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Carpe Diem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라.
학창 시절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위 문장은 어렸던 나에게 혼란을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장 자체만 보면 미래 생각 따윈 하지 말고 지금 당장의 쾌락만 즐기라는 말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최선을 다해 공부하라 할 땐 언제고,
오늘을 마지막처럼 살라니.
그러면 다 때려치우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라는 뜻인가?
—식으로 지나가듯 생각하곤 했다.
그리고 대학생 시절, 이 문장이 문득 떠올랐다.
그땐 위 문장이 이렇게 보였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아라."
만약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까짓것 못할 게 뭐가 있겠는가.
이렇게 내 생각이 변하면서 그저 지나가는 흔한 문장 중 하나였을 뿐인 것이
무언가를 시도할 용기를 주는 것으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지금의 나에겐, 또 다른 의미로 보인다.
사람이라면 언젠가 생물학적 죽음을 겪는다.
당장엔 영원할 것만 같은 인생도 언젠가 끝이 난다.
죽음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덧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편으론, 다시는 주어지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기도 하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오늘을 마지막인 것처럼 살라는 말이 또 다르게 보인다.
"Memento Mori, Carpe Diem"
죽음을 기억하고, 지금을 즐겨라.
하지만 즐기라는 말은 쾌락만을 추구하라는 말과는 당연히 다르다.
전 글에서 말했던 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와도 이어진다.
찰나에 불과한 인생.
한편으론 길기도 한, 형벌 같기도 한 이 삶.
나의 운명이 그러하다면, 그럼에도 즐겨보겠다.
언젠가는...
사실 맨 처음의 저 문장은, 정말 많이 들어봤지만 사실 누가 한 말인지도 모른다.
그저 그렇게 지나가는 문장일 뿐이다.
그럼에도 나의 기억 속에 남아, 계속해서 다르게 읽히니 매우 흥미롭다.
이렇게 보면 명언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나중에는 이 문장이 또 어떻게 보일지, 기대해 보며 글을 마친다.