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트 저 한 쪽에 민트색 물감을 쭉 짠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처럼, 신이 나서 내려오더니
이내 조용하다. 기다란 붓으로 얌전하게 앉아있는 녀석들을 마치 간지럽히듯 어지럽혀 놓고는 하얀 캔버스에 데려간다. 다른 세상에 온 듯 이리 저리
날아다니며, 춤추는 모습이 어쩐지 외로워 보인다.
왜, 일까
초코칩만 몇 개 섞어도 더 매력적인 민트는
알싸한 시원함이 맴도는 그 맛이 중독적인 민트는
마니아들에겐 더욱 더 사랑받는 민트는
이름만으로도 특별해지는 것 같은 그 민트는
누구와도 섞일 수도 없고
누구와도 어울릴 수 없는
아직은 뭐가 잘 맞는지 모르겠는
어쩌면 외로움이 일상처럼 되어버린 나와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민트와 나는...
특별해지길 바란 것도 아닌데,
혼자있길 바란 것도 아닌데,
고개를 돌려보니 아무것도 없다. 익숙해질 법도 한데 외로움은 도저히 그럴 생각이 없다.
한동안 캔버스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