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시시각각(時時刻刻)] 24년 12월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라는 말은 중력(Gravity)에 저항(Defy)하라는 의미이다. 중력은 일반적으로 지구가 물체를 잡아당기는 힘을 말하는데, 우리는 일상에서 이 중력을 느끼지 못한다.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는 너무나 당연해서 그것이 물리적 한계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의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명한 벼룩의 실험이 있다. 벼룩 위에 투명한 유리판을 두면 벼룩이 매번 뛰면서 유리판에 부딪히다가, 그 다음에는 유리판을 없애도 항상 유리판 아래만큼밖에 못 뛴다는 이야기이다.
원래 'Defying Gravity'는 유명한 뮤지컬 '위키드'에 나오는 노래이다. 주인공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색으로 태어날 때부터 '다름'의 상징이었고, 오즈 사회는 그녀를 괴물로 취급했다. 어릴 때부터 겪은 끊임없는 차별과 배제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점차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인식해 간다. 엘파바가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그녀의 마법 능력이 극적으로 성장하는 순간이다. 감정의 폭발과 자아실현의 순간에 그녀는 처음으로 비행 능력을 획득한다. 뮤지컬의 클라이맥스인 'Defying Gravity'는 사회적 낙인을 과감히 거부하는 순간이고,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어'라는 그녀의 외침은 중력을 넘어 비상하는 자아실현과 개인의 존엄성에 대한 당당한 선언이다. 12월, 이 혼란의 시기에 다음을 얘기하기도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우리는 다음을 얘기하고 준비해야 하기에 새해 우리 청년들의 비상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첫째, 실패를 성장의 연료로 전환하라. 엘파바의 여정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학교에서 소외되고, 사회적 인정을 받지 못하며, '나쁜 마녀'로 낙인 찍혔지만, 그녀는 이 모든 실패를 자신의 성장 동력으로 삼았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실패를 통해 진정한 힘을 발견하고 날아 올랐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해고된 후 그 시간을 '가장 창의적인 기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넥스트와 픽사를 설립하며 혁신의 길을 걸었다. 실패는 비상을 향한 가장 강력한 동력이며,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는 없다는 말은 언제나 유효하다.
둘째, 네트워크를 당신의 날개로 삼아라. 뮤지컬에서 또 다른 주인공 글린다와의 우정은 엘파바가 자신을 발견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다. 처음에는 서로 적대적이었지만, 결국 깊은 이해와 지지의 관계로 발전한다. MIT 미디어 랩 학장인 마코버도 전통적인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수평적 네트워크의 힘을 통해 MIT 미디어 랩을 단순한 연구소가 아닌 '창의성의 실험실'로 변모시켰다. 진정한 성장은 혼자가 아니라 서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셋째,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창조하라. 엘파바의 진정한 혁신은 '나쁜 마녀'라는 사회적 서사를 완전히 전복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넬슨 만델라 역시 초기에는 인종차별에 맞선 테러리스트로 활동했으나, 27년간의 투옥 생활 후 놀랍게도 그는 복수나 증오 대신 화해와 용서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인종 간 갈등을 극복하고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통해 평화로운 전환을 이끌었으며, 1994년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
중력은 우리를 땅에 묶어두려 하지만, 우리의 꿈과 열정은 그 어떤 중력보다 강하다. 자신을 믿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며, 다양한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당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아가라. 2025년 이제 당신의 비상이 시작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