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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비 Sep 13. 2020

좋은 쿠폰과 나쁜 쿠폰

유저가 어떻게 정보에 적응하는가

가격은 기본이고, 우리는 이미지를 본다


상품의 가격이란 단순히 그 상품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노동 및 재료의 가치만을 나타내지 않는다. 그 상품을 그 가격에 구매할 때 소비자에게 가격은 단순히 원가를 뛰어넘어 내가 그 물품에 어느 정도의 가치를 부여하는지 또한 반영한다. 즉, 구매가 일어나는 시점에서 가격은 다음과 같은 공식을 따른다고 생각한다


가격 = 상품의 기능으로서의 가치 + (고객이 느끼는 브랜드 가치 + 회사가 생각하는 브랜드 가치)/2

고객이 느끼는 브랜드 가치 = 구매자가 상품에 도달하기까지 겪은 경험에 대한 인상 + 구매자 주변인이 그 상품에 도달하기까지 격은 경험 


현대 사회에서 상품으로의 기능은 당연히 뛰어나야 하고, 거기에 더해 그 상품에 도달하기까지 겪는 경험과 인상들이 다른 상품들과 차별화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이루는 많은 요소들 중 "가격" 은 굉장히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물론 단순히 가격을 높인다고 특정 상품이 고급스러워지고 또 대단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높은 가격 자체가 회사가 그 상품 및 상품에 도달하는 여정에 투자한 비용들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많은 경우 고객들 또한 그 상품이 마음의 한 구석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그 상품을 통해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고 또 왜 가격이 그렇게 높은지 이해하게 된다. 물론 소비자가 그 가격에 동의하는가는 다른 문제 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가격이란 회사와 고객 사이의 약속이라고 할 수도 있다. 즉, 공급과 수요고 맞아 떨어 지기에 그런 가격이 생긴 것인데 회사가 매출을 단기간 내에 극적으로 올리기 위해 쿠폰을 제공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여기서부터 굉장히 복잡한 이야기가 생기게 된다.


도그냥 님의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이커머스의 역사" 강의를 들으면 생각 없는 가격 경쟁과 단기적 이득을 위한 무작위 쿠폰 발급이 전체 이커머스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다. 단순히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서 쿠폰을 제공하며 상품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초기에는 많은 고객을 끌어 들일수 있다. 기존의 할인되기 전의 가격을 기억하고 있는 고객으로서는 지금 쿠폰인 발급될 때 그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굉장히 이득으로 여기어 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가 되면 고객들은 할인된 상품 가격을 고객과 회사 사이에 약속된 기반 가격으로 여기게 된다. 즉, 회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희생하여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 단기적 이벤트였으나 이런 상황이 중장기적으로 적용되니 이제는 이벤트를 종료하고 싶어도 고객들이 생각 이상으로 너무 이탈 하기에 종료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즉, 주객이 전도되어 버리는 것이다.


또한 "할인"이라는 경험이 고객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할인 이란 기존에 약속된 가격의 상품이 너무 팔리지 않기에 가격을 내려 회사가 손해 보더라도 물품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방법으로 인식된다. 즉, 할인이라는 경험 자체가 상품 및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트린다고 볼 수 있다. 연애로 비유하자면, "너무 연애가 하고 싶다! 아무나 나를 대려가죠!"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쿠폰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좋은 쿠폰이란 무엇일까? 많은 경우가 있겠지만 "Are Coupons Hurting or Helping Your eCommerce Business?"라는 글을 보면 쿠폰은 일종의 깜짝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저가 상품을 찾아보고 구매하는 과정 중에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그리고 구매를 잠시 망설이는 지점에서 간헐적으로 제공되는 쿠폰이 바로 그런 쿠폰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개인화된 쿠폰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국에 키 포인트는 쿠폰 자체가 항상 존재하는 "할인"의 요소가 아니라 "선물"처럼 느껴져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도그냥 님의 강의에서 들은 말 중 인상에 남았던 한 가지는 "살 놈 살"이다. 즉 구매를 할 사람은 하고 하지 않을 사람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쿠폰은 일괄적으로 뿌리는 것이 아니라, 구매를 할~듯 말~듯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금 넛지를 주는 쿠폰을 발급하는 것이 (특이 고객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단계에) 브랜드 이미지에도 좋고 고객에게 즐겁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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