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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비 Jan 13. 2023

좋은 회사와 좋은 사수가 없을 때 성장 하는 방법

강의를 하다 보면, 그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그 연차에 배워야 할 부분들을 배우지 못해 보이는 수강자들이 간간히 있다. 그런 수강자들을 보면, 이전의 내가 떠오른다.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했을 때, 그리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방향조차 찾을 수 없을 때의 갑갑함을 나 또한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을 써본다.


내가 들어간 첫 회사가 배울 것도 너무 많고, 훌륭한 동료와 사수도 주변에 깔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 어렵다.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있다고 하더라도 단박에 들어가기는 요원한 일이다. 


나 또한 첫 회사에 들어갔을 때, 데이터 분석가는 나 혼자였고, 주변에서 내가 무엇을 알아야 하고 또 어떤 식으로 성장해야 하는지 조언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더욱이, 그때의 나 또한 가치를 만드는 데이터 분석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머신러닝으로 멋들어진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었기에 많은 것을 배우지 못했다.


이렇게 내가 걸어가는 방향이 옳지 않다고 말해줄 사람도 없고, 내가 무언가를 배울 사람도 없는 환경에서 나의 성장 또한 극도로 느렸다. 회사에서 시켜서 무언가를 하고 있기는 한데, 성과는 없고, 그래서 나 또한 내가 하는 일에 대화 회의감이 극도록 높아지던 시기였다.


그러다가 두 번째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때가 조금 터닝 포인트였다. 그 회사의 임원중 한분이 데이터 해석에 관련된 경험이 좀 있으셨기에 몇몇 데이터 분석 스킬에 관련해 조언을 줄 수 있었고, 더 나아가 내가 무엇을 배우기 시작해야 하는지 약간의 힌트를 주셨다. 물론 그 이상으로 무언가 더 해주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디딜 수 있는, 없는 것보다는 100배 정도 낳은 시작점을 주었다.


이렇게, 내가 지금 모르는 것이 무엇이고, 더 나아가 데이터 분석을 보통 어떻게 하는지 매우 기초적인 가이드라인이 주어지니 그래서 내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이때, 기초적인 가이드라인 및 조언 이외에 더 무언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에 나는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책과 아티클을 무지막지하게 읽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특히 영어로 된). 그러다 보니, 데이터 분석이라는 업에 있어서 나만의 관점과 로드맵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이 로드맵을 따라 내가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만들어 진행해보다 보니 성장 속도가 더욱더 빨라지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서 이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글로 쓰다 보니 나의 생각을 더욱 정밀하게 가다듬고, 나의 실패에서 더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런 성장 과정을 겪다 보니, 나는 특정 업무를 빠르게 배우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 그 업무를 해본 사람에게 가서 "내가 무엇을 배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로드맵" & "이 업의 궁극적 가치는 무엇이가"에 대해 배운다

2. Amazon(혹은 yes24)에서 해당 업무 관련 키워드 검색 후, 리뷰 수 및 평점 수가 높은 순서대로 책을 10~15권 정도 읽는다

3. 책에서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 제안, 진행 을 한다

4. 2번과 3번에서 배운 것을 주기적으로, 꾸준히 글로 적는다



"그 업무를 해본 사람을 주변에서 찾기 너무 어려운데요"라는 생각이 든다면 커피챗을 요청을 마구마구 뿌려보자.


"왜 그 업무를 해본 사람에게서 상세한 스킬 셋을 배우는 단계가 포함되어있지 않나요?"라는 생각이 든다면, 상세한 스킬은 강의나 책으로 배워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에게서 배워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상세한 스킬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세상을 해석하는 관념적 구조와 철학이다


"왜 yes24가 아니라 Amazon을 추천하셨나요?"라는 질문이 있다면, 슬프게도 영어로 된 콘텐츠가 한국어로 된 콘텐츠보다 질이 훨~~~ 씬 좋은 경우가 많다


"왜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나요?"라고 물어본다면, 좋은 회사와 좋은 사수의 존재 유무를 떠나 내가 배운 것을 실행해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죽은 지식이고 내 실력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좋은 회사와 사수가 없더라면 내가 자발적으로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좋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과 커리어를 쌓아야 한다


"꼭 배우고 겪은 것들을 글로 써야 하나요?"라고 물어본다면, 글쓰기의 효용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 글로 무언가 쓴다는 것은 나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전개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보면, 글쓰기란 내 마음속에 모호하게 안개처럼 뿌려있던 나도 몰라던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과해야만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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