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이름
어릴 때부터 궁금했어요.
영국은 영국이라고 부르면서 프랑스는 왜 그대로 프랑스라고 부를까? (불란서라는 한자식 이름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중국과 일본의 영향으로 우리는 다른 나라의 이름을 대부분 한자어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별로 비슷해 보이지 않는데 <잉글랜드>를 <영국英國>으로 <아메리카>를 <미국美國>으로 부릅니다.
나중에 중국어를 배워보니 중국어식 발음으로 하면 조금 비슷해지긴 하더군요.
중국은 <프랑스>를 <법국法國>으로 <도이칠란트>는 <덕국德國>으로 부르는데 우리는 이들 나라 이름은 일본식으로 <불란서佛蘭西>, <독일獨逸>이라고 부르네요.
러시아를 <러시아>로 네덜란드를 <네덜란드> (혹은 홀랜드나 더치)로 부르는 것처럼 원어대로 불러주는 게 맞는데 그동안의 관습 때문에 바꾸기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나라 이름 중에 유독 <~이아 ia>로 끝나는 나라와 지명이 참 많아요.
이탈리아, 소말리아, 러시아, 불가리아, 이베리아,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에스토니아, 베네치아...
ia가 라틴어에서 <나라>라는 뜻의 어미라고 합니다. 근데 여기서 갑자기 아프리카 소말리아가 툭 튀어나온 이유는 유럽이 아프리카를 마구 가져가던 시기에 국명이 지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한자 국명이 대부분 <~국>으로 끝나는 것처럼 <~랜드>로 끝나는 국명이 참 많아요.
아이슬란드, 잉글랜드, 도이칠란트, 네덜란드, 그린란드, 뉴질랜드, 핀란드, 스위츨랜드, 아일랜드...
뭐 랜드가 땅이라는 뜻이 있으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이건 영어 <랜드>가 아니라 독일어 <란트>에서 유래한 걸로 볼 수도 있습니다. 스펠링은 같은데 독일어가 단어 끝에 d가 오면 트로 발음하니까 그렇게 된 것 같네요.
<~스탄 stan>도 땅이란 뜻에서 나온 지명입니다. 페르시아어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 전역에 퍼져있네요.
<~부르크 burg>도 <~버그, 베르크 berg>도 지명, 국명에 자주 사용됩니다.
함부르크, 룩셈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세인트 피터스버그), 요하네스버그, 린덴부르크, 하이델베르크, 잘츠부르크...
부르크, 버그, 베르크는 <성>이라는 뜻인데 성이 도시를 감싸고 있으니 도시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성안에는 전문직, 귀족 계층들이 살았겠지요. 그래서 성안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인 <부르주아>가 나왔습니다. 성안에 사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러시아 쪽으로 오면 <~그라드 grad>가 눈에 띕니다.
예전 지명인 레닌그라드, 스탈린그라드, 베오그라드, 볼고그라드...
그라드도 성으로 구성된 도시라는 뜻인데 슬라브 족 언어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그럼 스페인은 왜 스페인이 됐을까요?
스페인에는 예전에 토끼가 많았다네요. 스페인 땅을 점령하고 있던 페니키아인들이 산토끼 많은 나라라는 뜻에서 히스파니아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에스파냐로 변했고 우리는 미국인들이 부르는 스페인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