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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비 Oct 14. 2020

초기 스타트업의 서비스 피봇

결정은 항상 힘들다

모든 서비스는, 특히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하지 못한 서비스는 항상 변화해야 하고, 또 변화하기 위해서 유연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그것이 말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설령 그렇게 하려고 해도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업무들에 밀려 서비스 자체가 변화하기 쉽도록 내부 데이터 구조  그리고 서비스 구조를 만드는 것은 항상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마치 모두 리펙토링에 대해 알고 있지만 코드를 짜면서 그것을 제대로 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획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전체적이 비즈니스 모델과 내부 데이터 구조를 고려하여 그리고 선순환적이고 요구사항 변경에 열려있는 서비스 기획을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나 막상 실전에서는 그냥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쉬운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서비스 구조 변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데이터 구조를 만들어 달라고 백엔드 쪽에 부탁을 하더라도 백엔드 쪽에서 그래서 향후 서비스가 어떤 부분에서 어떤 방식으로 변경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감을 잡지 못하는 이상 그 요구사항은 단지 공허한 말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스타트업을 하면서 향후 서비스의 변경 포인트와 방향을 미리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그런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반응할지 모르는데 어떻게 세부적이고 장기적인 서비스 변경 계획을 가지고 있을 수 있겠는가. 서비스가 시장에 잘 안착하여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질 수 있지만 지금 당장 생존해야 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중기적인 계획조차 뜬구름 잡는 소리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들은 단기적 계획과 초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획만 한 달 이상, 그리고 개발이 몇 분기씩 걸리는 계획들은 일단 생존이 우선인 스타트업에게 너무 많은 리소스를 요구한다. 그렇기에 추후에 다시 처음부터 발을 해야 하는 경우가 오더라도 방향이 휙휙 바뀌는 단기적 계획과 개발을 진행할 수 밖이 없다. 그런데 또 너무 단기적인 계획들만 있으면 서비스가 산으로 가고 구성원들 또한 어떤 계획과 생각의 방향에 따라 일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불만이 쌓일 수 밖이 없다. 이때 초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초 장기적 계획이란 회사의 궁극적인 서비스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패션 관련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서비스의 세부 기능들은 항상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서비스의 변경과 삭제가 "모두를 위한 가장 품질 좋고 값싼 의류의 제공"이라는 서비스 목표나 "의류 제작 공정 및 유통의 최적화 및 단축"이라는 서비스의 궁극적 전략을 따라가는 것들이 아니라면 사실상 단순히 무작위적인  기능의 추가와 삭제가 될 수 밖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어느 정도 커다란 그림이 잡혀 있다면 어떤 데이터가 앞으로의 서비스 성장에 필수적인 데이터이고 또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설계해야 하는지 또한 감을 잡을 수 있기에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도 코드 까지는 재활용하지 못하더라도 데이터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내부 데이터 적인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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