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네가 지나간 방향으로만 불고,
꽃은 아직 피지 않은 약속을 품은 채 흔들려.
너는 시간의 틈으로 떨어졌을까.
햇살이 어깨에 닿을 때마다,
내 그림자도 네 쪽으로 길어졌다.
한낮이 저물고, 구름마저 갈 곳을 잃을 즈음
네가 마지막으로 건넨 눈빛을
가끔 꺼내어 바라본다.
나는 여전히, 이 자리에 앉아 있어.
모든 것이 멈춘 계절 한가운데에서
너라는 봄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