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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경 Jul 13. 2024

스몹하러 뭐 어딜 가요?

같은 부서 사람들과 첫 클라이밍을 했던 날, 생활 맥주에서 뒤풀이를 했었을 때일 거다.


“스포츠 몬스터 가실래요?”

“그게 뭔데요?”


운동을 다들 좋아하는 사람 들인 만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운동 관련 이야기 나오는데

이다음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무엇이 있을까를 얘기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주제였다.


활동이라곤 요가와 출근길 걷기밖에 하지 않는 나로서 스포츠 몬스터라는 것이 존재하는 줄도 몰랐다.


알고 보니 스타필드에 있는 다채로운 운동(?)을 할 수 있는 곳이었고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 금방 예약이 차는 곳이었다.


이렇게 재밌게 클라이밍을 하고 뒤풀이를 하는 사람들과 또다시 운동을 하러 떠난다고?


너무 좋아!

당장 진행시켜!


“좋아요!”


첫 클라이밍 멤버들 그대로 우리는 그렇게 스포츠 몬스터라는 것을 하기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스포츠 몬스터 날짜를 잡아보자고 하던 도중 내가 다니는 요가 원데이를 하러 가기도 했고,

요가 원데이 뒤풀이 치킨집에서 닭다리를 뜯다가 스포츠 몬스터 날짜 이야기도 다시 나오게 되었다.


“아니 스포츠 몬스터 이거 예약 마감되었는데? 우리 못 가는 거 아냐?”

“어? 그럼 제가 가 봤던 곳 가실래요? “


클라이밍, 요가 원데이 멤버였던 민진이 그때 스포츠 몬스터와 비슷한 곳이 있다며 장소 하나를 추천했다.

바로 바운스 슈퍼파크.


“오, 재밌어 보이는데요? 이거 어디에 있어요? “

“수원 영통이요”


여러분 놀러 오세요 라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민진을 우리는 벙진째 바라보아야만 했다.

그녀는 수원 영통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사는 친구였고,

나머지 사람들은 서울 시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이 처음 들어보는 운동장을 가보자고 수원 영통까지 가야 한다고?


갑작스러운 경기도 일정에 모두가 주춤하다 말고 일제히 한 곳을 바라보았다.


치킨 집 가장자리에 앉아있던 한 사람

찬 (a.k.a. Jason)

그가 함께 간다면 문제가 없지.

유일한 차량 소유자였으니까 말이다.


“아 그럼 제이슨이 운전해 주면 되겠네. 갑시다!”


운전자의 의견은 아마 자세히 듣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차피 찬은 그냥 하자면 하자는 대로 따라오는 사람이니까.





눈이 펑펑 오던 토요일

어김없이 나는 요가원에서 아침 수련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날 폭설 주의보가 내려졌고, 오전 요가원 창 밖은 이미 눈보라가 일고 있었다.

눈이 예쁘게 소복소복 내리는 것도 아니고 정말 펑펑 내리고 있는 수준이었기에

나는 잽싸게 눈 내리는 영상과 사진을 찍어 우리의 대화방에 올렸다.


‘눈 겁나 오는데 …ㅠㅠ운전 가능해요?’

라고 쓰고 아 제발 취소하자고 해라 얘들아 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부지런한 회사 사람들은 이미 요가원 1층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차 주인 찬 역시 눈보라를 뚫고 달려오고 있었다. (별점 5점)


이 약속 참 잘 지키는 사람들 같으니라고.


그렇게 폭설 주의보고 뭐고 우리는 서울에서 수원을 하얀색 세상을 맞이하며 달려가

운동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춥고 눈이 노는 밖과는 달리 실내의 온도는 알맞았고 예상외로 사람들이 많았다.


이 수원 영통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슈퍼파크를 하기 위해 오다니!

나만 정말 이 액티비티 장소를 모르고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파크에는 다양한 액티비티 섹션이 나뉘어있었다.

예상외로 규모도 꽤 커서 스타필드의 스포츠 몬스터보다 오히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이를 하는 우리


가기 전엔 분명히 춥고 힘들고 아우 귀찮아 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막상 많은 사람들이 기구를 기다리고 이 멤버들도 약간은 신난 상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보자 하니

나 역시 처음의 기분과는 달리 재미를 붙여가며 모든 섹션들을 돌아볼 기세였다.


는 자연스레 추후 체력의 한계에 도달아 당연히 피로가 몰려오긴 했지만 말이다.


내가 지금 서울에 있는 것인지, 수원에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우리는 열심히 놀았고

경기도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바로 찬의 타이어가 터졌을 때였다.


어떠한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만 그날도 역시나 뒤풀이로 치킨집을 향하다 찬의 타이어가 터지고 말았다.

다행히 치킨집에 도착해서 알게 되어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우리는 수원 사거리의 길 잃은 방랑자가 되었을 게 분명했다.


아 지금 저 기사님의 차가 문제가 있다면 우리는 집에 돌아갈 때 어떻게 가야 하며,

이곳은 서울이 아니기에 간단하게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닌 경기버스를 타고 돌아가야 하는데

복잡한 상황이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지만 지금 가장 당황할 사람은 차주인 찬이었기에


“어떡해… 치킨 남겨 놓을 테니까 일단 고치고 와!”

라는 말로 그렇게 불안감을 숨긴 채 찬을 기다리는 넷이었다.


다행히 우리가 치킨을 다 먹어갈 때 즈음 찬은 나타났고, 그의 타이어도 새 거의 빛이 나는 타이어가 되었다.


도대체 어느 누가 회사 사람들과 수원 영통을 눈보라를 헤치며 가고, 그 와중에 타이어가 펑크가 나든 말든

치킨을 먹느냔 말이다.

왜냐면 그 와중에 1차 치킨집이 모자라 우리는 2차까지 갔으며, 이 역시 또! 치킨을 파는 곳이었다. (생활맥주를 또 간 우리였다. 이쯤 되면 또간집)


이날의 에피소드는 훗날 우리가 추억 팔이를 할 때에 나올 만한 에피소드인 것은 분명할 것이다.

이렇게 바깥에서 만나며 추억을 쌓는다는 의미는 그만큼 우리들의 케미가 잘 맞는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클라이밍, 요가 원데이, 슈퍼파크 수원 영통을 시작으로 우리는 더욱 가까워져 이후 매일 만나게 되어버리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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