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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Aug 11. 2021

<201호의 비밀>


조금 먼거리의 배달이었다. 피자는 자장면과 상대적으로 배달 거리가 멀다.  그래서 중국집은 근처에 많이 있지만 피자는 브랜드를 기준으로 봤을때 그리 많지가 않다.그리고 요즘엔 배달을 하지 않는 피자집도 많아지긴 했지만 피자 배달 초창기라고 할 때에는 거의 모든 피자집이 배달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고 그 만큼 초창기가 오히려 피자집은 더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도착후 문을 두드렸다. 가장 좋은 곳은 초인종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 집들이다. 하지만 그게 안 되는 경우 문을 두드리는데 안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을 하거나 대답을 하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대답이 없는 듯하여 다시 문을 두드렸다. 그래도 대답이 없다. 퇴근 시간이다 보니 또 도착 시간에 맞추어 배달을 시킨 듯 했다.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이 꽤 울렸는데도 전화를 안 받는 거 보니 모르는 전화라서 안 받는 듯 했다.


'도대체 왜 배달을 시켜놓고 전화를 안 받는 것일까?'


다시 걸었다. 이번에도 받지 않는다. 다시 한번 걸었다. 또 받지 않는다. 이럴땐 문자를 남겨야 한다. 문자를 남겼다.


'OOO 피자 인데요. 어디 계세요?'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받는다. 왜 처음엔 받지 않았을까 항상 의문이다.



"피자 도착 했는데 어디 계세요?"


"내가 시킨 사람이고 나는 다른곳에 있는데..사람이 없나요?"


"네 대답을 안 하시네요. 사람이 없는지 "


"아 그럼 내가 번호를 문자로 찍어 드릴께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곤 또 아무 변화가 없다. 그렇게 1~2 분여가 흘렀을까?


201호가 아닌 다른 곳에서 손님이 나오시더니



"거기 아니고 여기에요."


"네? 거기라구요?"


"거기하곤 번지가 달라요 여기는"


"아니 여기도 201호고 거기도 201호 이럴수가 있나요?"


"번지가 달라요 아무튼 거기하곤."



왼쪽과 오른쪽의 201호. 나는 당연히 계단을 오르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왼쪽 201호로 가고 말았다. 가운데 하얀문 위를 보면 두 건물이 다르다는 걸 알 수있다. 



내가 간곳은 계단을 올라와 바로 보이는 201호 그런데 바로 옆에 다른 201호가 있었다. 그러니 여기선 사람이 안 나오고 인기척이 없었고 바로 옆에 있던 201호에선 그 분이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유럽에서 정말 이해가 안가게 건물을 짓는다고 계속 느끼면서 다녔는데 '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에도 유럽 못지 않은 구조의 건물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었다.



라이더의 생각


세상에 같은 201호에도 사람은 다르다. 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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