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호의 비밀>


조금 먼거리의 배달이었다. 피자는 자장면과 상대적으로 배달 거리가 멀다. 그래서 중국집은 근처에 많이 있지만 피자는 브랜드를 기준으로 봤을때 그리 많지가 않다.그리고 요즘엔 배달을 하지 않는 피자집도 많아지긴 했지만 피자 배달 초창기라고 할 때에는 거의 모든 피자집이 배달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고 그 만큼 초창기가 오히려 피자집은 더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도착후 문을 두드렸다. 가장 좋은 곳은 초인종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 집들이다. 하지만 그게 안 되는 경우 문을 두드리는데 안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을 하거나 대답을 하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대답이 없는 듯하여 다시 문을 두드렸다. 그래도 대답이 없다. 퇴근 시간이다 보니 또 도착 시간에 맞추어 배달을 시킨 듯 했다.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이 꽤 울렸는데도 전화를 안 받는 거 보니 모르는 전화라서 안 받는 듯 했다.


'도대체 왜 배달을 시켜놓고 전화를 안 받는 것일까?'


다시 걸었다. 이번에도 받지 않는다. 다시 한번 걸었다. 또 받지 않는다. 이럴땐 문자를 남겨야 한다. 문자를 남겼다.


'OOO 피자 인데요. 어디 계세요?'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받는다. 왜 처음엔 받지 않았을까 항상 의문이다.



"피자 도착 했는데 어디 계세요?"


"내가 시킨 사람이고 나는 다른곳에 있는데..사람이 없나요?"


"네 대답을 안 하시네요. 사람이 없는지 "


"아 그럼 내가 번호를 문자로 찍어 드릴께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곤 또 아무 변화가 없다. 그렇게 1~2 분여가 흘렀을까?


201호가 아닌 다른 곳에서 손님이 나오시더니



"거기 아니고 여기에요."


"네? 거기라구요?"


"거기하곤 번지가 달라요 여기는"


"아니 여기도 201호고 거기도 201호 이럴수가 있나요?"


"번지가 달라요 아무튼 거기하곤."



20210510_194000[1].jpg 왼쪽과 오른쪽의 201호. 나는 당연히 계단을 오르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왼쪽 201호로 가고 말았다. 가운데 하얀문 위를 보면 두 건물이 다르다는 걸 알 수있다.



내가 간곳은 계단을 올라와 바로 보이는 201호 그런데 바로 옆에 다른 201호가 있었다. 그러니 여기선 사람이 안 나오고 인기척이 없었고 바로 옆에 있던 201호에선 그 분이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유럽에서 정말 이해가 안가게 건물을 짓는다고 계속 느끼면서 다녔는데 '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에도 유럽 못지 않은 구조의 건물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었다.



라이더의 생각


세상에 같은 201호에도 사람은 다르다. 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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