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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온 건지 한 몫 올리려고 온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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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코로나로 전 세계가 난리이다. 그중 지금 현재는 미국이 가장 확진자수도 많아지고 심각해 져있지만 한때는 이탈리아가 엄청 확진 자수가 많아 걱정 아닌 걱정이다.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이탈리아 에서 있었던 헤프닝이 생각이 난다. 3년 전 쯤으로 기억이 난다.


매일 같이 하는 말이 있다. 어느 인솔자나 마찬 가지 일 것이다. 소지품 여권 주의 버스도 안전하지 않으니 절대 버스 위에는 귀중품은 놓지 말 것. 전편에서도 다루었듯이 유럽 기사는 운전을 워낙 많이 하기 때문에 기사가 짐을 봐 줄 수 없고 짐을 봐주는 사람도 아니다. 유럽에는 노동 법이 있으므로 무조건 기사도 쉬는 시간엔 버스 문을 잠그고 시동을 끄고 쉬어야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차를 노리는 범죄자들이 있다 는게 문제이다.


경험 한적은 없지만 나폴리 근방에서 차 자체를 털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고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자동차 타이어가 전부 없어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 어쩔때는 정말 이런일이 일어 날수가 있나 하고생각하곤 했는데... 하지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결국 우리 팀에게도 일어나고 말았다..


일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 하루만 자고 나면 익일 투어 후 한국으로 가는 일정만 남은 상황이었다. 마지막 날은 오전에 아울렛 자유 쇼핑을 하고 공항으로 가는 날이라서 사실상 투어는 로마가 마지막 이었다. 오전 관광을 마치고 올리브 등등 간단한 기념품 쇼핑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로마 시내에 있는 중국 식당으로 들어갔다. (가끔 유럽에 와서 무슨 중국식을 먹느냐고 불만이 있는 분들도 있지만 투어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중국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이 생기는 편이다. 아직까지 여행의 주체가 되는 연령대가 5-60대가 많기 때문에 밥이 나오지 않는 현지식 보다는 밥이 나오는 중국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중국식의 장점은 가지고 다니는 반찬을 꺼내 먹을 수 있고- 북유럽은 법적으로 되지 않는다- 심지어는 소주 까지도 꺼내어 먹을수 있는 경우가 많다.) 깔끔하기로 그룹 들에게는 소문이 나있는 식당.


가지수는 많지 않지만 밥과 나름대로 만들어낸 아니 조금 흉내를 낸 김치까지 나오는 식당이다. 한국에서 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곁들여서 먹기 괜찮은 식당 중의 한곳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현지식에 비해서 식사도 빨리 끝나는 편이었다. 그래서 가이드님과 인솔자인 나도 다른곳보다는 서둘러서 식사를 해야 하는 곳이다. 기사도 식사가 가능하다면 와서 같이 하는 것이 좋은 상황이었다. (유럽의 대부분의 식당들은 오래된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주차가 용이하지 않아서 기사들은 각자 식사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유럽에선 차도 털리기 때문에 주차장이 아닌 공간엔 차를 잘 세우려고 하지 않는다.) 간단히 한술 뜨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는 우리의 가이드님…그런데 갑자기 크게 소리 치고는 표정이 좋지 않다.


“선생님(통상 가이드님과 인솔자들은 서로를 부를 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많이 사용한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이드님이 나에게 말을 했다.

“네? 무슨 문제가…”

“차 털렸습니다. 하~~~”

그렇게도 많이 들어 봤던 차털림…인솔자를 16년째 하고 있지만 투어 중에 간단한(?)소매 치기 사건은 여러 번 있었다. 대사관을 가서 여권을 만들러 간 적도 있었고 경찰서에 보험 처리를 위한 게다가 여권 재 발급을 위한 경찰서 방문을 한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차량 전체가 털린적은 나한테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루만 오늘 하루만 잘 견디면 문제가 없었는데 하루 남은 오늘 점심 식사중에 차가 털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가이드님의 멘트가 갑자기 떠오르기 시작했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건 모두 가지고 내리세요. 참 오전에 기념품 중에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오일은 절대로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무거우니 절대로 가지고 내리지 마세요.”

속으로 생각을 했다. ‘어쩜 저럴려고 저렇게 장담을 하는 것이지? 저러다가 진짜 혹시나 무슨 문제라도 있으면 문제가 클텐데…’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그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오일등. 올리브 오일은 그렇게 고가가 아니라 문제가 없지만 발사믹 식초 같은건 가격이 조금 나가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워낙 비싸게 팔다보니 발사믹과 올리브의 원조격인 이탈리아 에서 손님들이 구매해 가는 품목중에 대표적인 것으로 뽑히는 것 중의 하나였다. 그래서 그런지 손님들이 내릴 때 발사믹 식초를 들고 내리려다 보니 가이드님이 중간에 제지를 하신 것이었다.


어느덧 식사 시간이 끝나고 손님들과 함께 버스로 이동을 했다. 어짜피 손님들과 함께 버스로 이동을 하고 나면 손님들도 알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먼저 말은 하지 않고 손님들의 반응을 살폈다. 역시나 1분이 채 지났을까? 한 분이 오시더니 물건이 없어진 것 같다고 얘기를 하신다. 그러더니 한명이 아니라 여러명이 동시 다발적으로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제발 최소한의 피해만 있으면 좋으련만. 상황이 어떤지 파악을 해야 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이드님이 강조했던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경력이 많은 로마 가이드님은 손님들을 절대적으로 안심을 시키기에 이르렀다.


“자 앉아 주십시요. 식사도 하시고 이제 우리 오후 일정만 남아 있는데…지금 저도 그렇고 여기 인솔자님도 그렇고 지금 버스를 탄 후 얼마 되지 않아 기사로부터 상황을 듣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지금 물건이 없어 지신 분들 말씀을 해 주십시요.”


몇몇 분이 손을 들고 말씀을 하셨다. 선글라스부터 가방 카메라 기본적으로 여행객들이 가지고 다니는 물건들로 도난 상황을 파악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가이드님의 멘트가 이어졌다.


“7분 되시는데요. 아직 우리의 투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7분은 한국에 돌아가셔서라도 보험 처리를 할 수 있게 도와 드릴것이구요. 그 보험 처리를 하는데 있어서는 제가 끝가지 함께 할겁니다. 걱정 안하셔도 되구요. 이왕 이렇게 된거 여러분들을 모시는 투어 대표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그리고 물론 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가지고 제가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저도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마지막 남은 투어를 마치고 호텔 가기전에 시간이 나올 둣 합니다. 그때 피해가 없는 분들은 불편 하시겠지만 호텔 가는 길에 경찰서에 들려 보험 서류를 만들어 드리고 호텔로 이동해서 저녁을 먹는 스케줄로 해 드릴려고 하는데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지금 당장 경찰서로 갈수도 있지만 시간 적인 여유가 있는데 굳이 경찰서로 가서 남은 투어를 하지 않고 먼저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곳 유럽 특히 서유럽 관광의 중심인 이탈리아 까지 오셔서 게다가 로마에 계시는데 로마 가이드로서 마지막 까지 최선을 다해서 모시고 싶고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처리를 해 드리고 싶은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16년 경험의 인솔자로서도 가이드의 멘트가 너무 적절하고 멋있었다. 게다가 이번 가이드님은 성악을 하셔서(대부분의 이탈리아 가이드님들이 성악을 전공 많이 하셨지만 다들 목소리가 좋은 편은 아니다.)목소리가 너무 멋지다 보니 손님들도 그렇게 하는게 낳겠다 하면서 가이드의 멘트에 호응을 해주셨고 어떤 분은 이런분도 있었다.


“가이드님 멋져요,,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세요.. 파이팅~~~~”

그렇게 가라 앉을뻔 했던 분위기는 좋게 흘렀고 마지막까지 투어를 마치고 경찰서로 향하게 되었다.

한국이었으면 아마도 큰 경찰서를 찾아서 가면 금방 해결 되겠지만 이태리 경찰은 정말 느리고 굉장히 공권력이 강하다. 우리처럼 함부로 주취자들이 파출소에서 행패를 부려도 가만히 둘 수 있을것 같은 상황이 아니라 굉장히 딱딱하게 우리들을 통제를 하는듯 했다. 어짜피 목이 마른건 우리의 입장이므로 경찰서에서 하라는데로 할 수밖에 없었다.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하고 사고 경위서를 작성하기 위해 한 명씩 대기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런데 일행중 한분이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보험 처리는요 무조건 비싼걸로 얘기 하셔야 해요. 본인이 어떤걸 잊어 버렸든지 아는 부분한도 내에서 비싼걸로 가장 비싼걸로 얘기 하세요.아님 제가 찾아 보고 있는데 비싼걸로 알아 봐 드릴까요?”

이렇게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갑자기 몇 년전에 있었던 사건이 갑자기 떠오르기 시작했다.


백두산 투어중 일행중 한분이 화장실을 이용하던중 핸드폰을 화장실에 빠뜨린 것이었다. 백두산을 가는 중간에 있는 화장실들은 임시로 만들어 놓은 곳이 많았다. 백두산 투어를 하기 위해선 일년에 몇 개월 밖에 오픈을 하지 않기 때문에 화장실을 수시로 이용 하는 것이 아니라 임시로 만들어 놓은 화장실을 이용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화장실 상태가 열악하다 보니 일을 볼 때 조심했어야 하는데 일을 보시던 손님이 부주의로 핸드폰이 주머니에서 빠지면서 다시는 건질 수 없는 아주 지저분한 곳으로 풍덩 하고 만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찾을 수도 없고 보험 처리를 하려니 도난을 당한 경우에 한해서 여행자 보험은 보험 처리를 해주기 때문에 이 분은 서류도 만들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나의 잘못 된 생각이 문제 였던 것이다. 보험 처리를 할 상황을 임의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인천 공항에 도착 후 공항 경찰대로 가서 손님이 공항에서 핸드폰을 소매치기 당했다고 말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어렵사리 찾아간 공항 경찰대는 말 그대로 손님과 나를 거의 신경쓰지 않는 분위 기였고 형사님 한분과 대화를 하게 되자 거짓말을 하려니까 굉장히 쭈뼛쭈뼛 거리게 되었고 그걸 눈치챈 형사님은 갑자기 굉장한 추궁을 하면서 정확한 사안을 아주 꼼꼼하게 확인을 하는 것이었다. 결국엔 우리가 사기 아닌 보험 사기를 하려는게 들통이 났고 부리나케 인사만 하고 온적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기서 또 다른 일행 한 분이 본인이 가지고도 있지 않은 물건을 보험금을 타내려는 목적으로 비싼걸 부른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물론 앞에서 손님과 경찰서를 갔을 때는 보상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2명과 함께 온 손님을 같이 귀국하게 해 드리려면 그리고 다른 여권을 발급 받으려면 경찰서의 리포트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었지만 이번엔 더 많은 보상을 위해서 본인이 잃어 버리지도 않는 고가의 물건을 고르려고 하니 내가 화가 난 것이다. 게다가 베네치아 에서는 딸을 둘이나 데리고 왔으면서도 딸들은 곤돌라도 수상 택시도 태워 주지 않고 일반 통통배를 타고 나가면서 하는 말이


“아빠는 15년전에 여기와서 타 봤는데 저거 재미 없어.”

‘그럼 애들은 시간이 있으니 다시 오면 되겠지만 같이 온 부인은 뭔가요?’

아무튼 그런 생각에 아무말도 안 하고 넘어 갈수가 없었다. 정확한 지적은 꼭 필요한 상황 이었다.


“선생님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한 몫 잡으시려는 거에요? 정확히 있는 그대로 진술 하지 않으시면 보험 사기죄가 적용 됩니다. 가지고 계셨던 물건을 그대로 신고하세요. 나중에 후회 하지 마시구요.제가 그대로 증인 설 겁니다.”


그 한 분은 투어 중에도 튀는 행동을 많이하고 고집을 부려서 일행들로부터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인솔자인 내가 그런 일이 없게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너무나도 별난 사람들이 많다보니 그런 사람들은 통제가 안되는 경우도 많이 있는게 사실이었다.

그렇게 보험 처리 까지 끝나고 호텔로 이동한 후 익일 쇼핑하는 상태만 남겨놓고 모든 일정이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는듯 했다.


다음날 출발을 하려고 인원 파악과 방 키 등을 챙기고 있었는데…한 가족이 안 보인다. 사실 금일 투어는 아울렛 하나만 남기고 있는 상황이라 크게 급하진 안았지만 서유럽 투어중에는 늦은 출발임에도 불구하고 (9시출발 하는 일정. 아울렛이 10시부터 오픈 이므로 일찍가도 소용이 없고 백화점을 비롯한 일반 상점은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여기서 노동자 중심의 사회라는게 다시 한번 드러난다. 하지만 스위스와 프랑스 구간에는 새벽 4시반에 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 가족이 보이지 않는다. 명단을 보고 파악을 해보니 어제 그 팀이다. 보험 사기 같은 멘트를 했던 남자 분이 있는 그 4가족 이었다.

호텔 로비로 가서 확인을 해보니 갑자기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제 경찰서에서 잃어버린 물건은 최대한 비싼 걸로 해야 한다는 그 침착함은 어디 간껄까?

그래서 무슨 일인지 확인에 들어갔다. 그랬더니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어제 차량에 도둑이 들었을 때 수신기도 훔쳐 간 것 같습니다. “

‘뭐라고? 갑자기 수신기가 없어졌다고? 그것도 어제?’

이후에 확인 한거지만 어제 경찰서에서 확인을 할 당시 수신기를 잃어버린 분은 두분 정도 그건 따로 신고를 하지 말라고 했었다. 왜냐하면 수신기에 관해서는 공항에서 분실 시 배상 책임에 대한 사인을 받기 때문에 본인이 관리하는 중에 잃어 버리게 되면 배상을 해야 하지만 보험 처리를 할 경우 수신기에 대한 보상금이 손님들 통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받아야 하는 그런 상황이 생긴다. 그래서 수신기는 놔두고 모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처리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를 신고하기로 한 것 이었는데 갑자기 오늘 와서 수신기가 없어 졌다는 것이다.


어제의 행동도 그렇고(보험 신고시 허위로 신고하려는 행위) 중간에 투어 중에 있었던 행동도 그렇고(로마 시내 관광시 자유시간을 드렸을 때 약속 시간보다 30분을 늦게 와서는 부인과 싸우는 행동들)이 상황은 어제 잃어 버린 것이 아니고 4가족의 관리 부실로 인해서 분실 했다는 그런 느낌이 드는건 나만의 기분이었을까? 어린 두 딸과 함께온 가장 치고는 가족을 생각한다기 보다는 본인만을 생각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기 때문에 나도 사람인지라 그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선은 팀이 출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인원 파악과 다른 분들의 소지품 다 챙겼 는지를 확인한 후에 아울렛으로 출발을 했다. 그리고는 금일의 일정과 식사 그리고 유럽에서 꼭 필요한 택스 프리에 관해서 안내를 한 후에 다시 한번 그 분께 마이크를 통해서 안내를 드렸다.

“지금 상황에선 안타깝지만 어제 말씀을 해주셔야 했고 하루가 지난 상황에선 저도 어떻게 해 드릴 도리가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수신기 분실에 관해서 배상을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분이 광분 하시더니

“아무리 찾아도 없고 지금 여기서 가방을 공개 할 수 있습니다. 그걸 왜 배상을 해야 합니까?”

나도 침착하게 다시 얘기를 했다.

“어제 분명히 우리가 경찰서까지 가서 도난품에 대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신고를 하게 되었는데 어제 얘기를 안하신 이유가 뭡니까? 어제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얘기를 안 하신 거는 개인적인 불찰도 있다고 판단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배상을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여기서 가방을 공개 하겠습니다. 가방 전부 보여 드릴께요”

“아니 선생님 가방을 왜 봐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는걸 어떻게 합니까? 그렇게 찾다가 늦게 나온건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니까요?

“그러니까 지금 그게 어제 도난을 당한건지 선생님께서 관리를 소홀히 하신 건지도 지금 파악이 안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배상 하시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가방 공개 하겠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도 당장 가방을 오픈 할 수 있습니다.”

“그 가방을 공개해서 시간을 끌게 되면 여기 있는 일행들은 시간을 또 낭비해야 하는데 지금 15분이나 늦게 와서 그 가방을 공개해서 우리가 시간을 더 지체해야 하나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그 가방을 우리가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투어중에 이분이 보였던 행동들 모든 것이 짜증으로 확 올라오고 있었다.

마지막날이고 좋은게 좋은거라고 모두 이해 하면서 넘어가려고 하는데 막무가내로 고집만 부렸다.

필자도 사람인지라 그 분이 그렇게 속을 뒤집어 놓으니 더 이상 안내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마이크를 통해서 한마디만 하고 말았다.


“자 아울렛까지 20분 정도 남았구요. 오늘 항공이 이탈리아 항공이라 자리가 일행들이 다 떨어 질텐데 최대한 붙여 드리려고 했는데 안되겠네요. 이렇게 협조를 안해 주시면 저도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없어집니다. 항공사에서 배정해 주는 자리 그대로 한국으로 가는 걸로 하시죠.”


그러고는 마이크를 내려 놓았다. 사실 마이크를 의자에 던져 버렸다.

분위기를 감지 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럴 때 분위기가 엄청 싸하다.

나는 투어중에 웬만하면 짜증을 크게 안 내는 스타일이라 손님들도 분위기가 정말 안 좋다는걸 감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울렛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고 아울렛 쇼핑이 끝나 마지막 공항으로 이동하는 시간만 남아 있었다. 공항 도착 후 수속을 하고 택스프리 까지 완벽히 끝내고 나서는 약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그리곤 이전에 약속과는 다르게 모든 분들의 자리 확인을 하고는 일행 들끼리 되도록이면 같이 갈수 있게 자리를 변경을 해주었다.


몇몇 눈치 있는 분들은 와서는 수신기 값 꼭 받으시라고 저런 사람한테는 꼭 받아야 한다고 해주는 분들도 있었고 그럴때면 전 저런 사람의 돈은 더러워서 안 받을거다. 이젠 줘도 받기가 싫어졌다고 했다. 그러면 손님들이 가이드님 손해 보면 안되지 않느냐고 얘기를 해주셨지만 그래도 정말 그런 사람의 돈은 받고 싶지 않았다.

곧 있으면 탑승할 시간이 다가오고 손님들 자리 배정을 끝낸 후 안내를 드렸다 그리고는 수신기를 걷고 있었는데 저쪽에서 그 사람의 어린 딸이 수신기 두개를 덜렁 덜렁 들고 오더니 한마디 한다.


“아빠가 드리래요”

“그래 고마워~~~”

딸이 무슨 죄가 있나 어린 딸에게는 고맙다고 말을 하고는 수신기 두개를 받아 들었는데(이 식구는 총 4명이었다.)투어 시작전 공항에서 첫 미팅시 나누어 드리는 수신기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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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또 혈압이 확 올랐다. 민망하니까 본인이 직접 오기는 그렇고 딸을 통해서 나에게 수신기를 전달한 것이다. 곧 탑승을 하고 기내에서 계속 생각을 했다. 억울했고 짜증도 났고 화도 많이 났다.


‘저런 사람은 분명히 벌 받을거야 분명 벌 받을거라고’ 속으로 계속 생각을 하고 이번 여행에서 명품을 엄청 사던데 그리고는 사람들을 선동해서 요즘 세관 신고 누가 하느냐고 그런 멍청이가 어디 있느냐고 하던데…인천공항에서 걸릴 수 있게 소심한 복수를 위해 기내에서 있는동안 내내 빌어야 겠다. 기내식 먹으면서 화장실 가면서 졸면서도…


비행기는 어느덧 인천에 도착하고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4명만 안 보인다. 누군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손님들을 모아 놓고 한 마디 드렸다.

“지금 네 명이 안 보이는데 제가 생각하는 그 팀 맞을까요?”


그랬더니 손님들이 고개를 끄덕 거리신다.

“세상은 참 당당하게 살아야 하는데 뭔가가 당당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들 일정 내내 고생 하셨구요..건강하세요..말씀 드린데로 나중에 솔직히 언제 일지 몰라요..생각만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책을 통해서 만나 뵐게요..”


그랬다 인사도 없이 먼저 나가 버린 것이다. 아니 먼저 도망간 것이다. 그렇게 마무리 인사를 하고 짐을 찾아 나오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들이 세관에서 문제가 있는지 별도 공간에서 검사를 받고 있었다. 바로 그 가족이었다. 내 기도는 한 번도 먹힌 적이 없는데 이번에 먹힌 것이다. 그러면서 같이 나오는 손님들이 한 마디씩 하시면서 나오신다.


“걸렸네 걸렸어 그렇게 사더니 걸렸어. 신고하는게 바보 라더니 신고 안하고 걸렸네. 바보같이”

특히 m사에서 만든 점퍼를 입고 오기도 했지만 거기서도 많이 구입한 그 가족. 결국은 세관에 걸려서 아마도 세금을 내야 하는듯 했다. 나는 저 가족이 세금을 얼마를 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수신기 값이 20만원인데 그 보다 더 나오면 좋겠는데. 제발’

나도 사람이었다. 그렇다. 우리도 사람이다. 밖으로 나오면서 그 사람을 향해 씨익 웃어 보이며 마치 개선 장군 처럼 공항을 빠져 나온 나는 무슨 장군이 된 것 같은 기분 이었다. 세상사 참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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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지 호텔 산 조르지오..로비와 계단이 있으니 도르레가 있는데 이 도르레가 있는 호텔에서 가방을 오픈한다고 했는데 가방을 볼 이유는 없었다.>


여행쟁이의 팁 : 유럽을 투어하면 명품을 많이 사게 된다. 그러고 나면 세관에 신고를 하지 않고 나가기 위해서 별의별 방법을 다 썼지만 요즘은 신고를 하고 나가는게 현명하다. 제품의 한국 가격과 택스프리를 받고 신고를 했을 경우 가격을 비교해서 맘 편하게 신고를 하고 나가는 것이 좋다. 요즘은 웬만해서 세관을 통과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탈세는 나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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