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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May 01. 2021

<무너진 샤워부스 1>


벌써 5일째 계속 낮이다. 5일이더 남아 있지만 아마도 한국으로 돌아 가기 전까진 계속 낮이 계속 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손님들도조금 민감해 지기도 하고 나도 자주 오는 곳이긴 하지만 기분이 이상한 건 사실이다. 계속 이 지역으로오면 조금 둔해 지기도 하겠지만 잠깐 쉬는 한국에 있는 동안은 또 밤이 있기 때문에 어색한 건 조금 남아 있게 마련이다. 


바로 북유럽에서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기분이다. 그러다 보니 저녁때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은 쉽게 잠에 들지 않는다. 그것은 곧 일어 나지 않을 사건 사고도 쉽게 일어날수가 있다는 얘기도 된다. 자야 할 시간에 잠을 청하지 않으니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고 마는 것이다. 

저녁을 먹고 일정이 끝나면 북유럽에서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산책을 간다. 어쩔수 없이 일어나는 행동 패턴이다.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저녁이아쉬운 손님들은 호텔 내에 있는 바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하기도 하지만, 맥주도 가격이 만만치 않고(한잔에 우리 돈으로 10,000원 정도)그것도 9시가 되면 바가 문을 닫는다. 그나마 오슬로 근처에 있다면 술을 쉽게 구할 수가 있겠지만 오슬로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시골.

전체 인구가 500만 밖에 되지 않는 이 나라에서 술을 구하기란 정말쉽지가 않다. 게다가 술을 파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아니면 대부분에 마트에서 술을 팔지 않기때문에 한국 정서로는 정말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두 번 있는 유람선을 타게 되면 한번은 식사 시간 내내 술이 무제한으로 나오기도 하는 보너스를 받는 곳이 바로 이곳 북유럽이다. 그러다보니 음주 사고는 물론 음주로 인한 일이 하루에도 수 십번 씩 문제가 되는 우리와는 달리 정말 조용한 곳이 이곳 이기도 하다. 물론 생각지도 못한 아주 끔직한 테러가 일어나기도 했던 곳이 이곳 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견디기 힘든 저녁이 인솔자들 에게도 여지없이 다가온다. 이런시간이 지루할까 싶어 미리 술을 챙겨 놓는 인솔자들도 있지만 나는 없으면 그냥 포기해 버린다. 어느새나도 모르게 현지인 같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비슷한 스케줄로 일정이 진행되는 인솔자들과 친해지면우리 인솔자들도 즐기는 시간을 갖기는 하지만 인솔자 들에게도 외로운 곳이 북유럽 이긴 한데..

일정이 끝나고 정리를 한 후 이제 좀 쉬어볼까 하고 있던 10시가조금 안된 시간, 손님에게 다급한 연락이 왔다. 일행 중에한 분이 화장실 사용을 하다가 샤워실 샤워 부스 문이 잘 닫히지 않아 힘으로 문을 닫으려 하다가 문이 무너져 내렸다는 것이다. 

힘에 의해 무너진 샤워부스와 흘린 피를 닦은 흔적이 있는 수건들. 이걸 본 순간  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곳 화장실 샤워실의 샤워 부스 문은 유리로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깨졌다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손님은 크게 다친 것이 자명한 일이었다. 지체할 시간이없었다. 완전 긴장한 상태로 손님방을 찾아갔다. 부부가 계셨는데남편분은 많이 놀라셨는지 눈이 멍한 상태로 한 곳을 응시 하고 계셨다. 어찌 된 일인지를 몰라 다른같이 온 일핸 분께 상황을 여쭈어 보니 아마도 지금 멍하니 계신 남편의 아내분이 사고를 당하신 것 같았다.

“어디계세요? 괜찮으신거에요? 얼른 긴급구조라도 불러야 하는데…”

“많이 놀라셨는지 지금 경황이 없으신 것 같아요. 아직 부인께선 저 안에 계시는 것 같은데. 그럼 상황을 봐야 하는데얼른 확인부터 하시자구요. 지금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에요. 얼른요.”

화장실 문을 열고 나니 문은 상상한 것보다 엄청나게 깨져 있었다. 이런상황이라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 안에 있다고 하신 부인은 계시지 않으셨다. 얼른 다급하게 그 분이 어디있는지 찾아야 했다.

“사모님은 어디 가신거에요? 어디있으시냐구요?”

사실 이런 상황이면 내가 진정을 했어야 하는데 깨진 유리를 보는 순간 진정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문 주변엔 피를 닦은 것인지 피가 흥건하게 묻어있는 수건이 같이 놓여 있었다.

얼른 그 분은 찾아서 상황을 알아 볼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계속찾고 있는데 남편분은 할 말이 없는지 한 곳만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는 허무하게 한 말씀을 하셨다.

“그게…..말이죠…저....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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