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지에 유명한 놀이공원이 있다면 웬만하면 방문해 보는 편이다. 이번 여행은 여행지가 전 세계이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큰 놀이공원인 미국 디즈니월드에는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었다.
디즈니월드는 다른 유명한 큰 놀이공원 규모의 놀이공원 4개가 붙어있고 내부 리조트만 2~30개가량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놀이공원당 하루종일 놀아야 할 규모이며, 놀이공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놀거리들도 있어서 제대로 둘러보려면 일주일은 잡아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시간도 부족하고 돈도 부족하기에 3박 4일을 있으면서 2개의 놀이공원만 방문해 보기로 했다.
놀이공원 하나하나의 규모는 다른 해외의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와 비슷했다. 놀이공원들 사이의 거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였기에 한 놀이공원에서 다른 놀이공원은 연결되지도 않고 보이지 않아 딱히 와 커다란 느낌을 오감으로 느끼지는 못했다. 이런 놀이공원이 4개가 같이 있다니, 이런 리조트가 수십 개가 더 있다니 같은 상상으로만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평일에 방문해서 그런지 놀이기구를 타는 줄 대기가 생각보다는 없었다. 대부분 20분 안에 탈 수 있었고 인기 있는 놀이기구만 붐비는 시간대 한정으로 50~60분 정도 대기가 있었다. 다른 놀이공원과 마찬가지로 돈을 더 주면 바로 들어갈 수 있는 패스트패스 같은 느낌의 티켓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티켓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예상대기시간이라고 적혀있는 시간은 희망고문인 경우가 많았다.
인기 있는 놀이기구 한번 타려고 몇십 분을 기다리다 줄 끝에서 돈을 더 내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니 역시 돈이 좋긴 좋구나 싶었다. 언젠가 SNS에서 한번 그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자녀들과 함께 놀이공원을 방문해서 힘들게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돈을 더 내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고 허탈했다고. 자녀들이 자신들의 노력이 돈으로 인해 물거품 되는 광경을 보는 것이 교육에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패스트패스 제도를 없앴으면 좋겠다고.
그 글의 댓글에는 옹호의 댓글과 비난의 댓글이 함께 존재했던 것 같다.
문득 놀이기구를 기다리다 예전에 봤던 이 글이 떠오르며 지금 그분의 자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자랐을지가 궁금해졌다. 시간을 돈으로 사는 사람들을 보며 너도 너의 가치를 높여 돈을 많이 벌어 시간을 돈으로 사라고 하는 교육이 아니라 돈 많은 사람들이 돈으로 애초에 시간을 못 사게 만드는 게 올바른 세상이라고 주장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어떤 경제관념을 가지고 자랐을지 궁금해졌다.
나는 내 아이를 낳으면 꼭 놀이동산에 데리고 와 패스트패스를 구매할 돈이 있더라도 구매하지 않고 줄을 길게 새워 패스트패스를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보게 해주고 싶다. 아이가 직접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최고의 자본주의 교육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