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랑하는 널 사랑해
햇빛이 바삭바삭 타던 어느 날,
엽서 한장이 내게로 왔다.
바스락 거리며 꾹꾹 눌러 쓴 그녀의 향기가 진하다.
보진 않았지만 많이 운 듯 하다.
울면서 써내려가는 그녀의 가녀린 손목이 아직도 떨고 있을 것만 같다. 잡아 주고 싶다.
내가 볼 때 마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지금도 울고 있을지 모르겠다. 하염 없이 그 사람 바라 보면서.
자꾸 울리기만 하는 그가 뭐가 그리 좋은지.
엽서 속 글씨는 그를 사랑한다는 말을 내게 대신 전하고 있다. 마음이 그렇게 사랑하고 있단다.
차갑고도 따뜻한 그를 너무 사랑하고 있다고 눈물도 함께 말한다.
무언으로 난 울고 있을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삭한 햇빛이 부서져 깜깜한 밤하늘이 퍼졌다.
내 마음 속이 이렇지 않을까 싶은데,
마음이 시키는 내 마음은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 나의 소중한 그녀를 울게 만드는 그 사람이 너무 밉지만 나 보다 더 사랑해달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그녀가 더 아프지 않으려면.
멀리서도 반짝이는 그녀는 돌아보지 않고
그와 팔짱을 낀 채 걷고 있다.
혹시나 그 길을 가다 잃어버리거나 넘어지거나
그럴 땐 잠깐 기다려줄래. 울지 말고.
내가 데리러 갈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