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온 가을 안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가을을 바라보며

by 챤현 ChanHyeon

이번 주는 내내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마저 내렸다.

겨울이 온다더니 계절이 이렇게 금세 표정을 바꾸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길이 노랗게 물들었다.

짧은 순간이나마 가을을 느껴 행복했다.

노랗게 물든 길을 걷는데 작은 은행잎 하나가 내 뺨을 스치며 땅으로 떨어졌다.

아름다운 추락. 가을은 그렇게 아름답게 진다.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길가에 서서 떨어지는 은행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바라봤다.


계절은 늘 곁에 머무를 것처럼 다가왔다가 금세 흘러간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계절만큼은 항상 '돌아왔다'라고 말한다.

지금 내 앞에 떨어진 은행잎도 분명 처음 보는 풍경이자 다시 오지 않을 풍경이다.

우리는 분명 처음 마주하는 풍경을 보면서도 익숙한 듯 '또 가을이 왔네'라고 말한다.


항상 새로운 계절인데도 익숙하다고 느끼는 건 내가 그 시간을 바라보는 게 비슷해서일까.

그러나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듯, 작년과 올해의 나는 너무나도 다르다.

어제보다는 나은 내가 있기를 바라며 또 하루를 살아간다.

다시 오지 않을 이 풍경을 눈에, 마음에 새기며 나는 감사함을 느끼기도 한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가니 그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야지.

내 품에 쏙 들어온 샛노란 은행잎을 보니 마치 가을이 그렇게 말해주는 것만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집착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