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피엔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
끝났다. 영화도, 내 학창 시절도, 그들의 학창 시절도.
두 주인공이 갈림길에서 각자의 길로 나아가는 장면이 생생하다. 갈림길은 선택을 뜻한다. 그러나 내가 선택하지 않아도 길은 이미 갈라져 있다. 두 주인공, 유우타와 코우가 그 장면을 마주했다. 이미 갈라진 길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길로 향했다. 한때 함께 음악 동아리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듣고, 어른들을 비웃었던 그들이다. 그러나 청춘의 성장은 두 사람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코우는 저항을 꿈꾼다.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이렇게 살다간 남은 자유마저 빼앗길 것만 같다. 그러나 사회는 코우를 이미 차별하고 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어느새 학습된 차별은 코우를 점점 꺾어간다. 사회를 바꾸고 싶지만 아직은 그 힘이 미약하다. 반대로 유우타는 현실에 안주한다. '이왕이면 즐겁게 살다 죽고 싶다.' 유우타는 교장선생님의 차에 조금 질 나쁜 장난을 쳤을 뿐이고, 빼앗긴 DJ 장비를 되찾고 싶었을 뿐이다. 감지 체계 자체를 망가뜨리려는 노력은 없다. 학교의 감시 체계는 두 사람을 각자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지만, 그 어떤 것도 옳다고 말할 순 없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청춘의 아픔을 겪고 있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해피엔드는 없다. 그저 각자 살아가는 방식을 정했을 뿐이다. 유우타와 코우 외에도 함께 지냈던 소꿉친구들은 각자의 길을 택했다. 조금 부서지고, 조금 망가지더라도 각자의 속도로 어른이 되어 간다.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다. 각자에게 해피엔드.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
+ 영화에 대한 정보 전혀 없이, 그저 포스터만 보고 갔다.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라고 하니까. 일본영화 특유의 슴슴한 맛은 있었지만, 청춘에 대한 성장과 아픔을 보여주고 있어 즐겁게 감상했다. 저런 세상이 온다면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어른과의 마찰 속에서, 학교의 감시 속에서, 그리고 사회의 억압 속에서. 과연 나에게는 해피엔드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