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비 Aug 02. 2020

하루 20페이지, 놀라운 변화

매우 작은 습관의 힘

컴공 배우려고 하루 20페이지씩 책 읽은 결과


컴퓨터 공학을 진지하게 배우기로 결심한 시점으로부터 3주간, 매일 출퇴근 시간에 전공 서적을 20페이지씩 읽었다. 두 권의 책을 각각 10페이지씩 읽기로 결심하고 나서 실제로 해보니 수많은 현타와 고통이 뒤따랐다. 소설처럼 쉽게 읽히는 것이 아니고 또 어느 정도의 생각과 사고를 요구 하기에 10페이지를 읽는데 약 1시간~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출퇴근 시간뿐만 아니라 집에 돌아와서도 따로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아야 했다. 더욱이, 내가 읽어야 하는 책들의 쪽수가 각각 500페이지씩 하다 보니 "하아.. 이거 언제 다 하냐"라는 생각이 시시때때로 들었다.


처음에는 출근을 할 때 아이패드 전원을 키는 것조차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왜 이것을 하는가", "조금만 쉬면 안 될까?", "오늘 너무 피곤한데" 등등의 수많은 생각들이 스치며 아이패드를 몇 번씩 키고 끄고 하며 피로감과 자괴감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였다. 처음에는 아침에 일어나 북적북적한 지하철에서 공부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퇴근길에만 책을 읽었다. 그러다가 "아침에 한 페이지만 읽자!"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출근길 책 읽는 양을 늘려 나아갔다. 그러다 보니 출퇴근길에 책을 읽는 습관이 들게 되어 지하철 탈 때는 자동적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책 읽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고 힘들게 공부를 하다 보니, 집에 돌아와서 노는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 (금융 데이터 분석 웹)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매일 관련 강의 수강 및 코드 작성을 30분씩 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그러니 다시 또 현타와 막막함이 닥쳐왔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알고 연습하는데 몇십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지금 내가 기초조차 잡혀있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마치 출퇴근 시간에 책을 처음 읽기로 했던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이 또한 처음에는 5분, 그다음 날은 10분, 그 후에는 30분 이렇게 강의 보는 시간을 천천히 높여 나아가며 습관을 들이고 나니 별생각 없이 강의를 보고 코드를 짜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3주 후에 돌이켜 보니 나는 벌써 책을 총 300페이지 읽었고, 강의는 2시간 이상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페이스대로만 가면 1~2달 후에 전공서적 2권을 다 이해하고 읽었으며 강의 또한 다 듣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주라는, 어찌 보면 짧은 시간 내에 정말로 많은 일을 한 것이다.



작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매우 작은 습관들의 힘(Atomic Habit)"이라는 책에서 말하다시피 내가 성취하고자 하는 결과는 항상 저 멀리 있고 도달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오는 나의 현재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사이의 괴리는 많은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포기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떤 목표이든 올바른 방향으로 조금씩 해 나아간다면 성취하지 못할 것은 별로 없다. 단지 얼마나 빠르고 느린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목표가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과 방법, 그리고 하루하루 조금씩 해 나아가는 것이다.


목표가 얼마나 높은 지는 생각하지 말도록 하자. 그냥 과정을 얼마나 강도 높게, 그리고 꾸준히 하는가가 중요하다. 과정이 올바르다면 목표들을 그냥 지나쳐 가는 길 와중에 습득되는 트로피 같은 것들이 된다.


문과인 내가 컴퓨터를 깊게 배우고 또 프로젝트를 하기 마음먹은 지 며칠 되지 않아 이 정도 성과를 보였다는 것을 생각할 때, 더 많은 시간을 꾸준히 배우려고 노력한 사람들은 얼마나 지식을 빨리 습득하고 실력이 높아졌을까? 이전 회사에 있던 사람들 중에 정말로 빨리 배우는 사람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 사람이 얼마나 노력하는지는 잘 보지 않았던 것 같다. 마치 운동하기 전에 몸매 좋은 사람들은 보면 "와! 멋있다! 예쁘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 "와! 저 사람은 얼마나 노력하고 또 고통을 감수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그 사람은 정말 노력하고 또 그렇게 노력하는 습관이 몸에 박혀 있었을 것이다


한 걸음부터

    


누구나 각자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고, 그렇게 되지 못하는 자신에 자괴감을 느낀다. 하지만 조금씩 해 나아가다 보면 그 무엇이라도 되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설령 내가 목표했던 것이 되지 못하더라도 나는 그 무언가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해 나아가도록 하자. 몇 달 뒤에 내가 매일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또 프로젝트를 하던 것은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공유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작가의 이전글 출퇴근, 확률, 컴퓨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