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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Jun 24. 2021

<2유로의 위력>

**생각지도 못한 변수 화장실***  

  

어제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도.. 오늘은 일찍 나가야 하니 무리하지 마시고 혹시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과음하지 마시고, 혹시나 한국에서 가져온 밀린 일이 있더라도 늦게 까지 하지 마시고…

하는 등등의 안내를 드리게 되었다. 서유럽 일정중 민감하다면 민감 할수 있는 파리에서 영국런던으로의 기차 이동. 국경 검사와 반갑지 않은 흑인 들이 많은 파리 북역으로의 이동이 있는 날이었다. 이른 아침 기차이다 보니 4시부터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하는 굉장히 피곤한 일정의 시작. 변수가 많을수 있어서 주의 사항을 어제 반복적으로 말씀 드리고는 하루를 마무리 했는데..


출발은 순조롭다. 늦은 분 없고 빠뜨린 물건없고 기차표 정리 여권 확인등등 모든 것을 끝내고는 버스는 북역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1시간 이상이 소요 되는 시간이지만 이른 기차 시간 때문에 이동을 일찍 하다보니 평소에 시간 보다(1시간 30분)보다 엄청나게 짧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동이었다.(30분 정도)

그런데 그때 갑자기 뒤에서 다급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가이드님 얼마나 더 가야 하나요?”

“네? 15분 정도 이동 하면 됩니다. “

“네 알겠습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아 지금 배가 살살 아픈 것 같아서요.”


어제 그렇게 신신 당부를 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이분 때문이었다. 매일 같이 술을 드시는 이분.

나도 술을 즐겨 마시지만 이제는 방법을 알아서 마실땐 마시고 조절할땐 조절을 하는데 이분은 장소, 불문 시간 불문 하고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였다. 술을 자주 마시는 분들은 아실테지만 대부분이 습관성 장 증후군(간단히 말해서 배가 자주 아프다. 잔변감도 있으면서 자주 가게 되는 사람들도 많다.)

이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항상 불안하고(나도 그런적이 많았지만 체중감량에 성공하고 섬유질을 많이 먹으면서 그런 증상이 거의 없어졌다. 그리고 이젠 그렇게 무식하게 마시지 않는다.) 이동이 많으면 불안한게 사실이었다.


조금만 참아 줬으면 하는 그 분의 배가 이제 이동을 하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새벽이고 이동이 짧다는 것. 그렇지만 그분의 배가 얼마나 참아 줄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다시 버스는 이동을 시작하고 어두운 파리 시내를 통과하고 있었는데…

다시 한 번 다급한 소리가 들려 온다.


“가이드님 아직도 도착 안 했나요?”

“네 5분 정도만 더 가면 될 것 같아요.”

“네…알..겠습….니다”


이 이러면 나도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절대로 안 된다. 절대로 특히 버스에서는 절대로 안된다. 

저분의 이미지야 미안한 일이지만 다른 분들을 위해서 절대로 안된다. 버스에서는 절대로…

그렇게 5분의 시간이 지나고 버스는 어느새 기차역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가방을 챙기고는 얼른 일행들을 이동 시켰다. 그 분도 그분 이지만 다른 분들도 이 위험한 북역에서 그냥 놔둘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역시 흑인들은 기차역 주변을 배외 하고 있고(흑인들이라 그런 편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의 흑인들은 관광객들에게 유명하다. 항상 나쁜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정말 새벽에 그들을 만나면 위험하고 무섭다.) 그나마 안전한 지역을 골라 일행들을 대기 시키고 그 분과 함께 화장실로 최대한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화장실에 도착을 해서 들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 분이 한 마디 하신다.


“설마 유료 인가요?”

“네. 지금까지 해오신데로 입니다. 여기는 기차역이라 조금 비싸네요. 2유로 입니다.” 

“2유로면 얼마인가요?”

그렇게 급하시다던 분이 갑자기 돈 앞에서 여유가 생기셨나보다. 질문이 계속 쏟아진다.

“오늘 환율이 1유로에 1,500원 정도 하니까(이 당시 환율이다.) 3,000원 정도 하겠네요.”

“네????3천원 이라구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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