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근육의 중요성
글 쓸 때 가장 중요한 근육은 어디일까? 타이핑을 하거나 손글씨를 쓰려면 손이나 팔 근육도 중요할 것 같고, 계속 모니터를 봐야 하니 목이나 어깨 근육도 중요할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단연 이 근육이 최고라고 말한다. 바로 엉덩이 근육!
"글은 엉덩이로 쓰는 겁니다."
글쓰기 강의를 듣거나 관련 책을 읽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다. 글 쓰는 데 무슨 엉덩이 근육이 필요해? 이렇게 반문한 적도 있다. 그러나 그 이유를 듣고 나면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오오, 엉덩이! 찬양하게 되는 것이다. 글을 쓰려면 오래 앉아있을 수 있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걸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엉덩이 근육이다.
나는 브런치 글 하나를 써서 올릴 때도 최소 30분은 걸린다. 30분이라는 것도 이미 쓸 주제와 내용을 전부 구상해 두고 단어나 문장 몇 개만 수정하여 올렸을 때의 시간이다. '오늘은 뭘 쓰지?' 구상하는 단계부터 시작하면 1시간도 족히 넘는다. 글이 잘 써지지 않아 아예 몇 번 쓰다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이내 포기한 적도 있다. 그 시간 동안 의자에 꼼짝없이 앉아 백색의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어야 하니 단단한 엉덩이 근육이 왜 중요한지 몸소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난 요즘 스쿼트를 열심히 한다. 남들 들으면 무슨 무게 팍팍 치는 줄 알겠지만 홈트레이닝으로 하루 100개만 한다. 뭐든지 계획은 심플해야 해내는 맛이 있다. 계획이 거창하면 거창할수록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못 지키면 스스로 자책한다. '아, 나는 이 정도 계획도 못 지키는 나약한 사람이었어.' 하지만 심플하게 계획을 세우면 금방 지킬 수 있다. 하루 100개의 스쿼트, 못할 것도 없다. 후다닥 하면 단 5분 안에 끝낼 수 있다.
글만 쓰고 앉아 있으니 몸이 찌뿌둥하고 밤에는 잠도 잘 안 온다. 운동이 중요하다는 건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으니 굳이 여기서까진 말하지 않겠다. 스쿼트로 엉덩이 근육을 키우면 오래 앉아있어도 엉덩이가 아프지 않다. 직관적으로 봐도 그렇다. 근육이 있어 단단해져야 뭐든지 잘 해낸다. 오래 앉아 있는 것도, 글을 잘 쓰는 것도. 큰 근육을 다루는 운동이니 밤에는 잠도 잘 온다. 글 쓰려면 체력도 있어야 하니 스쿼트만한 게 없다.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네. 글 성장과 함께 엉덩이 성장을 위해서라도 나는 매일 스쿼트를 한다. 스쿼트, 스쿼트, 스쿼트!
*맞춤법 검사로는 스쿼트가 아니라 '스쾃'이 맞는 표현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