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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쟁이 위창균 Dec 21. 2021

<교육자들의 현실1>

이 글은 2000년 8월 어느날 중국집 배달을 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입니다.


주문이 엄청 들어온다. 아마도 회사에서 시킨듯 하다. 

자장면 5개 짬뽕 3개 볶음밤 2개 기본 만원이 넘으니(이 당시는 만원이 넘으면 군만두 서비스가 있을 때 였다. 자장면 -2200)  군만두 까지 하면 족히 음식만 12개 같이 일하는 삼촌과 함께 배달을 갔다. 기본 적으로 시킨것만 보면 10명이 함께 식사를 하려나 보다. 


가장 큰 통(일명 철가방)을 들고 배달을 갔다. 그런데 나중에 알았다. 그렇게 들고 다니던 철가방이 1988부터 1990년 까지 KBS 2TV 쇼 비디오 자키에서 처음 사용되었던 말이라는 것을. 

가게 맞은편에 위치한 2층 건물(왕복 8차선 넓은 도로를 건더가야 했다.)로 갔다. 입구에는 ㄷㄱ 라고 써있었고 (안좋은 에피소드라 사명을 밝힐수가 없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회의실로 가서 얼른 시킨 음식들을 내려놓고 다시 가게로 왔다. 


유난히도 더웠던 그해 여름은 일을 마치고 제주도 10일 여행이 계획 되었기에 더운데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명 '짱께'라며 무시도 당했지만 일반 사람들에 비하면 꽤 일당이 괜찮았기에 (하루 4만원 한달-120 : 교통비, 식대 전혀 들어가지 않음- 이일을 그만두고 학교를 복학한후 졸업을 해서 입사한 여행사 첫 월급이 수습 기간 60이었다. 그에 비하면 엄청난 돈이었다.)상관이 없었다. 


여기서 잠깐 '짱께'라는 말은 이전 중국집 사장님을 부르던 장꾸이 에서 변형된 말로 사장님을 호칭하던 말이 어떻게 이렇게 비하하는 말이 되었는지 우리나라만 넘어오면 말들이 이렇게 나쁘게 변한다. 대표적인 것은 '마담'- 서양에서 부르는 결혼한 여성을 칭하는 최고의 경칭- 이 있다.


그렇게 바쁜 점심시간이 끝나고 그릇을 찾으러 가야했다. 최근 피자배달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중국집은 정말 일이 많고 출근도 일찍 한다. 8시반 부터 21까지 있으니 그리고 그릇도 찾아야 했기에...

여러집에 있는 그릇을 찾고 양이 많을 그 회사로 갔다. 한번에 가지고 갈수가 없으니 이런 경우엔 휴지통을 들고 간다. 마지막 그릇 수거라 힘내서 얼른 2층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이미 많은 양의 그릇이 차있어서 그랬는지 휴지통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 있는데....




'아니 왜 아무것도 없지 설마 아직도 안 드신건가?'


하고 주변을 살피다 조심스레 사무실 문을 열었다. 안쪽에도 없었다. 이럴땐 신경쓰이는게 있다.

짬뽕과 볶음밥에 따라간 국물이 있다보니 혹시 국물이 세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게 주변에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처음에 음식을 깔아드린 그 장소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회의실 문 옆에 놓는 경우도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나의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는데.....


'아니 이게 뭐지??????????????'

난 내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명이 와서 식사를 하고는 아무도..단 한 사람도 정리나 정돈을 하지 않고 메인 음식 그릇과 단무지를 담았던 스티로품 그릇 그것과 자장면 그리고 짬뽕 국물을 감싸고 있었던 랲 조차도 정돈 되어 있지 않고 책상위에 말 그대로 널부러진채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었다. 먹느라고 사용했던 젓가락도 그 젓가락을 감싸고 있던 종이도 숟가락도 숟가락을 감사고 있던 숟가락집도 그대로 책상위에 방치되어 있는 것이었다.


'아니 여기가 애들을 교육 한다는 그 회사가 맞는건가? 그 애들을 가르친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놔둔건가?'  


한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움직일수 없었다. 그러면서 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이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말이다. 

그리고 나선 머리속에 생각이 정리가 끝났다. 그리고 나는 바로 행동에 옮겼다. 이 사람들이 다시는 이렇게 하지 않을 방법을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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