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인생의 낭비라면서요

하지만 끊지 못하는 이상한 이유

by 챤현 ChanHyeon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손가락을 멈출 수 없다.

30초 단위로 나를 자극하는 사진과 영상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SNS. 인생의 낭비라는 말이 사실인 것 같기도 하다. 넋 놓고 보고 있으면 몇 분이 뭐야, 한 시간도 훌쩍 넘어가 버린다. 지금까지 뭘 한 거지? 분명 시간이 지나 있는데 얻은 건 없다.


방금도 그랬다.

인스타그램 친구가 스토리를 올렸다는 알림이 왔다. 무시해도 됐건만, 한 번 눈에 들어오면 쉽게 무시가 안 된다. 결국 알림을 눌러 스토리를 확인했다. 그러고 바로 나오면 될 것을, 나는 또 다른 피드를 확인했다. 자신의 인생 한 조각을 전시해 둔 일종의 전시장 같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교훈을 얻는 게 아니라 '부럽네. 왜 내 삶은 이렇지?'라고 느끼는 게 문제다. 피드를 확인하면서 내려가면 친구 추천이 나오는데, 소름 돋게도 연락처도 없고, 그냥 잠깐 같이 일했던 사람의 SNS가 보인다. 어떻게 알았지? 내가 이 사람이랑 아는 사이라는 건.


호기심은 시간을 죽인다.

결국 또 들어가서 본다. 이걸 염탐이라고 하나? 팔로우도 되어 있지 않은데 들어가서 그 사람이 어떻게 사나 보는 거니 염탐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스스로도 징그럽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일 당할 일말의 건더기도 없다. 누가 내 삶을 궁금해하진 않을 거라 확신하니까. 그래도 만약 당한다면 분명 싫다. 보여주기 위한 SNS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염탐은 피하고 싶다. 그 사람 피드를 다 보고 나서야 반성한다. 변태. 저 사람은 내가 하나도 궁금하지 않을 텐데, 난 뭐 하고 있는 거야? 흔적 하나 남지 않게 조심하면서 SNS를 빠져나온다.


별 도움도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끊지 못한다.

인생의 낭비, 그래도 하고 싶은 마음. 나도 내 속을 알지 못하겠다. 길티플레져라고 하나? 죄책감이 들고 하지 말아야 하는 걸 알면서도 나에게 재미를 주는 것. SNS가 딱 그렇다.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하게 된다. 중독이라고 말하기에는 그 정도로 심각한 건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잘 됐지. 심각해지기 전에 그만두자. 현실을 빠르게 깨치고 SNS를 끈 나를 칭찬한다. 글이나 쓰자. SNS 그만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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