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저를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
공저 신청서를 내고 나니 마음이 들떴다.
드디어 나도 첫걸음을 떼는 걸까? 내 이름 석 자가 적힌 책이 세상에 나온다는 상상은, 곧 다가올 미래에 대한 짜릿한 기대를 안겨주었다. 물론 아직 아무것도 시작한 건 아니다. 그래서 더 설레는 걸지도 모른다.
공저는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책이다. 그래서 내가 가지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과연 나는 이 여정이 끝난 후 '작가'라고 떳떳하게 불릴 수 있을까? 글쓰기를 이제 막 시작한 나에게 중요한 건,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 하나였다. 하나의 주제로 책 한 권 분량을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얼마나 숭고하고 멋진 일인지 알기에 출발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예전에는 신춘문예 등단이 작가가 되는 유일한 출발점인 줄 알았다. 일종의 시험 같은 거라고 할까? 작가 자격증이라는 게 있는 것도 아니고, 경력을 쌓아야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작가라는 직업은 꽤나 두루뭉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공저로 책을 한 권 낸다고 해서 내가 작가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시작점을 통과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했다. 주변에 책을 쓰기로 했다고 말한 뒤로 나는 이런 표현을 썼다. 'Pre-Debut'
신청서를 작성하고 며칠이 지났을 무렵, 대표 작가님의 단톡방 초대 링크가 도착했다. 파티 초대장을 받는 기분이 이런 걸까? 설레는 마음에 손가락으로 꾸욱, 링크를 눌렀다. 함께 하기로 한 작가는 나를 포함하여 총 4명. 생각보다 적은 인원, 오히려 좋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에도 나는 공저 책을 읽어본 적이 있다. 적게는 6명, 많게는 10명이나 되는 사람이 한 권의 책을 썼다. 피자 L 사이즈를 8명이 나눠 먹으면 그만큼 내 분량이 줄어든다. 배부르게 먹으려면 피자 L사이즈 한 판을 두세 명이서 나눠 먹어야 한다.
내가 이 책에 차지하는 분량이 많아진다는 건, 곧 이 책에 들이는 공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이 정도밖에 쓰지 않고서 과연 내 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직 책 한 권 내본 적 없는 나였지만 그럼에도 내 책이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는 내가 차지하는 분량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원수가 많은 아이돌 그룹에서 한 멤버가 고작 5초의 지분만 가져갔을 때 느끼는 심정을 내가 맛보고 싶진 않다고나 할까.
나를 제외한 세 명의 작가는 이미 책을 써 본 경험이 있었다. 그 말은 즉, 내가 배울 점이 많다는 뜻이다. 주제 선정부터 원고 작성, 표지 디자인 등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나는 지금 분명히 출발선에 서 있다. 천천히 달려가도 좋다. 그 끝엔 분명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거니까. 이 한 걸음이 나를 작가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