 투어지장..길에는 파악하기도 힘든 사고 등등 난리가 아니었다.


문제는 이번에는 그래도 편안한 스케줄이었던 터키 항공 스케줄이었는데 이스탄불을 출발해서 우리를 싣고 다시 가야 하는 비행기가 인천으로 출발 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우선 잠정적인 연기 최소 12시간 이었다. 정오 12시 40분 출발 예정 이었던 비행기는 현 상황에서 새벽 12시 40분이라는 예정 시간을 다시 통보 했고 이 안내가 아직까지는 첫번째 안내 였던 것이다.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난리가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팅 시간이 한 시간여가 더 남은 상황. 이번에도 인세티브 팀이라 같이올 확률이 높아 총무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아뿔싸 이미 출발을 하셔서 공항에 거의 다 왔다는 것이다.


어느덧 손님들은 다 모였고 손님들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회사에서는 대책 마련을 위해서 여기저기 회유를 하고 있었고 다른 장소로 가시는게 어떻냐는 둥 여러가지 대안을 제시 하고 있었다. 의견도 여러 방향으로 나뒤는 듯 했으나 결국은 유럽 여행이었기에 아시아나 중국으론 가고 싶지 않는 손님들의 뜻에 따라 결국은 12시간을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렇게 어떻게든 비행기를 기다리기로 하고 나는 얼른 손님들의 지루한 시간을 덜 지루하게 해 드리고자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 하고 있었다.


하지만 손님들도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상황은 천재 지변 이라 함은 항공사에서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도 해당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상황이다. 특히 국적기가 아닌 다른 나라 항공사들은 더 이런 것이 철저하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 지점을 두고 있는 다른 외항사들은 한국인 고객들의 성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천재지변 적인 일이라도 조금이라도 보상을 해드리려고 하는데..



회사에서도 마찬 가지 였다. 손님들이 12시간 이상을 기다렸다 가는 만큼 손님들을 어르고 달래기 위해서 회사에서도 이것 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때 항공사에서 밀쿠폰(항공사의 문제로 인해서 연착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 손님께 제공되는 무료 음식 쿠폰- 아무데서나 먹을수 없고 일반적으로 먹을 수 있는 가게를 지정해 드린다.)이 제공 되었다.



좋은 타이밍이다. 손님들이 드시는 동안은 다른 생각을 안하기 때문에 우선은 시간을 벌 수가 있었다. 우선 손님들께 시간을 드리고는 어느 곳에서 식사가 되는지 알려드린 후 그곳으로 나는 늦어도 30분 안에는 가기로 손님들과 약속을 했다. 그리고는 계속 사무실과 통화를 하면서 공항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지하에 있는 사우나 애기가 나왔다. 아무래도 2003년 당시에는 지금 처럼 영화관이나 이런 것들이 없었고 개항한지 불과 3년째 였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꺼리가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우선 손님들께 사우나(이때 시설은 사우나 이상의 스파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시설 이었다고 손님들께 들었다.)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와 위치 그리고 시간 등을 안내 해 드렸고 점심은 밀 쿠폰으로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 하니 저녁 식사와 소정의 위로금을 드리면서 시간을 보내시는 걸로 말 씀을 드렸다.



이번 팀은 같은 학교내 교사 모임 들이셔서 집이 다 제각각 그러다 보니 16명 중에 몇몇 분은 이 시간이면 차라리 집에 있다가 다시 나오는게 더 낳을 수 있다며 집으로 가신 분도 계셨다. 그렇게 어느 정도 상황 정리를 하고 나도 이제 12시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는데 이게 바로 내가 지금 아니 2015년 도에도 책을 낼수 있게 된 책을 좋아하게 된 사건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날 나는 공항내에 서점을 가서 책 두권을 구입한 후 비행기를 탑 승하기전 두권의 책을 다 보고 말았다. 그렇게 학교 다닐때도 공부를 잘 안 했던 나는 어느 항공사의 연착으로 인하여 책을 좋아하게 된 게기가 된 것 이다. 이번에 다시 생각하니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그렇게 나름 대로의 시간을 보내고 오신 선생님 들께선 힘들지만 그래도 추억이라 생각하고 12시간을 기다린 후에 인천에 도착한 터키 항공을 타고 인천을 출발했다. 많은 팀들이 취소를 하였는지 비행기는 많은 빈 공간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는 무사히 이스탄불에 도착, 간단한 투어뒤 아테네로 이동을 할 수 있었다. 근데 갑자기 여기서 변수가 발생 하였다.



항공사에서 마련해준 대체 방안 밀 쿠폰, 회사에서 제공한 사우나 이용 소정의 보상금을 받고도 갑자기 몇몇 손님들에 의해 하루 숙박을 못한 이스탄불 호텔 1박 비용 보상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생각하지도 못한 상황이 생겨난 것이다. 문제는 나도 이때는 경험이 많지 않아 손님께 제대로 된 보상 규정을 말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갑작스레 회사로 연락을 할 수밖에 없었고 (2003년엔 스마트폰도 아니었고 3G폰도 아니어서 회사로 바로 전화를 할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사무실을 통해서 연락을 취해서 대체 방안으로 여러가지 보상을 드렸기 때문에 1박에 대한 보상을 또 해 드릴 수 없다는 애기를 하게 되었는데 손님 대표(교장선생님)께 말씀을 드리게 되었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지금 방 8개가 하루 아침에 없어졌는데 그걸 천재지변 이라고 해서 그냥 넘어가면 쓰나?:”


“물론 불편하게 생각하실 거란 생각은 들지만 이 상황에선 별도로 해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그 점은 저희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O 사장 보고 거래 하는 거지 이런 상황이라고 해서 그냥 룰대로 가면 재미 없는데. 이제 장사 안 할건가봐?”


"거듭 말씀 드리지만 지금 이 상황으로 인해서 호텔 입장에선 큰 문제가 많습니다. 우리는 1박을 이용을 못했지만 호테방이 계속 적립이 되는게 아니고 호텔방은 날짜가 지나면 바로 다음 손님에게 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는 따로 보상 방법이 없습니다.


"그 놈의 천재지변 천재지변 세상에 안되는게 어딨어? 고객이 해달라고 하면 다 해주는게 방법이지 무슨 놈의 천재지변은 천재 지변.."



당시엔 몰랐지만 나중에 알게 된것이 친목회 회장님(이 때는 학교 모임이다 보니 회장님이 거의 교장 선생님이 셨다.)이나 총무님 관련해서 여행사 에서 따로 제공해 드리는 무언가가 있을 때 였다. 지금도 조금 남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다 그런것은 아니다 라는 얘기를 꼭 하고 싶다.



하지만 저런 상황이 되면 정말로 답답하다. 본인의 이익을 위해선 어떻게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볼때 정말이지 화가 머리 끝까지 난다.




지금 같으면 정말 한 마디 했을텐데..햇 병아리 시절 아무것도 모른때라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것 같다.


당시 잔존하는 여행사가 많다 보니 그리고 모임은 총무의 재량에 따라서 여행사가 결정 되기도 하기 때문에 나중, 이후, 추후를 생각하라 면서 보이지 않는 욕심을 그 분은 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 생긴 회사는 한 분의 이익을 위해선 해 드릴 의무가 없었으며 그렇게 깔끔하게 불가 항력이라는 말로 어떠한 보상도 해드리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그분의 방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방을 나오려는데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 부탁이 있다고 하셨다.




“네 어떤 부탁 이신지요?”


“여기 이 TV 그거 나오지요?”


“네 그거요?”(환불 대신 환상을 택하 신건가?)


“그거 있잖소 어른들이 보는거.”


“아 네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의 요청은 간단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그냥 틀어주고 가시면 안될까? 그리고 얼마 안 하겄제?”


70이 넘으신 그 분은 지루한 밤이 싫으신 듯 했다.


“네 알겟습니다. 비싸야 만원이면 보실 수 있을 거에요”


그렇게 어른들이 보는거를 틀어드린 나는 그 방을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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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파르테논을 난 처음 보았지만 긴장의 연속이어서 그런지 여유를 갖고 볼 수가 없었다.>




여행쟁이의 팁: 여행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날씨에 관한 변수들도 참 많다. 하지만 천재지변에 관한 보상은 거의 없는 편이니 정확히 알아 보아야 하며 상황이 발생시 그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았다면 추가로 보상을 요구 할 수 없으니 참고 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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