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비 Nov 12. 2023

매력적인 '관계' 구독상품 : 결혼

우리는 무엇이 우리의 삶에 딱 알맞은 상품 혹은 서비스인지 모르기 때문에 구독을 한다. 그렇게 구독한 상품이 주는 효용성과 만족스러움이 우리 삶의 곳곳에서 느껴질 때 우리는 구독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시도해 보고자 시작된 구독 형태의 서비스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삶에서 제외할 수 없는 나의 일부가 된다. 예를 들어 쿠팡 와우 멤버십을 보자. 4900원이라는 멤버십 구독은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무료 배송, 무료 환불, 새벽배송등으로 쉴 새 없이 우리에게 어떤 이득감을 준다. 그렇게 쿠팡 와우 멤버십은 더 이상 구독이 아닌 세금이 되어버린다. 내가 잘 살기 위해 당연히 내야 하는 그런 세금 말이다.


그런데, 결혼이야말로 서로가 서로를 구독하는 것이 아닐까?


이전에 이혼이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았던 시절, 결혼은 큰돈을 들여 한번 취득하고 나서 평생 가는 어떤 관계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결혼식 전후로 해서 집안 거덜 날 만큼 돈을 쓰고, 그렇게 소비된 돈은 '인생 단 한번'이라는 이름 아래에 당연시되어왔다. 그런데, 이제 트렌드가 바뀌었다. 결혼은 더 간소하게 하거나 더 의미 있게, 이혼은 더 이상 흠이 아닌 사회로, 결혼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닌 양자 모두의 행복을 위한 관계로의 발전으로, 마지막으로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바뀌었다.


이런 흐름을 종합해보면, 결국 지금 우리가 결혼을 하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그래야 하기 때문도 아니고, 결혼이 특별한 무언가 이기 때문인 것도 아니다. 다만, 서로가 서로를 위해 돈과 시간과 감정을 매일 같이 소모하더라도, 서로가 서로의 곁에 있음으로써 삶의 구석구석에 더 많은 행복이 깃들 것이라는 확신과 희망 속에서 이루어지는 '구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 인생의 중대하고도 어려운 결혼이라는 관계에 대한 구독을 어떻게 하면 잘 유지할 수 있을까? 

맨 처음 단락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상대방의 매 순간순간에 혼자가 아닌 부인 혹은 남편과 있음으로써 삶이 조금 더 좋아졌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그것은 배려있는 말 한마디, 상대를 고려하는 사소한 행동, 감절적 안정을 주는 단단함 등을 통해 형성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사람이자 서비스 아닌가. 우리는 우리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강점을 지니고 어떤 부분에서 약한지 알아야만 한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어떤 브랜드, 즉 어떤 서사와 그 서사에서 기대되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정말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야만 또 우리를 구독할 것 아닌가?



인공지는의 도움으로 위의 글의 핵심을 그려보았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왜 글을 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