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릴 책을 쓰려면 트렌드를 파악하자
첫 미팅 전, 어려운 미션이 주어졌다. '나를 파악하라.'
설문지를 받은 나는 글쓰기로 이루고 싶은 성취나 목표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과연 내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내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단순히 출발선에 서고자 했던 프로젝트였다. 설문지를 받아 답을 적어가면서 나는 애매했던 마음이 단단해지는 걸 느꼈다. 모래에 물을 부어 단단해지는 것처럼.
첫 미팅의 주제는 우리가 쓸 책의 '주제 선정'이었다.
정말 단순하게도, 나는 우리가 쓰고 싶은 주제를 하나로 묶는 줄 알았다. 전혀 아니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타겟 분석을 기반으로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고 했다. "트렌드에 맞는 글을 써야 독자가 읽어 줍니다." 이현정 작가님은 강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대마다 유행하는 주제가 있다고도 했다. 좋아하는 책만 읽었던 나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충격에 휩싸였다. 책에도 유행하는 주제가 있다고?
컨셉은 확실하게 정했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이 말은 곧, 소중한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적자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좀 더 다듬고 다듬어서 예쁜 말들을 써야 할 테다. 컨셉은 정했으니 이제 주제가 남았다. 주제는 일주일간 온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분석해서 정하기로 했다. 시장조사는 처음이었다. 모든 게 처음이니 당연히 이것도 처음이다.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직장 관련 에세이나 감성에세이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었다. 그리고 드문드문 눈에 들어오는 단어도 있었다. '철학' 유명 아이돌이 철학자의 책을 읽는다고 해서 더 유명해졌다고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게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보였다.
철학이라... 그 단어를 보자마자 떠오르는 건 아리스토텔레스나 데카르트와 같은 철학자의 이름, 그리고 졸면서 듣던 윤리 수업 시간. 그래도 철학이 주는 삶의 방향은 확실했다. 누구나 좌우명을 정할 때 철학자의 한 줄을 가슴속 깊이 새겨둔다. '너 자신을 알라' 라든가,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라든가. 그래, 누구나 문장 한 줄은 마음에 품고 살잖아요! 다만, '내가 과연 철학을 주제로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철학 전공도 아닌 내가 철학에 관한 책을 쓴다고? 걱정이 하나 늘었다. 기대도 하나 늘었다. 해보지 않았다면 이제부터라도 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