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염은 지나간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문제

by 챤현 ChanHyeon

어떤 고통은 알면서도 괜히 느끼고 싶어지는 법이다.

꽤나 변태 같은 첫 문장이지만, 이건 구내염에 대한 이야기다.

며칠 전 크게 하품을 하다가 볼 안쪽 살을 씹었는데 그 자리가 그대로 헐었다.

하얗게 올라온 구내염 자리를 보고 있자니 '또 시작이구나'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구내염을 달고 살아서 그런지 이 지긋지긋한 통증은 너무나 익숙하다.

물론 익숙하다고 해서 아프지 않은 것도 아니고, 아무렇지 않은 것도 아니다.

혀를 갖다 대면 무시 못할 찌릿한 통증이 나를 괴롭힌다.

마치 '나 여기 있어요. 설마 잊은 건 아니죠?'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럼 나는 바나나향이 나는, 리도카인이 함유된 연고를 발라 고통이 잠잠해지길 기도한다.


아픔은 생각보다 쉽게 통제되지 않는다.

살면서 겪었던 수많은 아픔과 상처들, 나는 능숙하게 해결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저 버틴 거였다.

잘 뛰어넘은 게 아니라 시간이 해결해 주길 기다렸을 뿐이다.

나에게는 아픔을 해결할 능력이 없었고, 그걸 도와줄 사람도 없었다.

시간은 꽤 훌륭한 약이라, 내가 그 아픔에 익숙해져 무뎌질 때쯤이면 원인은 사라져 있었다.

구내염도 그렇다. 아무 약을 바르지 않아도 결국 시간 앞에서는 속수무책.


나는 이제야 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인생의 여러 관문은 사실 내 마음대로 되는 게 거의 없었다는 것을.

쓰라린 자리에 연고를 바르면 익숙하지 않은 이상한 기분이 든다.

나아가는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구내염이 있었냐는 듯 사라지지.


며칠 뒤에 나는 또 밥을 먹다가 혀를 씹을지도 모른다.

그럼 또 바나나향이 나는, 리도카인이 함유된 연고를 바를 거다. 투덜대면서.

그래도 괜찮다. 어차피 이 아픔도, 결국은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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