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길을 걸어가다보면 마치 차안에서 차 밖의 세상을 바라보듯이, 나와는 상관없는...공감이 부족한 우리의 이웃들의 이야기를 마주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뉴스를 미디어를 만들어내며 좋은 뉴스보다는 사건사고가 많은 세상에 '내'가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언제였을까...중학교시절... 외진 도로 옆을 걷다가 길 반대쪽에서 오던 한무리의 깡패같은 사람들...피하고 싶었지만, 괜히 피하면 더 쫓아올까봐 애써 모른체하고 걷어가다가...역시나 깡패에게 끌려서 두들겨 맞고 돈을 뺏기고 집에도 못가고 있을때...
환한 헤드라이트를 키며 다가온 차량이 있어...애절한 눈빛으로 차창을 바라보던 어른에게 눈빛을 보냈지만, 그 어른은 그냥 어느 한편의 영화 속 이야기를 바라보듯이 그냥 지나쳐 유유히 지나갔다...
그 후로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너무 많이 맞아서 쓰러져 의식이 없어져가는 어느 무렵...나는 동네야산에 누워 있는 것을 알게되었다.
가슴이 답답해 침을 뺏었는데 피가 섞여 나왔다......참 아팠다... 하지만 아픈것보다 그냥 지나쳤던 그 어른이 원망스러워졌다... 잠깐이라도 내려서 뭐라고 했다면... 아니 가면서 경찰에 신고라고 해주었다면 하는 원망하는 마음이 머리속에서 떨쳐지지 않았다.
어느 날 누군가가 내게 물어왔다. '오빠는 가난한 서민들의 삶을 아냐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는 없지만, 나름 오랜기간 교회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지속적으로 돌보고 여러 구제활동을 경험했던 나로서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평균이상은 이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들려온 소리는 '오빠는 경험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거'라고 한다.
한순간 멍하긴 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그 상황을 100% 이해한다는것은 시작부터 말이 안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동생의 질문은 경제적인 가난함을 물어본 것이였으나, 나는 긴 생각에 잠겼다.
청년의 삶을 살아가며, 내가 무엇을 가지고, 어떠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야할까?
세상엔 온통 부조리와 불공정함 불평등함, 거짓과 위선, 음란함과 호색함, 이기심과 시기, 압제와 눌림 등...... 인간의 삶을 일반화시켜 놓으면 유익할 것을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다.
언제부터 우리 인간의 삶이 이러했을까? 철학이 무너진 시대... 선악이 경제적관념과 사회적 쏠림에 의해서 뒤바뀔 수 있는 시대... 나는 이런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해야할 일이 무엇일까?
1980년대만해도 동네형들과 구슬치기를 하며, 다방구를 하며, 돌까기를 하며 나누었던 질서와 예의. 그리고 형들과 살고 있던 단지를 벗어나 가까운 중랑천에 나가 개구리를 잡고, 들녁에서 메뚜기를 잡던 모험심과 용기...
비록 풍족하진 않았지만, 적어서 늘 내 마음은 가난하여 나보다는 남을 생각하는 이타심이 있을 수 있던 것 같다.
'가난한 마음'....성경에서는 가난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것이라고 증거하고 있다.
가난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결국 남을 나보다 더 낫게 여기는 겸손한 마음에 나보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태도를 말하는것이 아닐까...
내 어린 날, 나를 지나치던 그 자동차안의 어른이 내게 가난함 마음을 품었다면, 마치 자기 자녀가 나이기까지 비유하지 않더라도...조금의 긍휼한 마음이 있었다면 나를 위해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을까...
한강에서 뛰어내리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그들에게 조금의 관심이라고 가난한 마음이 있다면 그들이 그런 극단적잌 선택을 하게 될까?
사람이 삶을 살아가며 늘 진지하게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가난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삶 자체에 진지함을 가지고 사안사안을 대할때 갖을 수 있는 마음이란 생각도 든다.
그러하기에 지금의 나는 이런 진지한 마음들이 들 수 있는 하나의 사회운동...사회의 물결을 만들고자 한다.
한방의 물이 지속적인 파동을 일으키면 그 파동 또한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잔잔한 호수가에 돌을 던져 파동을 일으키면, 그 파동의 시작은 작지만, 중심에서 외곽으로 갈수록 그 파동은 이어진다. 마치 이 사회를 진지하게 살아가는 지성인이 중심에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 그 파동은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이어져 작은 변화의 시작을 일으킬 것이다.
'가난한 자의 마음으로 건강한 사회' 를 만들자.
21세기를 살아가는 나는...어찌보면 굉장히 축복된 문명과 물질의 혜택을 보며 살아가고 있다.
넘침이 있는 음식
넘침이 있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넘침이 있는 그룹활동
넘침이 있는 스포츠/문화
많은 문명의 혜택이...어떤면에서는 나로하여금 삶을 진지함를 가지고, 생각이란 체를 올바르게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가난한 자의 마음.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가난한 자의 마음으로 이 사회에 철학을 회복시키고자 한다.
건강한 사회. 철학이 있는 사회. 인간다움이 살아있는 사회. 공정한 사회. 더불어 가는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