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챙총, 니하오에 불쾌했어?

별거 아닌 일에 인종차별 당했다고 오해하지 마셈

by 이프로

'하우 아 유!' '헬로우' 라고 한국을 방문한 독일인이나 스페인 사람에게 인사했다가 '노! 잉글리쉬! 소이 에스빠뇰!' '노, 하우 아유, 구텐탁!' 이라고 야단 맞은 경험이 있는가?

그들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유럽국가 출신이어도 우리가 영어로 인사를 해오면 미소지으며 영어로 화답 해준다.

우리가 보기엔 서양사람, 백인이어서 그들의 말이겠거니 싶어서, 그리고 할 줄 아는 외국어라곤 영어밖에 없어서 '하이!' 하고 영어로 인사해던 것인데 사실 그들은 백인이라는 공통점만 가졌을 뿐 독일인이거나 프랑스인 혹은 벨기에인 일 수 있었을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백인이건 북유럽에 사는 백인이건 우리에겐 아메리카 합중국에 사는 백인 미국인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고 백인은 곧 미국인일 것이라는 생각에 별뜻 없이, 하지만 반갑게 인사를 건넨 것일 뿐이다.


우리를 여행지에서 본 베트남 사람이나 중동 사람이 '니하오?' 나 "고니찌와' 하고 인사를 건낸건 아마도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일본인이나 중국인, 한국인이 다 비슷하게 보일테니 별뜻 없이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고 했던 것이다.

그 대목에서 정색을 하며 "노! 니하오! 안녕하세요,라고 해야지!" 라고 목청을 높이면서 무섭게 눈을 뜨면 상대는 지었던 미소를 거두며 어색하게 '안녕하세요'를 따라하거나 의아하게 쳐다 볼 것이다.


"왜 저래?"


어느 나라, 민족이나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고 기준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특성이 있으나 대한민국은 단연코 선두권이라 생각한다. 역사를 보건데 대부분의 지난 과거 동안은 주변 강대국들에게 침략당했거나 '대국'을 알아서 떠받들고 모시는 굴욕적인 관계를 지금 이 순간까지 이어오고 있는데도 근거없는 '우수한 단일 민족' 자부심과 현대와 삼성같은 재벌 기업이 펼치는 글로벌 영업활동을 보면서 까닭없이 국뽕을 한껏 끌어올리는 '조선 민족은 우월하다'는 믿음은 상상외로 견고하다.


반만년 역사의 코리아를 몰라보고 '니하오'라니, 이 무슨 망발인가! '고니찌와'일 때는 좀 덜 분노 하는것 같은데 중국 사람 취급에는 대부분 불쾌해 한다. 젊은 혈기로 '양키 고 홈'을 외치며 문화원도 쳐들어가고 대사관도 점거하지만 자식은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애플 주식 사모으는 대한민국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들이 흔한 세상이지만 미국에 꼼짝 못하고 굽실대는 정책을 지금 이순간까지 100년 넘게 이어오기 전에는 수백년 동안 중국을 대국으로 받들어 모신 것은 팩트이다. 아버지 나라, 큰 형님 나라로 여기고 왕세자도 결재받아 책봉하더니 친미로 정책을 바꾸고 미국의 쉰한번째 주가 아닐까 싶은 정도로 재롱도 부리면서 중국에게는 아니꼬운 눈빛을 던지더니 이제는 어디 나가서 중국인으로 오해받는 것을 치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tempImagei73iLd.heic

그리고, 단일 민족이라니, 이게 가능키나 한 일인가?

전쟁이 일어나면 노략질과 더불어 여자는 애 어른 할 것없이 잡아갔고, 잡아가서 뭘 했는지는 뻔하다. 조선시절에는 정권이 무능하면 나라에서 알아서 처녀들을 모아다 중국에 바치기도 하면서 피는 섞였고, 조선 건국 이전 이성계가 소시적 활약했던 함경도 끄트머리의 국경 부근에서는 자연스럽게 타민족과 섞이는 것이 흔했을 것이다. 간혹 하멜이나 처용같은 이들이 방문하여 '밤드리 노니다가' 보면 혼혈아가 생기는 것도, 일본이나 동남아 민족들이 고기잡이 하러왔다가 들러서 갯마을 처녀와 눈이 맞아 '다문화' 가정이 생기는 것도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 일인 것이다.


다른 민족들과 피가 섞이는 일은 불가피했겠지만 그래도 대다수는 생김새가 비슷하고 '성정'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반도 국가 사람들끼리 '동질감'을 가지게 된것은 수긍이 가는데 이 작은 나라에 산이 많다보니 큰 산맥을 기준으로 분리되어 살아온 지역끼리는 크게 보면 비슷하지만 어딘가 좀 다른 공간적 '차별점'을 가지게 됐는데 이것이 역시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지역 감정이 되었다.

전라도와 경상도가 앙숙이 되었고 함경도와 평안도도 견원지간처럼 되었다.

도시화로 고향이 사라지고 지연과 혈연이 희미해진것 같지만 2년마다 돌아오는 선거철이면 여지없이 이 나라는 고구려, 백제, 신라로 명확하게 나뉘는걸 볼 수 있다. 선거가 끝나고 새 정부가 들어서 후속 인선과정을 보면 지연과 학연, 혈연은 분명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며 '우리가 남이가?'의 연속적이고 구태의연한 모습을 지치지도 않고 되풀이한다.


삼국시대를 품고사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때때로 한마음으로 분노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있으니 대한민국이라는 자랑스러운 출신국을 다른 외국인이 오해하는 경우이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그리고 여행자인 한국인을 자주 접하게 되는 공항의 '삐끼'나 저자거리의 상인들이 흔한 경우인데 일반인들도 한국인을 다른 동양국 출신인으로 오해하는 일이 적지 않다. 그들은 '칭챙총' '니하오' 혹은 '고니찌와'로 지나치는 한국인을 향해 인사를 날리는데 이 가벼운 인사 한마디가 일부 과민한 한국인들의 피를 끓게하면서 난데없는 국뽕의 부적절한 자부심으로 외국인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노, 니하오! 안녕하세요! 노 재패니즈! 아임어 코리안! 두 유 노우 샘숭? 헌다이?


한국인인 자신을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큰 결례이고 특히 중국인으로 오해하는 것은 굴욕으로까지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코리안임을 언성 높여가며 자랑스럽게 밝혔는데 이렇게 불난 애국 한국인에게 휘발유를 끼얹는 질문이 이어질 수 있으니 그것은 바로 "노스? 오아 싸우스? 두 유 노우 김정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극도의 자제력으로 참고있던 분노가 마침내 터져나온다.


"노, 노 노스 코리아! 노스 이즈 배드, 아임 싸우스. 싸우쓰 코리아!"

대학 가는 입시생들도 한국사를 배우지 않아서 한국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왜 해방은 1945년이고 건국은 1947년인지 아는 학생이 드문 상황인데 동남아 시장에서 코끼리 바지를 팔고 있는 태국 아줌마가 한국 전쟁 이전과 이후의 한국 상황과 남북간의 정치적 군사적 대립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을거라는 기대는 너무 지나친 것이다.

다행히 그들도 우리가 분단국가인 줄은 알고 있다니 친절하게 나는 남쪽에서 여행 온 사람이라고 설명해 주고 지나가면 될 일이다.


칭챙총을 백인이 경멸하는 톤으로 우리에게 했다면 인종차별이나 비하라고 여길만 하지만 우리 중 일부가 외국인들을 부를 때의 비하적 표현도 상당한 수위를 넘나든다. 중국인들을 싸잡아 '짱깨'로 부르고 필리핀, 태국, 베트남, 스리랑카,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싸잡아 비하적 뉴앙스로 '다문화'라고 부르는 것도 정정해야 할 호칭이다. 남미 사람들을 '맥짱'이나 '아미고'로 퉁치고 중국의 조선족은 모두 영화 "범죄도시"속 인물로 여기는 일반화의 오류 속에 이도 저도 아닌 탈북민들은 유례를 찾기 힘든 차별 문화에 견디지 못하고 도로 북한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한국에서 조선인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BTS와 오징에게임, 블랙 핑크가 화려한 신곡을 선보이는 대한민국을 일부러 얕잡아 보려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외국에서길을 걷다가 접하게 되는 '니 하오' 인사에는 '안녕하세요'를 가르쳐주고 '북한인지 남한인지?'를 묻는 외국인에게는 북한 주민이 해외여행을 나오기란 정말 어려운 사정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거나 어려우면 그냥 미소 띤 얼굴로 '남쪽'이라고 답해 주어도 충분할 것이다. 누군가 아프리카 사람이 수단에서 왔다고 하면 얼마전 남북으로 분리된 수단의 사정을 아는 이는 자연스럽게 '남 수단'인지 '북 수단'인지 물어보고 싶지 않겠는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인이상 주문 가능, 공기밥 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