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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찬 Jul 14. 2024

무엇을 위한 만남이었는가

클라이밍, 요가 다음에 액티비티

12월 30일 눈 많이 오던 날.

온 세상이 하얬다.

곧 강한 눈이 내리면서 폭설 주의보가 내리기 직전이었다.


'이 정도면 오늘 약속 취소되겠지'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 그들은 미쳤다. 이 눈보라를 헤치고 간다고?? 하..




이날 모임은 요가 원데이 클래스 후 뒤풀이부터 시작되었다. 무료한 회사생활에 지쳐서인지, 다들 만나는 사람이 없어서 인지, 이 모임에서 안 해봤던 걸 하는 거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있었나 보다.

다음엔 스포츠 몬스터 가실래요?

민진의 발언을 시작으로 다들 좋다면서 인터넷으로 예매할 수 있는지 보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가능한 날짜엔 이미 매진이었고 민진의 동네 근처인 수원에 바운스슈퍼파크가 대체 장소로 떠올랐다. 그날 우린 수원 바운스 슈퍼파크로 가기로 결정하였다.


나, 호야, 엘라, 이안, 민진 원정대 결성.

(재중은 우릴 두고 상하이로 떠났다.)



우리 넷은 눈보라를 헤치고 송파에서 수원까지의 여정을 떠났다.

그런데 왜 우리가 중간지점도 아닌 송파에서 출발을 했을까?

엘라가 '자기는 꼭 요가를 해야겠다.' 하여 나머지 셋이 엘라의 요가원 앞으로 모이기로 하였다.

(민진은 수원에서 이미 대기 중이었다.)


가는 길부터 난관이었다.

눈은 더욱 몰아치고 있었고 이른 낮부터 이미 하늘은 저녁 시간과 같았다. 옆 차의 빠른 속도로 인해 먼지 덮인 눈이 우리 차량 앞 유리 시야를 가려져 차 안 모두 '으아악' 하지 않나. 그날 하루의 조짐이 이때부터 시작이었나 보다.


역경 끝에 우리는 수원 바운스 슈퍼파크에 도착하였다.

민진은 문 앞에서부터 우릴 반겨 주었고 다들 여기 오다가 죽을 뻔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이미지 출처- https://m.dnews.co.kr/m_home/view.jsp?idxno=202009150955236750158

도착한 이곳은 생각보다 큰 규모에 많은 액티비티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트램펄린, 집라인 등 여러 기구들이.

그리고 어린아이들도 많았다.

여기 어린이 부모님들이 우리보다 살짝 위로 보이는데 우리 여기서 놀아도 되는 거 맞아..?

생각보다 큰 규모에 궂은 날씨에도 생각보다 많은 인원으로 인해 정신없는 액티비티였다.

예전 놀이터 정글짐에서 놀던 추억도 나고 트램펄린 뛰면서 '방방'이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 어른이야.. 서른이야..


이 나이에도 이렇게 노는 게 즐겁다니.

같이 놀던 꼬마들은 우리가 얼마나 철없는 어른처럼 보였을까


처음 가기 싫고 여기 올 때 겪은 고행은 잊고 열심히 놀았다. 여기 슬로건처럼 어중간하게 놀게 두진 않네.
(광고 아니고 
내돈내산)


열심히 놀았으니 수원에서 유명한 맛집을 또 찾아가야지.

민진의 추천으로 우린 수원 영통 치킨집으로 향하였다.

찾던 치킨집이 눈앞에 보이고 주차장 입구 진입.


'빵!'


오른쪽 뒷바퀴에서 나는 소리였으나 처음엔 뭐 잘못 밟은 줄 알았다.

주차를 하고 보니 뒷바퀴 타이어가 터졌더라.


'뭐. 긴급출동 오신 분이 이 자리에서 타이어 바로 때워주실 테니 별일 아니야'

동행들에게 걱정 말라고 치킨 시키라고 하고  보험사에 연락해서 긴급출동 불렀다.

내 착각이었다

 아.. 오늘 하루 불운은 끝난 게 아니었나 보다..


타이어 옆에가 찢어져서 때우는 걸론 안되고 타이어를 바뀌 끼워야 한다더라..

아 이 날씨에 아직 연 곳이 있으려나.. (당시 10시쯤이었다.)

이러다 집 못 가겠는데.. 나랑 같이 온 사람들은 어쩌고. 


보험사 기사님이 연락해 보시더니 아직 연 곳 있다며 긴급출동 레커 뒤에 차를 연결하고 타이어 집으로 향하였다.


걱정할 동행들에게 연락하였다.

'호야 저 타이어 교체를 해야 해서 잠깐 다녀올게요'

호야 옆에선 엘라가 외치는 '치킨 남겨 놓을 테니 고치고 와'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타이어 교체를 하고 돌아와 넋이 나간 채로 식은 치킨을 섭취했고,

우린 2차로 또 다른 치킨 집으로 향하였다.


고된 하루였다. 참 짧은 하루에 많은 일이 있었다.

지금도 가끔 이 얘기가 나오곤 한다.


돌이켜보면 별 거 아닌 거에도 같이 웃을 수 있는 하나의 썰이 생겼다.


이제는 회사 동료를 떠나 주말에도 매일 만나는 사이가 된 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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