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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비 Sep 08. 2022

츠타야 서점과 도구로서의 프로그래밍

데이터 분석이라는 직군의 한계를 느끼고,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만들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기 시작한 지 어언 2달이 넘어가고 있다.


프로그래밍을 왜 배우기 시작했는지 시간을 되짚어가면, 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과 더 나아가 프로그래밍이 모든 사람의 제1 언어가 근 시일 내에 될 것이라는 조급함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그렇게 꽤나 큰 금액의 연봉과 지금까지의 경력을 묻어두고서 프로그래밍을 배우는데 모든 시간을 쏟기로 한 결정은 좋은 결정이었을까?


그것은 반년 후, 내가 만들어낸 결과가 무엇인가에 따라 달려있다.


따라서 요즘 꾸준히 하는 생각은 내가 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는가 이다. 프로그래밍을 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는 것 이상은 아닌 것 같다. 도구야 끊임없이 나오고, 우리는 끊임없이 그 사용법을 배우지만, 단순히 도구의 사용법을 아는 것이 세상에 가치를 더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구의 사용법을 아는 것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자 수단이지 목표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프로그래밍을 배우는데 온종일을 투자하지만 뭔가 방향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시작한 것인데, 나는 도대체 무엇을 만들고 싶을까? 더 나아가 내가 이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다른 회사에서 면접을 본다면 나는 그들에게 내가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그러던 와중에 "츠타야, 그 수수께끼"라는 책을 읽었다. 읽다 보니 재미있어서 그 책의 작가가 쓴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라는 책을 읽었다. 두 책 모두 마스다라는 사람의 기획에 대한 철학이 깊이 녹아있다. 사람들은 결국 다른 사람이 원하는, 하지만 하직 그들조차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 못 하는 것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변을 잘 관찰하고 기획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어찌 보면 진부 할 수 있는데, 그 말속에 담겨있는 맥락과 주변 내용들이 나에게 앞으로의 방향을 제공했다.


나는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지만,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싶은 것이 아니다. 마스다는 세계 최고의 기획사를 만들고 싶어 했고, 그 시작점으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오프라인 스토어를 만들었다. 나는 항상 사람의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도구를 만들고 싶어 했고, 그 시작점으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모든 사람들이 사람의로서 한 차원 더 높은 사고와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회사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서비스란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고, 그 구조와 체계가 무엇인지 배우고 실행하기 이해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 이때부터 내가 배워야 하는 것이 급격히 늘어난다. 서비스를 이해하고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아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기획 등의 분야에 대해서도 나만의 생각이 있어야 하고, 이를 끊임없이 실행 및 보완해야 한다는 말 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원하는 목표를 잡고, 이를 위해 가져야 하는 관점을 만들고, 이 관점에 근거한 기획을 하고, 그 기획을 실행하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배운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조금 먹먹하던 생각이 트이는 느낌이다.


뭐, 이러나저러나 오늘도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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