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lude
하트시그널, 환승연애 이야기로 한창 달아오른 대화판에서 굳이 그 프로그램들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발언을 꺼내 찬물을 끼얹는다. 하지만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점은, 나도 그 프로그램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것이다.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까지가 가짜인지는 아무렴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의심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내게는 없는 출연자들의 용기가 부러워서일지도 모른다.
이 프로그램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과몰입을 유도하는 것은, 연애에 있어서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려서이지 않을까. 그 감정이 진실이든 거짓이듯, 그것을 망설임 없이 표현해 내는 출연자들에게 내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그들이 표현한 감정에 얹혀서, 몇 곡을 깔아본다.
1) Colde - 와르르♥
빠른 속도로 쌓이고, 빠른 속도로 무너진다. 쌓이는 것이 기본 조건이라면, 무너지는 것은 시작이다. 서로가 서로를 무너트릴 때, 무너진 땅 밑으로 무언가가 심어진다.
2) John K - Parachute
이성적 기능이 마비되는 순간, 판단은 어려워진다. 그래서 우리는 이성이 돌아오기 전 섣부른 판단을 멈춰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이성적 기능이 마비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판단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모든 경고를 무시하고, 그렇게 뛰어내린다.
3) 존박 - 네 생각
누군가 한 말처럼 부재가 존재를 증명하는 것일까. 아니면 부재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일까.
4) 샘김 - Love Me Like That
가장 담백했어야 할 한마디에 자꾸 부연 설명이 늘어난다. 상대는 한없이 완벽해 보이고, 나의 불완전함이 도드라진다. 다시 한번, 가장 완벽하고 담백한 한마디가 필요하다.
5) Leon Bridges - Beyond
모든 게 너무나 완벽하게 맞아떨어질 때, 그곳에는 분명 두려움도 있다. 상상해 본 적 없는 저 너머를 훔쳐보게 된다. 해가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지고, 작은 빛으로도 충분히 빛나는 밤이 찾아오는 그런 순간이다. 더 이상 설명하는 것을 멈춘다.
그렇게 또 한 화가 끝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