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운동
구직 활동을 하는 취업준비생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는 일일까? 내가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자격은 충분한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기업은 채용 시 무엇을 주로 살펴볼까? 경력직 채용 시에는 실질적 경험과 업무 태도를 위주로 살펴보겠지만, 신입 사원을 뽑는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채용 담당자가 신입 사원을 채용하면서 검증하는 주요 사항은 지원자가 해당 기업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지, 해당 직무에 대한 열정은 얼마나 되며 그것을 뒷받침하는 노력은 얼마나 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성장할 수 있으며 오래 함께할 수 있을 지다.
그렇다면 취업 또는 채용 과정에서 스펙은 구직자나 채용 담당자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질까? 스펙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스펙은 입장에 따라 상당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입장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는 스펙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펙은 좁은 범주의 스펙과 넓은 범주의 스펙으로 나뉘는데, 좁은 범주의 스펙은 통상적으로 자격증이나 어학 성적 정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고, 넓은 범주의 스펙은 이 두 가지 이외에도 학벌, 학점, 대외활동, 해외 경험, 직무경험, 봉사활동까지 지원자의 역량과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는 포괄적인 활동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채용 담당자는 좁은 의미의 스펙을 활용해 지원자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격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며, 넓은 의미의 스펙을 활용해 지원자의 해당 직무에 대한 열정, 업무 성취도, 향후 성장 가능성까지 검토한다. 실질적으로 채용 담당자는 1차적으로 지원자 스크리닝에 좁은 의미의 스펙을 사용하고, 2차적으로 옥석을 가리는 작업에서는 포괄적 의미의 스펙을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 지원자들이 똑같은 학과를 졸업하고 똑같은 직무 자격증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관련 분야에서 인턴을 했다든지, 대외활동을 했다든지 등의 추가적인 내용을 통해 지원자의 해당 직무에 대한 열정과 업무 성취도를 간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또한 똑같은 토익 900점이라고 하더라도 시험공부만 해서 얻은 성적과 영미권에서 거주 경험을 통해서 얻은 점수는 실제 실무에 투입되었을 때 활용 능력에서 많은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은 좁은 의미의 스펙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채용 담당자는 넓은 의미의 스펙을 통해서 지원자의 전반적인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자, 여기까지 채용 담당자의 관점에서 스펙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지원자 입장에서 스펙은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할까? 지원자들이 높은 점수를 보유하고, 직무에 대한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도 했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사실 대학 시절의 우리들은 내 꿈이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쉽지가 않다. 따라서 좌충우돌, 우왕좌왕하기 마련이며, 이것도 했다가 또 전혀 상관없는 다른 것도 한다. 물론, 자기 자신에 대해 일찍 깨닫고 빨리 본인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조변석개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므로 취업 질풍노도의 시기인 취업준비생 시절에 갈팡질팡 하는 자신을 보며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지는 말자. 나도 기나긴 방황을 거쳐 취업 후 만 3년이 지나서야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조금은 알게 됐던 것 같다. 그렇다면 취업 준비생에게 스펙은 어떤 의미일까? 취업 준비생에게 있어 스펙은 1차적으로는 본인의 적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본인의 성장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자격증을 위한 공부를 하면서 그 공부가 재미있는지, 할수록 성적이 잘 나오는지 등을 점검해 보는 것이다. 2차적으로는 도전하는 직무에 대한 자격 요건을 갖추는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특정 직무들은 일정한 수준의 자격 요건을 요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학력이든, 어학 점수이든, 자격증이든 기본적인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에는 지원조차 할 수 없다. 물론 지원할 수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합격은 소원한 일일 것이다.
여기서 지원자 입장에서 스펙 쌓기의 1차 이유로 자격 요건 달성을 보지 않고 본인의 적성에 맞는지 점검하는 것을 본 이유는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이 취업 준비생의 입장에서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도 그랬지만 전공이나 인기도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였다가 진로를 변경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해당 업무가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인지,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 깨달을 수 있도록 스펙을 쌓는 과정을 통해 꼼꼼히 점검하고, 자격증 등 결과물을 획득하면서 좀 더 목표에 가까이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스펙을 쌓아가는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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