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주제는 한 문장이어야 한다
"책의 운명을 결정짓는 첫걸음은 주제 선정이다. 그리고 주제는 단 한 줄이면 된다."
-2주 차 회의에서 나온 가장 감명받은 문장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베스트셀러에 대해 조사하는 게 1주 차 과제였다. 온라인 서점에서 주간, 월간, 연간 차트를 훑으며 어떤 장르의 책이 인기가 많은지 살폈다. 부담 가질 필요 없다는 작가님들의 조언과 응원 덕분에 마음 편히 과제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마냥 마음 편히 있을 순 없었다. 앞으로 내가 써야 할 글이니까.
베스트셀러는 어느 한 분야에 쏠려 있지 않았다. '에세이'라는 장르 안에도 주제는 다양하다. 직업적 경험을 쓴『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작가의 경험을 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심리학에서 출발하는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와 독자에게 공감과 응원을 주는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까지. 에세이의 표정은 무궁무진하다. 이래서는 도저히 트렌드를 잡기 어렵겠는데?
서로 조사한 자료를 모아 2주 차 회의를 진행했다. 가장 많이 언급되고, 요즘 화제인 키워드는 역시나 '철학'이었다. 유명인의 힘은 새삼 위대하다고 느꼈다. 다소 어려운 주제였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클 것이다. 어려워 보여도 결국 한 문장에서 출발한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라면 마음속에 콕, 박히면서도 울림이 깊은 문장이어야 한다. 철학자의 문장과 이 문장에 맞는 우리의 경험. 이를 합치면 좋은 글이 탄생할 것만 같았다. 공저는 여러 사람이 함께 책을 내니 그 장점을 살리는 게 좋다. 여러 사람이 각자의 생각을 갖고 글을 쓰면 다채로운 색을 낼 수 있다. 철학이라는 중심 주제에 맞춰 다양한 목소리를 싣기로 했다.
바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줄 알았는데, 아직 해야 할 게 남았다. 공저의 장점은 다양한 색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책이 검게 물들어버린다. 조화로운 책을 쓰기 위해 우리는 한 가지 작업을 하기로 했다. 우리가 가진 컨셉이나 주제와 비슷한 책을 선정해 다 함께 읽어보고 좋은 문장을 필사하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면 직접 먹어봐야 하듯, 좋은 책을 쓰려면 좋은 책을 읽어봐야 한다. 출발선에서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한 첫걸음을 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