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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비 Jan 07. 2022

INTP의 데이터 분석 여정 (고행, 고통, 킹받)

그래, 내가 바로 INTP이다!

이전에 어떤 동료와 MBTI로 타인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동료는 자신의 경험상 타인의 MBTI를 알면 그 사람이 어떤지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의 MBTI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지. 나는 그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과연 MBTI는 한 사람을 알아가는데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정보인가? 


반쯤은 그렇고 반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의 주장은 일견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MBTI가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MBTI라는 도구를 통해서라도 타인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왜 타인이 우리와 다르게 생각하는지, 혹은 다르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조차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다른 사람들이 왜 많은 부분에 있어서 감정적으로 결정을 내리는지 잘 공감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약간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이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사고한다는 가정을 가지고 이해해야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나와 다르기에) 못난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MBTI를 통해 개인의 특성에 따라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고, 또 어떻게 다른지 떠듬떠듬이라도 알아가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경우와 마치 0과 1처럼 굉장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타인의 MBTI 정보를 아는 행동 자체는 굉장히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MBTI는 일종의 책 제목 및 목차와 마찬가지인 정보이다. 제목과 목차를 통해 그 책의 대략적인 특성과 내용은 알 수 있지만, 그 책이 진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맥락 간에 숨겨진 의미들, 글이 쓰인 형식, 상세한 내용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다.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MBTI로 그 사람의 경향과 특징을 알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그리고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는 그 사람을 겪어봐야만 비로소 알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을 거치면서 과연 나의 MBTI는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즉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방향의 사고를 하는지 돌이켜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들이 나의 데이터 분석 업무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회고를 해보았다. 


나는 무언가에 대해서 굉장히 심도 있게, 그리고 넓게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에 나는 업무를 할 때 어떤 질문(혹은 과제)을 받으면 그 질문을 바로 해결하지 않는다. 그 질문이 만들어진 계기, 그 질문이 서비스에 대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질문보다 더 상위의 질문을 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하여 더 더 더 추상적인 생각들을 만들어 나아가는 것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좋은 점은 보고서가 거의 전략 기획서처럼 굉장히 퀄리티 있고 신선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쁜 점은 시간이 쫌 갈리고, 또 질문 자체가 너무 간단히 답 가능한 질문이면 내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분석하기 전에 벌써 업무에 질려버린다. 즉, INTP라는 현실성 없는 몽상가 겸 과학자의 특징이 아래와 같은 업무 및 사고 프로세스에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질문 ->

질문에 대한 질문 -> 

근본적인 질문과 연관 서비스의 구조에 대한 생각 및 이해 -> 

질문에 답하기 위한 생각 프레임 조사 -> 

분석 계획 ->

분석 진행 ->

결과


INTP의 특징 중 가장 내 업무에 방해를 끼치는 것은 내가 세세한 것들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수점 자리 나 한국어 오타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이런 사소한 오류들이 쌓이다 보면 나비의 날갯짓 효과처럼 나장에 터지는 경우가 간간히 생긴다. 그때마타 자책감이 든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내 고유의 거시적 포커스 중심의 세부사항 무시 틍징들을 하도 겪다 보니 이제는 나람 나만의 안전장치들을 만들어놓았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은 하루만 하기, 분석하고 나서 다시 한번 체크하기 같은 그런 프로세스들을 귀찮지만 힘들여서 매번 하고 있다.


이렇게 나의 고유한 강점과 단점을 MBTI를 통해 인식하고, 이를 만회하거나 아니면 더 잘 사용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업무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구조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 또한 "INTP이기 때문인가? "라는 생각이 잠깐 머리를 스치지만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름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그래서 당신의 MBTI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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